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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평점 :
장강명의 <산 자들>. 일단 작가가 직접 골랐다는 표지가 너무나 인상적이다. 민중기 작가의 ‘Shanghai‘. 이 그림과 주황색 직사각형,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린다. 무광 종이의 질감도 그렇고. 만질수록 닳아가는 책등이 왠지 이 소설같다.
10개의 연작이 실린 르포 소설.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이다. 소설 속 이야기 모두 내가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가 겪는 일들이다. (작가는 <음악의 가격>에서 자기 자신마저 끌어들인다.) 이 사회에서 갑이 아닌 을, 병, 정 혹은 다른 그 무엇에 속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만큼은 갑이 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이 사회에서 그것이 가능한가? 글쎄. 현 사회에서는 존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생존이다.
가장 잔상이 많이 남은 작품은 <현수동 빵집 삼국지>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은 50여년 경력의 제빵사라며 말하는 노인의 모습 말이다. 기업이 우위에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인의 진실됨이, 경력이, 제빵 솜씨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전락해버리는 것 같아 속이 쓰렸다. 아무렴 속쓰린 작품이 이것 뿐이었으랴. 한 편 한 편이 비수같았다.
미쳐가는 세상. 정말 방법이 없는가? 있을텐데. 있어야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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