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말들 - 사소한 것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 문장 시리즈
엄지혜 지음 / 유유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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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는 이야기를 간간히 들어왔던 터라 언제든 읽겠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집어들게 되었다. 엄지혜 작가의 <태도의 말들>. 페이지의 한 쪽에는 ‘말들‘이 다른 한 쪽에는 저자의 글이 실려있다. 구성의 간결함 덕분인지 한 번 손에 잡자 속도감있게 읽혔다. 문장에 담긴 깊이에 비해 너무 빨리 읽고 있나 싶기도 했으나 내가 책을 이렇게 읽는 걸 어쩌겠나 싶어 계속 읽었다.



과연 좋았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쌓기 및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어서인지 그 경험에서 나오는 말들이 깊게 다가왔다. 태도를 가진다는 것.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나 문득 돌아보기도 했다. 그럴듯한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 더 많은 경험치를 쌓아야 할 모양이다.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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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 중요한 것들에 대한 사색
어슐러 K. 르 귄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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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비밀인데 나는 아직 어슐러 K. 르 귄의 작품을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다. 물론 읽어본 척은 많이 했다. 그녀의 글을 에세이로 먼저 만나게 되었다. 그녀가 2010년부터 5년간 블로그를 통해 올린 글들이 총 일곱 챕터로 구성되어 나왔다. 표지에서부터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는 반려묘 파드의 이야기가 중간 챕터로 사이사이에 들어가있는 구성이 제법 귀엽다.



문장마다 이것저것 눈치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논리정연하게 하는 용기가 느껴진다. 통쾌하고 재미있다. 어쩐지 수줍은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다가도 어떤 문장에서는 소설가의 매서운 눈빛이 번뜩이는 것 같았다. 이게 작가들의 에세이를 읽는 묘미겠지. 소소하고 솔직한 매력이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노년과 페미니즘에 대한 글이었다. 마음에 와닿지 아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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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 - 설국에서 만난 극한의 허무 클래식 클라우드 10
허연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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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꺼내든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허연 시인의 만남. 딱히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궁금했다기보다는 이 시리즈에 대한 믿음으로 집어들었다. 사실 일전에 자자한 명성에 한껏 기대하고 <설국>을 집어들었다가 실망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허연 시인의 문장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문득 <설국>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의 소설이 아니라 이미지의 소설‘이라면 전에 내가 읽었던 방법이 잘못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책을 읽는데에도 타이밍이라는게 중요한 것 같고. 이 책의 절반 정도가 <설국>에 대한 이야기로 할애되어있는데 그 부분을 지나는 내내 <설국>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갈증에 시달렸다.



죽음과 허무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꼿꼿함과 선연함 같은 단어가 떠오른다. 여전히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작품들이 조금은 궁금해진다. ‘마계‘를 그려냈다니.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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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와 헤어지는가 - 낭만적 사랑과 결혼이라는 환상에 대하여
켈리 마리아 코르더키 지음, 손영인 옮김 / 오아시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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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나치게 감정적인 스스로에게 객관을 부여하고자 고른 책인데 나의 예상과는 조금 다른 책이었다. 하지만 뜻깊었던! <왜 나는 너와 헤어지는가>는 낭만적 사랑과 결혼, 성적 자기 결정권 등에 대한 이야기를 여성 인권의 역사와 함께 짚어나가는 책이다.



오늘날의 자유연애와 결혼이 겨우 18세기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들어도 들어도 충격적이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여성은 관계를 시작하고 끝낼 때 얼마만큼 자유로운가 생각하면 끝없이 아득해진다. 물론 시대가 변화하면서 결혼은 선택이 되었지만 가부장적인 분위기와 결혼에 대한 압박은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혹은 충분히 행복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자유가 주어져야 하는가?)



관계도 사랑도 결혼도 다 어렵다. 역시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삶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는 지금은 그 무엇도 정답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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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과 닭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소설집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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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브라질 문학의 거장.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이 처음 번역되었다. 강렬한 표지 덕분인지 서가에서 흘끗 본 이후 줄곧 생각이 났다. 몇 페이지를 들춰보았을 때 읽다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으나 어쨌든 책이 잘 읽히지 않는 시기이기도 해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혹자는 난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난해함이 새로움으로 다가왔고 지나치게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쓰지 않으며 그냥 읽었다. 그랬더니 꽤 재미있던걸. 기묘하고 잡생각이 많고 어딘가 뒤틀린 것도 같은 주인공들과 그들의 내면을 듣는 것이 꽤 쏠쏠했다. 무엇보다 어떤 문학작품에서도 읽어보지 못했던 표현들이 나를 신나게 만들었다. ‘오, 이런 표현은 제법 괜찮은데?‘와 같은 생각을 하며 책 귀퉁이에 메모를 휘갈겼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읽고싶다. 어느 시기에 이르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만을 읽고 있었다는 배수아 역자의 말처럼 나도 그런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매력있다. 남미의 버지니아 울프라거나 남미의 제임스 조이스라는 칭호 없이, 그냥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그 자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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