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폭풍의 언덕'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민음사편 [폭풍의 언덕]을 부랴부랴 주문해서 다시 읽었다.
책은 인물들간의 촘촘한 관계를 유모이자 하녀인 넬리의 입을 통해 이야기했다면,
영화는 오직 히스클리프의 입장에서 캐시에 대한 사랑을 압축해서 보여주었다.

영화에서
히스클리프와 캐시는 인간의 언어로 대화하지 않았다.
어린 두 연인은 미친듯이 불어대는 바람으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전달했고,
터질듯한 욕망은 안개속에 감추기도 하였다.
두사람의 사랑만큼이나 지독한 바람이 불었다.
웨더링 하이츠에 멈추지 않고 불어대는 바람과
숨고자 했던 히스클리프를 혹은 히스클리프와 캐시를 감춰버리는 안개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였다.
웨더링 하이츠의 풍경을 담아냈던 정방향 프레임의 카메라는 이상적인 도구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몇개월 전 팔아버린 카메라가 생각났다.
막상 그 카메라는 나에게 뷰 파인더 밖의 세상은
내가 감당 할 수 없는 그 무엇이란 대답을 주었지만,
혹시 모르지 않나. 착각이라도 좋다.
다시 한번 그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볼 수만 있다면
한폭의 명화같던 영화 속 풍경을 그대로 필름에 옮겨올 수 있을텐데..

폭풍의 언덕 (2011)
Wuthering Heights
로맨스/멜로 | 영국 | 129 분 |
홈페이지
해외 www.artificial-eye.com/film.php?cinema=wutheringheights
감독 안드리아 아놀드
촬영 로비 라이언 (Robbie Ryan)
출연 카야 스코델라리오 (캐서린 언쇼 역), 제임스 호손 (히스클리프 역), 스티브 에베츠 (조셉 역),
올리버 밀번 (미스터 린튼 역), 니콜라 벌리 (이사벨라 리튼 역)
+ 어린 캐시와 어린 히스클리프를 연기한 두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였다.
유쾌하다.
영화 '폭풍의 언덕'이 무채색의 영화였다면 '미드나잇 인 파리'는 비비드색의 영화였다.
오색찬란한 파리의 모습만큼 흥미진진한 인물들의 등장에 진.정. 설레였다.
시계가 열두시를 알리면 클래식 카 '푸조'가 내 앞에 나타나 '헤이 맨, 차에 타요!'라고 외친다.
그리고 이 차는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는데.. 까악! 까악!
예술가들로 변신한 배우들은 싱크로율 백프로! (물론 내 상상속의 인물들)
전 프랑스 영부인(카를라 브루니)가 가이드로 나와서, 부인과 정부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ㅋㅋ;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 뿐만 아니라 인물들의 톡톡튀는 대사가 유쾌하다.
우디 앨런 영감님이 점점 귀여워진다.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Midnight in Paris
코미디, 판타지, 로맨스/멜로 | 미국, 스페인 | 94 분 |
홈페이지
국내 www.paris2012.co.kr | 해외 www.sonyclassics.com/midnightinparis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오웬 윌슨 (길 역), 마리옹 꼬띠아르 (애드리아나 역), 레이첼 맥아담스 (이네즈 역),
애드리언 브로디 (살바도르 달리 역), 카를라 브루니 (박물관 가이드 역)
그리고 깊은밤.
집으로 돌아오던 차안을 가득 채운 그녀의 음악.
혹시 이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는지.
슬프게 아름다운 이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어느 깊은 밤
이 노래를 듣고 울고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였어요.
눈물은 내가 가질테니,
당신은 깊은 밤만 간직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