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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위의 정체 모를 사진은 바로 다이아몬드 원석이라고 합니다. 다이아몬드는 라틴어 아다마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아다마스는 정복할 수 없는, 이라는 뜻으로 그 당시 어떤 열로도 이 다이아몬드를 녹이거나 태울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돌일지도 모릅니다. 아시다시피 이제 일주일 남은 4월의 탄생석이고요.
여러가지 구기종목이 있지만 이 다이아몬드, 하면 연상되는 건 이 4월, 한창 열기가 뜨겁게 올라가고 있는 바로 야구랍니다.
야구의 그라운드는 그 모양이 다이아몬드와 참으로 흡사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잠시 작가의 말을 빌자면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그 근성, 끈기를 인정받은 사람들의 학교가 있습니다.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학교, 바로 서울대학교 입니다.
인생이 야구와 같다면, 서울대학교를 졸업한다는 것은 어쩌면 삐끗, 하고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남들보다 좀 더 좋은 길을
선택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다이아몬드와 같이 반짝이는 그런 길을요 그런데, 오늘의 책에서는 그 반짝이는
길을 가는 서울대생들이 아니라, 온 몸에 땀을 흘려가면서, 열심히 반짝이는 청춘들, 바로 그 청춘들을 만나실 수가 있답니다.
야구를 하면서 그들은 정말 단 한순간도 "즐기기 위해"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이기기 위해서" 오늘도 뛰고 있다고요
머리좋은 그들이, 머리좋은 자가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또한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라는 말을
뒤집고 있더군요. 즐기기 위한 취미, 그런것이 아니라 그 단 1번의 승리, 그 쾌감을 맛보기 위해서 우린 오늘도 노력한다,고요.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쉴 새없이 뛰는 이 야구를 그들은 필사적으로 합니다. "이기기 위해" 서, 라고 또 "이길겁니다" 라고.
그 반짝이는 청춘들 그리고 그들이 가진 프리미엄 "서울대학교"라는 그것보다 더더욱 반짝이는 땀과 어느새 나도 같이 그들과
뛰고 있는 그 다이아몬드의 그라운드로, 그리고 다이아몬드 브리짓라 불리는 곳으로 그들이 모이는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그 속으로 말입니다.
네이버 포토갤러리 (싸이공(77engineoil)님의 작품.
이재익작가의 신작,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은 상당히 재미있다. 야구를 소재로 한 탓에 1회초로 시작되는 단락단락들도.
그리고 무엇보다 <압구정 소년들> 에서도 실망은 했지만 가독성은 좋다. 잡기 시작해서 얼마되지 않는 시간에 금방 읽어버린
느낌이다. 그리고 영리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자신의 것들에서 버림없이 응용을 하는 느낌이기도 했다.
시작은 화자인 나, 김지웅의 그가 말하는 "실패" 즉, 홈런을 맞은 에이스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 대학교때 - 던지고 싶은 공
을 던지는 투수- 라는 말을 했던 감독님이 생각났던 것이다. 실은,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는 그 야구가 모든 것의 출발점이고
또한 이 길 밖에 없다,는 건 가장 뜨거웠던 그 순간순간이 그리웠던 것이다. 그리고 세상적으로 "성공한 듯한" 친구들을 만난다
지웅의 현재와 과거로의 오가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재미있다. 흥미롭게 그려졌다. 그리고 지금은, 나 살기 위해서 시작한
바로, 그 일 시나리오 작업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왜 하필 그때의 일일까? 그건, 그가 지금 위기의 상황속의 에이스인 것이다
바로, 그 두 손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듯, 그 두손으로 볼을 던졌던 그 때의 뜨거운 손을, 볼을 기억해낸 것이다. 바로, 투심.
그리고 그 때의 멤버들을 찾은 것은 굳이 정태성 때문도 있지만 그들과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픈 것이기도 하다. 누가 그랬던가
실패자는 추억을 회상한다고. 그러나, 여기에서 나오는 그들의 그라운드는, 다이아몬드같은 것이기도 하다.
몇명 안되는 멤버들. 지면서도 항상 "이길 수 있다" 라고 말하는 그 멤버들의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지금, 그는.
- 그래서 그렇게 찾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에 몰렸을 때 생각는 친구들, 인 것이다.
사실 그가 카투사를 포기하고 야구부에 남았더라면..? 그런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감독의 말대로인 셈이였다. 그다운 선택.
그런 현실적인 것들이 꽤나 괜찮게 나타난 것 같았다. 정태성이 꿈을 좇는 사람이라면, 지웅은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되려 괜찮았다. 지웅이 꿈을 좇았다면.. 글쎄..?
이 소설은 게다가, 한국 프로야구사를 소설 가운데 잘 녹여놨다. 아무리 양념이 좋아도 제대로 버무리지 않는다면 실패일 뿐이다. 그러나 좋은 양념을 아주 적재적소에 그는 한국 프로야구사의 기록들을, 알려진 사실들, 그리고 비하인드까진 아니라도
그 뒤의 이야기들도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서 잘 녹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 혹은 기록들은 서울대생이였던 그가 야구를 할 때
보다 더 찡한 그 무언가를 주고 있었다. - 아, 이랬구나, 그랬구나, 하면서 말이다.
특히 박철순 선수의 이야기는 유명한데도 다시 읽으니 참 새로운 느낌이었다. 프로야구가 시작된 그 때의 전설,들 그것들이
고스란히는 아니라도 아주 잘 녹아 있었다. 소설과 더불어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바로 "꿈, 그리고 열정" 이다.
