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나비클럽 소설선
민지형 지음 / 나비클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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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은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이 아닌가. ‘내 여자친구가 메갈이 되었다’고 황당해하는 남자들에게, 페미니즘을 알게되고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우리 페미니스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주인공 승준은 헤어진 여자친구를 4년만에 광화문 집회에서 만난다. 그런데 그녀가 ‘메갈’이 되어 나타났다! 승준은 자신이 그녀를 바꿀 수 있으리라 자신하고,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면 100만원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이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특히 ‘메갈’ 여자친구를 바라보는 남자친구 승준의 시선에서 쓰여진 글인데 그 몰입도가 엄청나서 ‘와 작가님 어떻게 이렇게 쓰셨지’ 싶을 정도다. 왜냐하면 정말 그럴 것 같거든! 게다가 승준은 그냥 보편적인 한국 남성이다. 그런가하면 언뜻 느껴지는 그녀의 분열들. 이 상황을 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러나, 소설 속 그녀가 선택했듯이, 여성들은 더 나아가야 한다. 멈춰서는 안된다.



이 책이 90년대생의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평하는 후기를 읽었는데 어느정도 공감한다. ‘페미니스트가 아닌 남자와의 연애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내 머릿속을 맴돈다.



여러분은 어떤 것 같은가. 이 소설 속 그녀가 정말 ‘미친 페미니스트’ 같은가? 답을 잘 모르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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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잔혹한 어머니의 날 1~2 - 전2권 타우누스 시리즈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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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빠지게 기다렸던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신작! <잔혹한 어머니의 날>을 드디어 만나보았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넬레 노이하우스는 독일의 추리소설가로, 타우누스 시리즈에서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피아와 보덴슈타인 형사의 콤비를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고령의 노인 테오가 홀로 죽어있는 저택. 견사 밑바닥에서 여성의 시체 세 구가 발견된다. 이들은 5월 어머니의 날 즈음에 랩으로 둘둘 말려 익사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저택은 테오와 아내 리타가 한때 부모가 없거나 버려진 아이들을 위탁해 키웠던 곳. 테오가 범인일까? 아니면 이 곳을 거쳐간 아이들 중에 범인이 있을까?



순식간에 읽힌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작가가 보육과 위탁가정 시스템에 대한 사회문제를 제기하면서도 범죄를 범죄로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회 및 가정에서의 여러 문제가 범죄를 설명할 수는 있어도 정당화 할 수는 없다는 올곧은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 소설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통찰도 기억에 남는다. 오히려 생활 속에서도 (이를테면 외과의사, 금융인 등) 사이코패스를 찾아볼 수 있는 점이라든가.



또한, 시리즈의 주인공인 피아의 주변 인물들이 사건에 얽혀들어가는데, 이로 인해 피아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다. 시리즈가 이어지며 전편들과 이어지는 사소한 개인사를 찾는 것도 깨알같은 묘미. 그러나, 굳이 시리즈의 전편을 찾아읽지 않아도 이 책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 타우누스 시리즈를 처음 접하더라도 부담 없이 시작해 정신없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넬레 노이하누스의 팬이라면 말 할 것도 없겠지.



기대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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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 호크니, 프로이트, 베이컨 그리고 런던의 화가들
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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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마틴 게이퍼드는 저명한 미술 평론가이자 루시안 프로이트의 초상화에 대한 책 <내가, 그림이 되다>와 호크니와의 대화를 담은 책 <다시, 그림이다>을 집필했다. 위의 두 책을 읽어보려고 벼르고 있던 차에 신간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세계2차대전 이후 1970년대까지 약 25년동안 영국 런던 회화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나는 미술사를 잘 알지 못하지만, 책 속에서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프로이트, 베이컨, 호크니의 비중이 꽤 크기 때문에 다루고 있는 내용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처음 들어보는 미술가들과 그들의 작품, 추상과 구상 그리고 팝아트 사이에서 그들이 했던 고민들이 꽤 인상적이었다.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이 런던, 약 25년간의 회화 역사로 한정적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깊이있다. 특히 저자가 주요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생생한 그들의 생각을 적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었다. 이를테면 봄버그와 그의 제자들이 나오는 부분이 특히. 게다가 언급되는 회화 작품의 도록이 대부분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찾아보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프로이트와 호크니를 다룬 저자의 책도 찾아 읽어볼 계획이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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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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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를 직역하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초콜릿‘이라고.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라는 제목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난 직역한 쪽이 더 마음에 든다.



배경은 멕시코. 1월부터 12월까지 하나의 요리를 소개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막내딸은 죽을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불합리한 전통을 고수하는 집안의 막내딸 티타가 주인공으로, 그녀의 요리와 사랑이 이 소설의 주요 테마다. 일단 얇고, 재미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어나갈수록 해방되는 기분이 든다.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하는 티타의 모습 때문이겠지.



표지를 넘기면 ‘식탁과 침대로의 단 한 번의 초대‘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전자는 동의하겠는데 후자는 조금 더 에로틱했어도 좋았을 뻔.) 책에 소개된 열 두가지의 요리가 너무 궁금하다. 상상도 못한 맛일 것 같아.



사실 나는 아무리 티타 인생 일대의 사랑이라지만 페드로가 너무너무 싫다. 오히려 티타와 페드로의 이야기보다는 헤르트루디스의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든다. 또, 티타를 돌봐주는 존의 마음과 언행도 참 따뜻했다. 성숙한 어른이란 아마 존을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들의 이야기가 대체 무엇인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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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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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의 <산 자들>. 일단 작가가 직접 골랐다는 표지가 너무나 인상적이다. 민중기 작가의 ‘Shanghai‘. 이 그림과 주황색 직사각형,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린다. 무광 종이의 질감도 그렇고. 만질수록 닳아가는 책등이 왠지 이 소설같다.



10개의 연작이 실린 르포 소설.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이다. 소설 속 이야기 모두 내가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가 겪는 일들이다. (작가는 <음악의 가격>에서 자기 자신마저 끌어들인다.) 이 사회에서 갑이 아닌 을, 병, 정 혹은 다른 그 무엇에 속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만큼은 갑이 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이 사회에서 그것이 가능한가? 글쎄. 현 사회에서는 존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생존이다.



가장 잔상이 많이 남은 작품은 <현수동 빵집 삼국지>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은 50여년 경력의 제빵사라며 말하는 노인의 모습 말이다. 기업이 우위에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인의 진실됨이, 경력이, 제빵 솜씨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전락해버리는 것 같아 속이 쓰렸다. 아무렴 속쓰린 작품이 이것 뿐이었으랴. 한 편 한 편이 비수같았다.



미쳐가는 세상. 정말 방법이 없는가? 있을텐데. 있어야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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