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vik František Šimon_Interior of my house in Paris_1909
How I love you! In this
evening air, now and then,
the spirit finds loopholes, translucences
in the world's finest texture.
- Vladimir Nabokov, "Kak ya liubliu tebya...."(1934) 중에서
loophole과 translucence와 texture.
지극히 나보꼬프스러운 키워드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시이다.
'다른 세계'로 통하는 입구이자 '빠져나갈 구멍'으로서의 loophole.
'다른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혹은 '다른 세계'가 슬쩍 , 간간이, 어렴풋이, 비칠 듯 말 듯 엿보이는 반투명성translucences.
그리고 세계의 결. 그것도 섬세하고 정교한 극세사 같은 결.
문제는 텍스트text가 아니라 텍스춰texture, 텍스트의 결/짜임.
세상의 결을 보고 읽어내는 눈이 바로 시인의 눈. 아니 사랑에 빠진 이의 눈.
사랑의 상대란 곧, 후덥지근한 폐소의 세계에 틀어박혀 있던 나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틈을 열어주는 loophole 같은 것.
사랑에 흠뻑 빠진 나날,
하늘이 열리는 듯한, 천체의 공기를 난생처음 쐬는 것 같은 그 느낌을,
중력을 벗어난 듯한 그 기분을 그 누가 모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