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학의 기원
야마다 케이지 지음, 윤석희.박상영 옮김 / 수퍼노바(도서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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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漢,韓)의학에 대해, '대학원생'의 마음으로 공부해보고자 한다면" 



한(漢,韓)의학의 인체관은 도교의 양생 사상 및 상.수학에서 모티브를 받아 형성된 Holism 및 Vitalism에 바탕을 두고 발전해 나갔기 때문에,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신비감 및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과거 한국에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가 유행하게 되고 특히 우리 것(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무렵(1990-2000년)의 한국 사람들은 이런 신비감을 풍기는 한의학에 큰 기대감을 가졌으며, 사회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Well-being life를 위해, 혹은 나의 삶에 빠진 뭔가를 채우고자 한의대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다수 발생하는 등 사회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렇게 외연을 확장하게 된 한의계는 2010년 근방에 접어들어서 이제 이미지의 부각만으로는 현 의료계에서 발언권을 얻을 수 없음을 인지하고 내실을 다지는 시기에 접어들어 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접어 들어간 까닭은 내부적으로는 고전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한의학의 뿌리가 정말 무엇인지, 혹은 의료인으로서 한의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용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외부적으로는 타 의료인과의 연대 및 적대적으로 교류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내실을 다지고 있는 현대 한의학에 대한 언급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한의학을 인체관을 서술한 서적들과 치료기술에 대한 부분을 나누어서 바라보고, 의료의 역사를 공부하는 학문인 의사학을 제대로 공부하다 보면 한의학에 대한 신비로움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게 됩니다. 나아가 '한의학은 나름의 의미를 가지면서 작동하는 치료 모델을 가지고 임상하는 사람들이 발전시킨 학문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을 구성하는 이론들은 누군가(속칭 깨달은 자)가 '발견'해서 전승해온 것이 아니라 아니라 역사 속에서 치료를 위해 '고안'되고 발전해온 것이죠. 


리뷰를 핑계삼아 지면을 빌려, 한의학에서 소비하는 네러티브에 관심을 가지시는 불특정인 분들에게 '상고주의에 대한 환상'을 벗겨내시라는 이야기를 잠시 하였습니다. 


샛길에서 잠시 나와서 다시 책에 집중하겠습니다. 이 책은 한의학의 뿌리를 밀도 있게 탐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본다면, 한(漢)나라 전후로 한의학의 기본 뼈대가 어떻게 자리 잡혀 왔는지를 사료를 통해서 차근차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료들을 인용하면서 추론하는 논문의 형식을 띠고 있어 마음 편히 읽기에는 부담이 됩니다. (한자로 구성되어있는 인용문이 만들어내는 장벽도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참고문헌을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공부하는 대학원생의 마음으로 한의학의 뿌리를 바로 알고자 하는 분들과, 교과서를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한의대 예과생들에게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자인 야마다 게이지 선생님이 참고한 조셉 니덤(Josep Needham)의 저서들도 이런 방식으로 중국 문화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니(번역이 되어 있는 것보다는 되어 있지 않은 것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중국문화에 대한 심화된 공부를 하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관련된 책을 찾아서 공부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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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평한 기고물이 있어 링크해 봅니다 :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3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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