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적인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에게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학고재신서 1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2년 3월

좋은 점: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것 중에 (아니, 사실은 우리가 잘 모르는 것 중에) 아름다운 것이 상당히 많다. 저자의 안목으로 추린 우리나라의 주요한 유산들이 다양하게 모아져 있다. 전반젂인 설명보다는 기와에 새겨진 풍경이 어떤 걸 나타낸 것인지, 접시에 새겨진 동자들이 연꽃보다 키가 작다는 것인지 하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요소들을 가르쳐준다.

나쁜 점: 모든 글의 분량이 2페이지 이하. 문화재의 내력이나 설명이라기 보다는 지은이가 보고 평소에 느꼈던 점을 알라딘 마이리뷰처럼 간단히 감상한 것들을 묶은 것이다. 감상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단지 사진 한장과 좋다는 형용사 이외에 이 그릇에 담긴 옛 사람의 생각이나 왜 아름다운가에 대한 것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 물론, 이러한 전반적인 소개가 이 책의 의도일 수 있다. 긴 것을 싫어하는 현대인의 적당한 타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