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87%를 읽은 상태에서 잠깐 써본다.


내가 정유정을 인터뷰한다면 이런 질문을 하겠다.
 "작품을 통해 보여주신 것은 사건입니까, 인간입니까." 
원래는 더 가벼운 질문, 예를들면
 "작가님의 소설에 나오는 인간은 사건을 진행시키는 부수적인 장치처럼 보이지 않고 사건만큼 무게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도하신 것인가요?"
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차츰 그의 작품을 계속 읽어보니 이제는 일관성이 보이는 것 같다. 사람의 과거가 나오고 이를 통해 필연성을 계속 쌓아가서 무거워지는 것이, 우연은 물론 아니고, 최소한 정교하게 만든 장치거나, 아예 인간을 보여주기 위해 스릴러라는 형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인간을 탐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건을 개발해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더이상 그렇게 물어볼 수가 없다.

많은 스릴러 소설 (난 이런 장르 소설을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다.)이 사건과 흥미로운 반전만 있는 것 같지만, 그 괴기한 사건들 뒤에는 인간을 이해하려는 실험 같은게 있다.
정유정 소설은 긴 시간을 두고 인간을 되도록 자세히 관찰하고,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세밀하게 관찰한다. 내가 7년의 밤을 좋아하는 이유도 박진감 넘치는 전개도 있지만 등장인물의 섬세한 설명이 있어서이다.
축구를 보면서 인간의 폭력성을 해소하는 것처럼 스릴러 소설을 보고 내 본성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모의실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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