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과거 영국의 타비스톡 클리닉(Tabistock clinic, 지금의 Tavistock and Portman NHS Foundation Trustchild psychotherapy training에서 활동 했던 분석가 에스터빅(Esther Bick (1902-1983))이 영아들을 관찰하면서 얻은 인간의 피부에 대한 Klein 학파 식의 인식을 다룬 논문입니다.



제목은 "The experience of the skin in early object-relations" 이며, 1968년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oanalysis에 실렸습니다.






The experience of the skin in early object-relations


ESTHER BICK, London



이 짧은 논의는 아기가 신체의 각 부분들에 대한 분화된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원시적으로 자신의 인격 부분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하는, 피부가 가진 원시적인 기능과 그것의 원시적인 대상에 대한 것입니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에서 인격의 부분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게 아니라 피부를 경계선으로 하여 수동적으로 함께 담겨있다는 방식으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의 부분들을 담아내는 이 내적 기능은 처음에는 이를 채워 줄 수 있는 외부 대상의 내사introjection에 의존합니다. 추후 그 대상과의 동일시identification를 통해 통합되지 않은 내사에 의존하는 상태를 대체하게 되고, 이후 내적 공간 그리고 외적 공간에 대한 환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단계가 되어서야 Melanie Klein이 서술하였던 원시 분열primal splitting과 이상화idealization를 실현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앞서 말한 담아두는 기능이 계속해서 내사에 의존하게 된다면, 자신 내부에 대한 개념은 결국 온전하게 자리잡지 못하게 되고, 이러한 내사(전술한 내면세계에 대상을 만들고자 하는 작용) 또한 손상이 된다면, 이를 대체하기 위해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는 필연적으로 지속될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하여 정체성의 혼란이 나타나게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원시 분열과 자신와 대상에 대한 이상화의 단계는 그보다 앞선 단계인 자신과 대상 각자의 '피부'를 통한 담아주는containment 과정에 달려있습니다.


앞으로 영아들을 관찰하면서 얻은 사례들을 묘사하면서 이러한 원시 상태에 대한 이런 변동성(완전 무력한 상태로 수동적인 경험을 하는 통합되지 않은 상태unintegration와 발달에 사용되는 적극적인 방어 작동하는 붕괴상태disintegration)들을 서술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이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국화되는 불안을 증진하는 상태를 좀 더 제한적이고 구체적인 피해 혹은 우울의 것과 비교하여 다룰 예정입니다.


영아의 통합되지 않는 상태에서 담겨지는 대상a containing object에 대한 요구는 빛, 목소리, 냄새와 같은 대상, 혹은 거기에 주의를 붙들고 있음으로써 적어도 잠시나마 인격의 부분들을 함께 유지하는 형태로 경험될 수 있는 감각할 수 있는 대상을 정신없이 찾도록 하는 행동을 만들어 냅니다. 가장 최적의 대상은 자신을 붙잡고, 이야기 걸어주고, 익숙한 냄새를 풍기는 어머니의 존재와 함께 있는 영아 자신의 입안에 있는 젖꼭지입니다.


다음 이어지는 자료들에서 이러한 담겨지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피부로서 경험된다는 것을 보여줄 것입니다. 실제하는 대상의 적설성 결함, 혹은 내사를 손상시키게 되는 대상에 대한 환상 공격fantasy attacks에서 이러한 원시적인 피부 경험이 거짓 발달하게 됩니다. 


특정한 정신 기능의 부적절한 사용 혹 선천적인 재능에 의해, 이러한 피부 컨테이너 작용의 대체물을 만들 목적으로 원시 피부 경험에 있어 방해요인이 발생하게 되는데 건강한 대상에 대한 의존이 거짓-독립성pseudo-independence으로 대체되게 되는 과정을 통해 "두 번째-피부second-skin" 형성 발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후술하는 자료들에 "두번째 피부" 형성의 몇몇 예시를 들겠습니다.


이러한 발견의 기반이 되는 유형화된 임상적인 자료들을 서술하겠습니다. 저의 현재의 목적은 후술할 논문들에서 이루어질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운을 띄우는 것이는 것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겟습니다.


Infant Observation: BABY ALICE


미성숙한 젊은 나이에 엄마역할을 맡은 그녀는 첫째인 엘리스를 낳고 난 이후 12주 동안 아이의 "피부-컨테이너"를 점차적으로 향상시켜갔습니다. 그녀가 아이에게 집중할수록 그녀의 통합되지 않은 상태는 줄어들었으며, 그것은 아이가 떨고, 훌쩍거리고, 체계화되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사 이후 그녀는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하여 아이와의 접촉이 줄어들게 되었고, 점차 아이의 통합되지 않은 상태는 증가된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 더구나 이후 아이 아버지가 아프게 된 이후에는 그녀가 일터에 나가야 했기에 엘리스는 하루종일 training-cup, bouncer 따위를 가지고 놀았으며, 또한 밤에 아이의 울음에 매몰차게 거절하면서 반응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에 엘리스는 거짓-독립의 상태가 되었는데, 무려 6개월 반동안 과활동성 및 공격성을 띠게 되어,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계속 가격하는 습관을 가진 "복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엘리스가 제대로 된 피부 컨테이너 대신에 근육 타입의 "두 번째-피부" (자기-담아두기self-containment) 를 형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Analysis of a Schizophrenic Girl: MARY


생후 3 년 6 개월 때부터 수 년 간 매리의 분석을 하면서, 그녀가 영아기 때 겼은 혼란을 재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난산을 겪었으며, 일찍 젖꼭지를 악물수 있었지만 수유에는 게을러 생후 3 주 부터 분유 수유를 하였지만, 생후 11 개월까지 분유 수유를 하였고, 수유를 기다리는 데 인내심이 매우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생후 4개월에 영아 습진을 앓았는데 피가 날 때까지 긁었으며, 엄마에게 매우 심하게 매달리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모든 영역에서 지연되거나 비특이적인 발달을 겪었습니다.


