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걀과 닭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소설집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19년 6월
평점 :
20세기 브라질 문학의 거장.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이 처음 번역되었다. 강렬한 표지 덕분인지 서가에서 흘끗 본 이후 줄곧 생각이 났다. 몇 페이지를 들춰보았을 때 읽다 포기할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으나 어쨌든 책이 잘 읽히지 않는 시기이기도 해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구매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혹자는 난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난해함이 새로움으로 다가왔고 지나치게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쓰지 않으며 그냥 읽었다. 그랬더니 꽤 재미있던걸. 기묘하고 잡생각이 많고 어딘가 뒤틀린 것도 같은 주인공들과 그들의 내면을 듣는 것이 꽤 쏠쏠했다. 무엇보다 어떤 문학작품에서도 읽어보지 못했던 표현들이 나를 신나게 만들었다. ‘오, 이런 표현은 제법 괜찮은데?‘와 같은 생각을 하며 책 귀퉁이에 메모를 휘갈겼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읽고싶다. 어느 시기에 이르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작품만을 읽고 있었다는 배수아 역자의 말처럼 나도 그런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매력있다. 남미의 버지니아 울프라거나 남미의 제임스 조이스라는 칭호 없이, 그냥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그 자체로!
www.instagram.com/vivian_b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