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죽음 펭귄클래식 28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은정 옮김, 앤서니 브릭스 서문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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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


학부시절 '메멘토 모리'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된 톨스토이의 명작 이반일리치의 죽음. 이후에 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하게되면서, 죽음을 이야기할 때 첫 번째로 거론되는 문헌이 바로 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세 죽음', '습격' 이렇게 3개의 단편소설이 한 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 소설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동료들에게 알려지는 부분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후 주인공의 죽음을 바라보는 지인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앞으로의 전개가 심상치 않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글이 '체험'에 초점 맞추어져 있어, 따로 줄거리를 요약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주인공의 극적인 변화를 위해 설정해 놓은 장치들이 과하다 싶지만, 시절이 때를 만나 올라오는 실존에 대한 의문은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 있을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마음속에서 평생 숨어 있다가 종국이 되어서야 쏟아져 나왔던 그 답은 과연 무엇이였을까요? 



세 죽음


폐포 깊숙이 스며든 죽음의 그림자를 맞이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글을 읽고나서 '가만... 소설의 제목은 세 죽음인데?' 이런 의문이 들게 되면 작가의 의도가 반절 이상 성공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의문을 가지고 마지막 단락을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습격 -지원병의 이야기-


러시아 군이 타타르인과 전투에 임하는 2일 동안 지원병의 위치에 있는 화자가 겪은 것을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화자의 시선에서는 인물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어긋나있지 않은 한 명, 그리고 어긋나 있는 나머지 인물들, 이렇게 말이죠.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서 다수의 사람들이 군집을 이루어 계급을 부여받고 전쟁에 임하는 모습과 홀로 있을 때의 모습이 어긋나 있음을 연극적으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는 전쟁이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한 명을 소설의 처음과 중간, 끝부분의 중심에 두었기에, 저는 이 소설이 인간의 군상을 비꼬려는 의도보다는, 인간이 지향해야 하는 바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결론내어 봅니다.


소설 초반에 나오는 플라톤의 인용문 '용기란 두려워해야 할 대상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대상을 아는 것'을 마음에 두고 쭉 읽어나가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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