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여름 장마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한 여름 같은 더위로 사람을 말려죽일것 같더니, 시커먼 비구름이 몰려와 사람을 긴장 시킨다. 이래저래 술마실 이유를 만들어주는 고마운(?) 날씨인가?
만 5년을 넘기고 6년이 되는 해에 이사를 했다.
몇년동안 살았는지 감이 없다가 이번에 손꼽아 보니 6년째. 오래살았구나.
관심이나 관섭이나 불편함이나, 다른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못땐 주인들도 참 많던데, 그런부분에선 오렌지하우스 주인은 친절하게 무심했다. 수돗물도 콸콸 잘 나오고 하수구 냄새도 안올라오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환하고 밝았던 우리집. 지은지 얼마 안된 새집에서 살았던 시간들은 다른 집들도 생활환경이 이만큼은 될 거라는 착각을 심어주었다. 심각하게.
5월말이 계약기간 종료였으나 조급증에 3월초부터 집을 보러 다녔고 부동산도 들락거렸다.
출퇴근 교통량을 고려했을때 지금 사는 동네가 제일 적합하다는 판단으로 다른 동네는 한두군데 둘러보다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이라 이 동네 집값은 창원시에서도 알아주는 비싼 동네.
돈은 한정적이고 눈은 높아 마음에 차는 집은 없고 시간은 가고..
이사에 매달리다 보니 업무도 손에 잡히지 않고, 마침 그때 회사에는 세무조사가 나오고.. (대박이로고.)
그리고 '괜찮은 집이다'는 확신보다 '적응할 수 있을거야'란 생각으로 가칭 레몬하우스를 계약했다.
계약금을 걸고 이사 업체를 고르고 골라 포장이사라는 것도 해보고, 책과 잔짐들이 많다(고~뤠~?!!)는 아저씨들의 짜증도 받아내고, 매일매일 쇼핑몰과 마트를 들락거리며 도대체 정리는 언제 끝나는 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결승선을 향해 술과 야참을 먹어치우며 애쓰고 있다.
지난 주말엔 고추 모종을 사다 심고 화분도 사다놓았다.

일이 많았던 4월이 이제 몇시간 안 남았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