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에서 우순경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내 머릿속엔 하성란 소설 ˝ 파리˝의 내용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오늘 다시 읽으며 기억을 확인한다

이제 파리는 그의 가슴패기에 앉아 있었다. 여자의 손바닥이 그의 가슴패기로 곧장 내리꽂혔다. 여자의 손바닥이 가닿은 그의 가슴패기에서 찰싹 소리가 났다. 그는 자신의 속에서 무언가 금 가는 소리를 들었다. 얼음을 깨는 것은 정이 아니라 바늘이었다.
벌떡 일어선 그의 주먹이 곧장 여자의 얼굴 한가운데로 날아갔다.
코피가 터지면서 여자의 얼굴이 금세 피로 칠갑이 되었다. 소동에 안방에 있던 여자의 부모와 우체국 여자가 달려왔다.
서울서 쫓겨온 놈이 멀쩡한 아일 건드린 것도 부족해 이제 손찌검이냐며 여자의 어머니가 이를 드러내놓고 달려들었다. 그는 살짝 몸을 비틀었다. 여자의 어머니가 그대로 벽에 가 부딪혔다. 깨진 거울 속으로그는 낯선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깨진 거울은 여러개의 상이 맺힌 거대한 파리의 눈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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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1
연상호.최규석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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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최규석!
3월..넷플릭스 오리지널에 유아인 박정민 이란 소식을 듣고 단숨에 독파 완료했다.
지금은 없는 이야기..이후 최규석 라이브러리에 두권이 추가됐다
송곳에서와 같은 촌철살인을 좋아하지만
이런식의 돌려까기와 모두까기도 좋다
최규석 포에버..
어딜가든 이 드라마에 연상호 감독의 이름만 올라오지만
난 무조건 최규석의 지옥이다
드라마 출시 이후 다시 돌아보는..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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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이 내 책장에 들어오게된 경위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정말 충동적으로 제목에 끌린 선택이었던 듯하단 뿐. 책 속에서 나를 구경하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도플갱어같은 내면과 일상에 대한 태도를 갖고 있는 이를 만난다는 것은 내 경우엔 안심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반갑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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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만난 사건이 자꾸만 몰입을 방해한다. 영화로 만들어진 소설을 영화로 먼저 만나면 상상이 제한되는 경우와 비슷하다. 이야기꾼 정유정에 대한 믿음 하나로 밀고나갈 수밖에..나는 여전히 종의기원에서 만난 그 서늘하고 정적이며 무거운 광기를 여기서도 만나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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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는 한 여자의 배에서 밝은 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목격했고, 또 다른 여자의 입에서 딱정벌레들이 기어나오는 모습도 보았다. 케플러는 대중을 꼭두각시 인형처럼 조종하는 왕과 성직자들이 그 통제권을 지키기 위해 능숙한 솜씨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당시 교회는 오늘날의 대중매체와 같은 존재였고, 대중매체는 예나 지금이나 거짓 선전의 힘을 빌리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케플러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잊곤 하는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상상하고 체게적인 노력을 통해 그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낼 때 우리가 지닌 가능성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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