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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어디에서 올까요? ㅣ 시공주니어 어린이 교양서 11
로비 H. 해리스 지음, 마이클 엠벌리 그림, 윤소영 엮음 / 시공주니어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오늘은 우리 큰 아들 생일입니다.
벌써 10살이 되어 엄마한테 반항도 하고, 엄마가 없이도 몇 시간은 보낼 줄도 아는 아이로 자랐네요.
그런 녀석이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생일선물과 제가 어디로 나왔느냐는 질문입니다.
더 어렸을 때는 어떻게 태어났냐고 묻더니 이젠 어디로 나왔냐고 좀 더 구체적으로 묻네요.
전에는 대충 애기 나오는 구멍이라고 대답했지만 지금은 그 구멍이 어디 있냐고 묻는 아들에게 많이 컸다는 생각과 정말 제대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관련 서적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성관련 서적이라는 게 너무 구체적이고 적나라한 자료와 내용에 함께 읽기에 불편한 책 아니면 두루뭉술하게 내용을 다루어 아이의 궁금증만 더 일으키게 하는 책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러던 차에 정말 맞춤 맞은 책 한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정확한 정보와 삽화도 마음에 들었지만 단순히 난자와 정자가 만나 아기가 태어나는 이야기가 아닌 가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아이와 함께 읽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답니다.
유치원만 다녀도 엄마의 난자와 아빠의 정자가 만나 만들어진 아기는 엄마 뱃속에 9달을 살다 태어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다른 성관련 서적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역시 아이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자라고 태어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차이와 어떻게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지는 지도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과정을 설명한 부분에서는 구체적이지만 전혀 아이와 함께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아 아주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가장 차별적인 것은 그저 단순한 성에 관한 지식전달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성폭력을 아이들이 눈높이에 맞게 ‘좋은’ 느낌과 ‘싫은’ 느낌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거기다 특별하거나 다르다고 생각했던 입양도 출생만큼 소중하게 다루고 있어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동성애를 비정상이거나 옳지 않은 것이 아닌 우리가 이성을 사랑하듯 단지 동성을 사랑하는 거라는 표현을 써 한쪽으로 치우쳐진 내용이 아니라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HIV와 에이즈를 다루는 내용에서도 에이즈가 위험하기는 해도 질병일 뿐이라고 강조하는 부분은 아이에게 편견 없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법을 알려 줄 수 있어 좋습니다.
마지막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탄생을 축하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다른 나라의 풍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왠지 말하기 껄끄럽고 쑥스럽던 내용을 아주 즐겁게 알려 줄 수 있었습니다.
아들이 커가면서 점점 더 궁금한 게 늘어갈 거고 또 엄마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그 궁금증을 풀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궁금증이 풀린 아들은 행복한 얼굴로 제가 나온 문이 질이라는 아이가 태어날 때 크게 열리는 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정도면 아들의 궁금증도 풀린 것 같아 제 기분까지 홀가분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