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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8만 시간 - 은퇴 후 40년을 결정하는 행복의 조건
김병숙 지음 / 조선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대부분 사람들은 2박 3일 여행을 가면서도 계획을 세운다. 섬세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는 사람들조차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느 방향으로 무엇을 타고 갈지, 누구와 동행할 것인지 정도는 미리 염두에 두지 않는가. 하지만 평생교육 현장에서 내가 만나본 성인들의 경우 자기 인생 여정에 대한 선명한 대한 설계도를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5년이나 10년 정도는 대충 윤곽을 그리고 있는 사람이 더러 있으나 90세 이르게 된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 은퇴 후의 삶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선명하지 않다는 말이다. 인생에 설계도가 없다는 것은 마치 아무런 계획없이 장기간의 여행을 출발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혼란스럽고 무엇인가 하나를 결정하기 위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며, 뒤돌아보면서 후회하기 십상이다.
이 책의 주제는 은퇴 후 8만시간의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지, 행복한 삶을 설계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루고, 은퇴 후에 삶의 만족도가 높은 사례담을 들려준다. 과거에 비교적 삶의 패턴이 단순하고 사회적 변동이 적었을 때는 은퇴 후 삶이 대개 비슷비슷하여 설계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우선 수명이 100세까지 길어져서 은퇴후에 엄청난 시간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또 지금 시기에 은퇴하는 베이비 부머 세대들은 위로는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자식들 교육에 전심전력하느라 정작 노후에 자신의 경제적인 형편이 그다지 넉넉하지 않다. 다시말해서 일하지 않아도 충족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은퇴후 삶의 설계는 무척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직업상담자로서 오랜 경험과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은퇴후 8만 시간을 행복하게 설계하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을 제공한다. 책을 읽어보면서 이 책은 은퇴한 사람들이 읽어야 할 것이 아니라 중년기, 아니 그 이전에 읽고 차분히 적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를 한 후 몇 달간은 홀가분하지만 이미 은퇴한 사람들이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모습을 보면서 조급한 마음이 들고 이때 미리 섬세한 계획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고 한다. 따라서 설계는 미리해서 시간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이 책은 반드시 은퇴한 사람들만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 우리 삶은 고비마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1차는 중 3때, 2 차는 고3, 3차는 대학 졸업학년 때, 4차는 첫 직장을 잡아서 3년 차에, 5차는 40대에, 6차는 60대에, 그리고 7차는 80가 전환기라고 본다.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청소년기에 한 번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주기를 두고 그런 시기가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런 전환기를 회피하지 않고 적적하게 대처한 사람의 삶의 만족도가 높을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떤 일을 자신의 선택이 아닌 억지로 하는 것처럼 괴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면 고달파도 그 가운데서 행복이 있는 법이다. 은퇴 후 행복한 삶이 저절로 찾아오기를 기대하지 말고 설계하고 공사해보자.
사람을 세우는 사람 이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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