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오브 컨덕팅
Various / 워너뮤직 (WEA)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이 DVD의 부제에 주의해야 한다. '과거의 위대한 지휘자들'
현재 영상에 담겨져 있는 가장 오래된 지휘자 아르투르 니키쉬부터 시작하는 이 DVD의 소스는 흑백(을 바탕으로 컬러시대의 인물의 인터뷰를 넣었다).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 쉽게 구할 수 없는 교과서속의 지휘자를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록이다.

한동안 EMI의 References시리즈(50년대 이전 SP시대의 음반을 복각해놓은 시리즈)의 잡음을 들으면서 막연하게 그 교과서속의 대가들의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 했다. 지금은 음질 문제도 있고, 또 막연한 과거의 환상이 별로 없어 듣지는 않지만 이 DVD에서는 그 시대의 연주와 열기가 살아서 움직인다.

역사의 검증이 끝난 지휘자들의 지휘세계를 볼 때 활만 흔들면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500개의 눈이 가진 용의 조련사. 온화하지만 끊임없는 고집을 가지고 자신의 소리로 만들어 내는 브루노 발터와 소리가 아음에 안차면 소리를 버럭 지르는 오토 클렘페러의 리허설. 조지 셀의 그 시든 얼굴에 빛나는 맑은 눈동자가 기억난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인 것은 바비롤리의 브루크너 리허설. B음이 너무 길어, C가 짧아, 너무 빨라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거짓말 안보태고 열번 내리 연주를 끊는다. 지겨워질것 같은데도 계속 수정되는 소리... 그리고 이윽고 나오는 금관악기의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 소름이 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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