- 사실 참 흔한말이지 않는가? 꿈과 열정이 있다면 그건 패배가 아니다, 라는 것은. 그런데 읽다보면 그 흔한 것들에 끄덕여진다
.
1승1무256패의 전적인 서울대 야구부. 아직도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이다. 그 흔한 열정과 꿈. 물론, 이 소설의 전부가 좋았다,
는 아니다. 일단 왜 여자들은 전부 음대, 미대일까? 그냥 미술과 음악을 하면서 심심풀이로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서..와
누군가는 또 다른 목적-_-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별로였다. 아니 그래 그것까진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왜 둘다 매니저만
하는 걸까? 여자가 야구선수로 뛰면 안된다고 룰에 나와있는지?, 어차피 이 소설이 그리 현실적이 아닌, "꿈, 열정"을 이야기
하면서 여자들은 왠지 배재된 느낌이었다. 게다가 엔딩, 은 너무나 드라마틱했다.-
그들이 서울대생으로 이른바 "출세"를 해서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있었다. 허민 사장의 사직구장에서 2군의 경기를 홍보한다는 것이라든가 혹은 재민은 방송국 피디로 아이유를 초빙한다든가, 민이는 그의 아이들을 데려온다든가 등의 그들의 두번째 캡틴, 오 마이 캡틴을 위해서- 첫번째 캡틴은 책에서 찾아보시길 ^^;- 한 행동들이 너무나 드라마틱하다. 그 엔딩이.
2군 선수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 그것은 바로 관중. 그 환호속,에서의 정태성은 또 이제 한남자일 뿐으로 프로포즈도 사실 너무나 뻔하지 않았던가^^; 싶은 장면들.. 그러나, 그의 헛스윙이 홈런으로 보였다는 지웅의 말은 찡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너무나 드라마틱한, 엔딩이긴 하다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저 다이아몬드 브릿지, 저건 스포다.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엄밀한 스포, 그 자체다.
그럼에도 그 드라마틱한 엔딩조차 어쩌면 에이, 하고 끝이 뭐 이래? 하고 할 수 있었던 그 순간들도, 용서가 됐다.
- 왜냐면, 야구도 그러니까. 9회말 투아웃 투쓰리 풀카운트에서 볼 하나로 어찌 될 지 모르는 그 상황속에서, 이다
그리고 잠시, 책에서라도 그 드라마를 꿈꿔 보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 라고 넘어갈 수 있었다. 현실이라면..?삭막할 것 같다.
그리고, 또 우리 인생이 조금 드라마틱할 수 있지, 뭐 하고 넘어가게 된 것은 왜일까 싶기도 하지만, 행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은 연장전으로 끝나지만 나는
이 책의 연장전보다
1회초로 다시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홈런을 맞더라도,
다시 또 타자를 믿는 에이스.
그리고
홈런을 맞았더라도
그 에이스를 믿어주는 포수
그들만의 밧데리.
그리하여, 다시 1회초가 돌아와 맞은 홈런이라 할지라도.
.
- 오늘도 그들은 자신들의 손을 한번씩 볼 것이다. 볼을 잡았던 손을, 글러브를 끼었던 그 손을, 그리고..그때의 뜨거움을.
그리고, 이제 손에서 글러브를 놓는 일이 생긴다 할 지라도, 그 꿈과 열정에 은퇴란 없는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투덜거려본다. 여자는 매니저만 해야하나요? 매니저의 역은 엄청 중요합니다.
- 그럼 남자가 좀 하시지요..라고 돌려주고 싶기도 했다. 음대미대를 다니는 여대생들. 사랑때문에 야구부에 온 여대생.
또 사랑 때문에 울던 여자 그리고 또 흔한 사연을 가진 여자.. 왜 여자의 존재를 매니저, 사랑. 그렇게밖에 활용을 못했을까?
그건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여자가 투수나 포수로 밧데리를 하면 안되나? 왠지, 이재익 소설에는 "여성"이란 그냥
소유물 같은 존재란 느낌이 강해서- 압구정 소년들을 예를 들어도 거기서도 사랑에 목숨을 거는 여자 연희가 등장한다-
그건 항상 불만이다. 언제쯤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줄 수 있을까? 쳇-_-*
나의 첫번째는 뭘까? 215p . 두개의 첫번째를 꼽고 있는 태성의 말을 엿들은 지웅.
살다보면 질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패배하는 게 어떤건지 가르쳐 주고 싶었다 224p 이민득 감독의 말.
-서울대생들에게 지는 법을 가려쳐주고 싶었다는 말
어쩌면 우리도 선택의 순간에서 어떤 쪽이 옳을지를 알고 있다.다만 겁나서, 힘들어서 부끄러워서 외면할 뿐이다.
인생의 해답은 항상 우리 앞에서 손을 들고 있다 324p, 지웅
이재익 작가의 "압구정..." 이 참 실망스러웠다면, 그가 꿈과 희망과 열정을 마치 손안에서 잊지 않고, 잃어버리지 않아서, 이 소설이 꽤나 괜찮았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압구정..>은 내겐 크나큰 실망이였지만 그래서 이번엔 뭘까? 라고 했는데 의외의 뭉클함을 그려냈다. 엔터테이먼트 소설로 꽤 괜찮았다. 그가, 혹평에도
불구하고 서울대야구부들 처럼.. 항상 이기기 위해서 ..야구를 하는 것과 같은 것 .. 아니였을까? 지려고 하는 게임은 선수들에겐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