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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
고미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왜 이 책을 샀는지 모르겠다. 나도 수유+너머 라는 말을 보고 젖먹이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 물론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는 생각 안했고 단지 무언가 제도권에 있는 모임 같지 않고 어떤 싱싱한 느낌이 들어서 샀다. (물론 알라딘의 추천과 요 독자리뷰도 한몫 했지만)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 고미숙의 그 예감이라는 건 전염성이 있나보다.
공동체에 대한 책이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아는, 갈 곳 없는 자가 떡을 나누는 공동체가 아니라 제도권 학자나 대학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담당하는 공동체이다. 이 책을 보면. 복음주의 기독교인인 나로서는 생동하는 초대 교회가 생각 난다. 날마다 모이기에 힘쓰고 떡과 빵을 나누더라. 떡은 그리스도의 몸 또는 말씀을 상징하기도 한다. 열심히 그분의 몸을 먹으며 그를 배우기에 힘쓰는 모습. 그들은 그냥 재산을 팔아서 함께 살면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는, 지극히 현재적인 모습이였고 공동체였다. 그것이 고미숙을 중심으로 한 코뮨의 모습과 너무 똑같았다. 순수함. 역동성. 에너지 만땅.
제도권의 정체된 모습에서 느낄 수 없는 힘. 그래서 여기에서 나오는 책들에는 즐거움이나 신나는 이란 말이 빠지지 않나 보다. 분명히 여기 노는데 아니고 동아시아 근대 문화나 역사를 시작으로 관련된 모든 연구를 진지하게 죽도록 하는 곳이 맞는데 모든 저작이나 활동에 즐거움이 보인다. 이런 데가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