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프레드 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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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찌즘이 독일을 점점 잠식하고 있었을 당시의 시대 상황과 비밀을 간직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는 시기인 사춘기 소년의 마음을 가감 없이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소설 초반에는 명문가 자제인 콘라딘과 함께하고 싶은 주인공의 솔직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고, 저 또한 이러한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니라 몰입하여 쭉 읽어 나갔습니다.


중간중간 아름다운 독일 교외 지역의 풍경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독일과의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저로서는 막연한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넘어가게 되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나이가 들고 유럽에 대한 이미지가 풍부해진다면 다시 읽어보면서 이를 좀 더 즐겨봐겠습니다.


두 사람의 갈등이 고조되는 순간부터는 자신들의 배경 때문에 사회에 나와서는 갈라설 수밖에 없는 두 아이의 모습이 명확해졌고, '이런 인간의 동물적인 본성을 자극하는 이데올로기가 수면 위로 올라와 사람들의 마음을 잠식해 갈 땐, 다수자의 입장에 있는 개개인들은 최대한의 이성을 발휘함에도 어느 한계점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게 되면서(그의 편지에 잘 드러남.) 소설 속에서 튕겨져 나왔습니다.


다시금 소설에 몰입하기 위해, 한국 의료체계 안에서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저의 직업적인 위치를 생각하면서 감정선을 다시 잡아보았습니다. (감정선을 잡으면서 여러 이슈들이 떠올라 머리속을 해집어 놨지만 여기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짧은 길이를 가진(총 135page의 중편소설) 이 소설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이유는 마지막 한 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한줄과 제목이 공명을 일으키면서 저에게는 상당한 여운을 남기는 것 같고 소설 중간의 의문도 해소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한 줄이 궁금하다면, 책을 사서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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