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 지적 망국론 + 현대 교양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정환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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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크게 반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격변기를 맞이하는 지금 스스로를 각성시키기에 더없이 적절했던 책, 다치바나 다케시의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2002년에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으로 20년가까이 지났지만 그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저자는 각 분야에 대한 기초지식 없는, 실용 공부에만 열을 올리는 학생들을 꾸짖으며 교양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온라인 수업이 대학가를 지배하는 지금 이 시대에 대학의 서열화가 얼마나 존속될지 모르겠다. 이는 역설적으로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온라인 자료와 수업들만으로도 마음만 먹는다면 어느 수준까지는 스스로를 교육시키는 일이 가능해지지 않았나. 비단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사회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융합 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니까 저자에 따르면 문과라고해서 열역학 법칙을 모른다거나 이과라고해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모른다면 문제가 있다는 뜻. 게다가 오늘날 인공지능, AI, 생명공학, 문학, 철학, 인문학 기초지식은 기본이다. 요즘 베스트셀러를 석권하고 있는 경제,경영에 대한 공부도 필수다. 당연히 위 분야들을 공부하며 얻어야 할 것은 암기형 지식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너무 오래 스스로를 방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정신차리고 공부를 위한 독서 리스트부터 정리했다. 내 공부는 내가 해야지. 바쁜 현대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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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브랜드 내일의 브랜딩 - 브랜드 커뮤니티 Be my B가 제안하는 새로운 시대의 브랜딩 폴인이 만든 책
우승우.차상우 엮음 / 폴인이만든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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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다른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가는 과정이 브랜딩.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브랜드 커뮤니티 BE MY B가 10개의 브랜드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최인아 책방, 프레임 몬타나, 성수연방, 태극당, 여행에미치다, 매거진B……. 이들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또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그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브랜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 유익했던 책. 특히 최인아 대표가 책방을 열기까지의 이야기와(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차리는게 중요하다) 모카골드의 프로젝트 이야기(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가 기억에 남는다.



브랜딩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진정성이다. 순간을 반짝 하고 사라지는 브랜드와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를 가르는 지점. 초심을 잃지 않는 것,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것.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기본 중 기본임은 분명해보인다. 이는 개인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결국 브랜드는 유기체다.



(BE MY B가 만난 더 많은 브랜드들의 이야기는 중앙일보가 론칭한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에서 읽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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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당신을 위하여 - 철학 범우문고 15
루이제 린저 지음, 곽복록 옮김 / 범우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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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군가의 인스타그램에 이 책의 한 페이지가 올라와있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페이지 사진 한 장만 달랑. 계정주에게 댓글을 달거나 메시지를 보내서 무슨 책인지 물어볼 수도 있었겠지만 어쩐지 실례인 것처럼 느껴져 검색 끝에 찾아냈다. 루이제 린저의 <고독한 당신을 위하여>. 아니 이 제목은 나를 위한 것인가. 게다가 <생의 한가운데>의 루이제 린저? 일단 사자.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문고본은 독일의 작가 루이제 린저가 인생의 문제들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쓴 글들이다. 인품, 돈, 침묵, 사랑, 순결, 죽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적혀 있다. 사실 저자의 생각 중에는 동의할 만한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다소 종교적인 면도 있고. 다만 저자의 인간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시선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인생의 복잡함과 타인에게 충고를 한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손을 내밀고자 하는 마음 말이다.



요즘 나는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의도하지 않아도 덧씌워지는 페르소나와 그 이면의 진짜 나 자신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내가 나의 결함과 나약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였는지 책 속의 ‘스스로를 기만하지 말고(45p)‘, ‘완전히 헌신하며 자유로워짐으로서 자기 자신을 이기는(138p)‘것이 결국 자신을 완전히 얻는 길이라는 저자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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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 매일의 기분을 취사선택하는 마음 청소법
문보영 지음 / 웨일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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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버리고 버려도 가지고 있는 물건의 총합은 절대 줄지 않는 것 같다. 무엇인가를 버리면 꼭 무엇인가가 나타나 빈 자리를 대신한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버릴 때 불안도 같이 치워버리고 그 빈 자리는 행복으로 채우면 어떨까?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는 문보영 시인의 ‘버리면서 불안 다이어트하기‘의 기록이다. 저자는 그 날 버린 물건이 무엇인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그 물건을 버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쓴다. 또한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쓰레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살아있는 나 자신 그리고 삶에 대한 관찰(9p)‘이기도 하다.



재미있게 읽었던 글은 ‘인싸와 아싸‘. 취향이 개인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시대. 대체 인싸란 무엇이고 아싸란 무엇인가? 저자는 ‘안쪽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불안은 내가 오롯이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방해‘하므로 ‘차라리 아뿔싸에 가까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다(118p)‘고 말한다. 그래 이거다. 나는 종종 ‘나다움‘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인증으로 ‘인싸‘가 되기를 종용하는 이 사회가 피곤하게 느껴진다. 하나만 잘 하기도 어려운데 말이다. 그러니 저자의 말대로 어딘가에 속해야한다는 강박을 집어던지고 아뿔싸 인간이 되는 편이 여러모로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더 집중할 수 있을 테니.



삶에 대한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계속 희망을 생각하다보면 결국 희망에 의존하는 희망의존인간이 되고 만다. 희망의존인간이 되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 싶지만 문제는 ‘우리의 인생에서 희망이 하차할 때도 있다(34p)‘는 것. 저자는 ‘희망 꼴통으로 살아가는 법(35p)‘에 대해 이야기한다. ‘희망 아닌 것을 희망이라 부를 때 희망을 발견할 수 있‘지 않냐며. 그러게. 있다가도 없는게 희망이니까. (행복과 마찬가지로..) 희망이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희망 부가 서비스 요청‘없는 저자의 글을 다양한 지면에서 더 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거의 반 년만에 새로 만나는 저자의 단행본. 열일 너무 좋고요.. 일기 딜리버리로 이미 받아본 글들도 단행본이 나왔으니 다시 쭉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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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름 -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아무튼 시리즈 30
김신회 지음 / 제철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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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호오가 분명한 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무엇이냐는 물음 앞에서는 자주 망설이게 된다. 여름에는 겨울이 좋고, 겨울에는 여름이 좋고, 있는 줄도 모르게 스쳐지나가버리는 봄과 가을은 항상 그립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금 내가 통과하고 있는 계절인 여름에 조금 더 마음을 줘 볼까 싶다.



<아무튼, 여름>에서는 여름의 감각이 담긴 스물 두 편의 글을 만나볼 수 있다. 책 계약을 마치고 백화점에서 당당히 샤인머스캣을 사 온 이야기,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편의점 수입 맥주 만 원에 네 캔, 한고은 레몬 소주 레시피까지. 이른 아침 지하철에서 읽었는데 당장 내려서 맥주를 혹은 레몬즙과 소주를 사들고 강변으로 달려나가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여름? 뭐 그냥 그렇지.’ 하는 나 같은 독자도 편의점으로 달리고 싶게 만드는 생생한 글이었다.



지금 이 계절, 여름을 조금 더 사랑하고 싶다면 여름 애호가의 <아무튼, 여름>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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