분석 시에는 심각하게 분리에 대한 인내심 없음을 보였는데, 처음 분석의 휴지기를 마치고 난 직후의 세션에서 턱을 꽉 다문 채로 고의로 모든 사물들을 찟고 부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즉각적인 접촉에 대해 전적으로 의존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각 분석 세션의 처음에는 자세와 운동과 관련된 측면, 혹은 생각과 의사소통의 측면에 있어 통합되지 못한 상태를 보였고, 코스 중간에는 그러한 측면이 개선되었다가, 세션이 마칠 때쯤에는 그 모습이 다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등을 구부리거나, 관절을 뻣뻣하게 한 채, 마치 "감자 자루" 처럼 그로태스크한 모습을 한 채로 들어오기도 하였고, 나중에 그녀 스스로 자신을 그렇게 부르기도 하였으며, "빅 부인,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의미로 "씨빅"이라는 단어를 폭발하듯이 내뿜기도 하였습니다. 이 "감자를 담은 자루"의 모습 혹은 명명에서 "감자"는 담겨져 있는 투사적 동일시가 일어난 대상이며, "자루"는 그녀 자신의 부분들이 담겨있는 피부의 대상으로 표상되었으며, 그녀 피부에 있는 구멍들에서 내용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끊임없는 위험에 대응한 행동으로 보였습니다. 그녀의 전적인 의존이 줄어들게 되면서 등이 굽은 자세 또한 똑바르게 되었으며, 이는 담아두는 대상과의 동일시보다 그녀 자신의 근력에 의지한 2 차 피부의 형성을 통해서 일어난 개선으로 보았습니다.



Analysis of an Adult Neurotic Patient


전이와 분리의 경험과 같은 것을 분석할 때 "사과가 담겨있는 자루" 그리고 "하마", 이 두 가지로 정형화 되어 교대로 자기를 경험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과 자루"의 상태일 때, 그는 지속적인 관심과 칭찬을 바라는 측면에서, 과민하거나 자만하였으며, 카우치에서 일어날 때 쓰러지는 것처럼 쉽게 상처받고 지속적으로 파국화 된 경험을 바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마"의 상태에서 그는 자기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처럼 공격적이면서 수그러들지 않고 통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 상태 모두 투사적 동일시에 기반한 "두 번째-피부" 타입의 형성과 연관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마"의 피부, "자루" 모두 그가 품고 있는 대상의 피부를 반영한 것이며, 쉽게 상처받는 얇은-피부, 자루안에 들어 있는 사과는 이 의식하지 못하는 대상 안에 있는 자신의 부분들을 표상하는 것입니다.


Analysis of a Child: JILL


수유 시 거식증의 특성을 보이는 5살 아이 질의 초기 분석에 있어, 피부-컨테이너의 문제를 알 수 있었는데, 분석을 쉬는 첫날 엄마에게 자신의 옷과 신발을 꽉 조아매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하였다고 합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자료들을 통해 그녀는 강한 불안을 보이면서 자신을 장난감과 인형들과 구분되기를 바랬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장난감은 나와는 달리 조각조각 분리되며, 이것이 회복되지 않어. 이것들은 피부가 없고, 우리는 피부가 있다고!"라고 말하였습니다.


논의


혼란스러운 첫 번째-피부 형성을 보인 이 모든 환자에게서 수유 시의 심각한 장애는 분석적인 재구조화를 통해 드러났으며, 항상 부모를 통해 바로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이 거짓 피부-형성은 뒤에 이어질 통합 및 구조화에 있어 일반적인 연약함을 야기합니다.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거짓 피부-형성은 기본적인 타입의 퇴행과는 다른 형태로 발현됩니다."두 번째 피부" 현상은 첫번째 피부 통합을 대체하면서, 일부 혹은 전체적으로 근육 껍질muscular shell 혹은 언어적인 근력verbal muscularity의 형태로 발현됩니다.


두 번째 피부 현상에 대한 분석적인 조사는 일시적인 불통합unintegration 상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모성 대상에 대한 원시적인 의존에 대한 끊임없고 빈틈없는 탐색이 이 기저에 있는 취약성을 튼튼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담겨지는 측면을 분석하는 자리는 특히  





몸에 대한 정신기능은 프로이트의 '이드와 에고'에서의 Bodily Ego 개념에서 잠시 언급되지만, 피부 지각 그 자체의 역동적인 의미는 영국 분석학파에서의 에스터 빅을 통해 처음 온전하게 다루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 다루는 피부의 원시기능은 추후 피부 자아(Skin-ego), 피부-막(Skin-envelopes) 등의 개념으로 발전하게 되고, 두 번째-피부 현상은 추후 점착 동일시(Adhesive Identification)의 개념으로 발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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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향 2020-09-2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68년 에스터 빅의 이 논의는 말년에 다시 다루어 지며, 그녀 사후 3년 지난 1986년 논문의 형태로 출판되었습니다.

˝Further Considerations on the Function of the Skin in Early Object Relations˝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111/j.1752-0118.1986.tb01344.x

목향 2020-09-21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문 번역의 모티브가 되었던 기사

https://www.mdedge.com/psychiatry/article/57742/depression/helping-patients-develop-psychic-s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