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 / 시대의창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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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지성 노암 촘스키.. 정말 위대한 학자다. 이분의 나이가 70줄을 넘었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현존하는 존경받을만한 위대한 학자라고 하는데 말이다. 내가 촘스키를 알게된건 언어학관련 수업에서다. 언어학에 관한 절대강자인 분이 바로 촘스키라고 들었었다. 그의 언어학을 따르는 학자들이 수도없고 언어학에 끼친 영향력도 엄청나다고 들었다. 촘스키에 대해선 언어학분야에서만 뛰어난 분인줄 알았는데 여기저기 그의 이름이 언급되고 강자보단 약자의 편에서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이 자주 띄어 어떤분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경제와 민주주의 그리고 미국의 위선된 모습을 촘스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내용들은 해박했고 거짓된 상황에서 지식인이라고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침묵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도 인상깊다. 어느덧 세상은 미국을 중심으로한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싸여 국가보단 초국가기업에 중점을 두고 세상이 움직이고 철저하게 핵심역량을 소지한 초국가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을 휩쓸며 자본을 수탈해가는 현재의 세계정세에 대한 통찰역시 인상깊었다. 촘스키는 이런 세계정세에 지식인이 침묵하지 말라고 전하고 있으며 대중들 역시 연대하라고 전한다.

이 책의 특징 중 한가지는 책 부분부분에 단편적인 촘스키의 통찰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인터넷의 폐해를 논하면서 촘스키는 젊은이들이 인터넷으로인해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으면서 인터넷에 중독되어가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추상적인 관계만 찾고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는 이유가 심리적인 안정이라고 정의내리면서 얼굴을 마주보고 직접대면하는 관계로도 균형을 잡으라고 충고해준다.

반면 이 책은 인터뷰하는 이들이 프랑스인들이라 책 전반적으로 프랑스에 관한 일들을 촘스키에게 물어봐서인지 프랑스에 대한 시각이 대체적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 사람이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관한 시각을 물어본 책을 담아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세상돌아가는 일들에 대한 현명한 촘스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 소중한 책이라 할 수 있다. 행동하는 지성 노암 촘스키.. 존경스러운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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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스타 - 이희재 단편집
이희재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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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한가득 그늘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어보면 그림도 우울하고 내용도 우울하고 다 읽고 나면 가슴가득 그늘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어쩜 이렇게 슬픈 내용들을 절실하게 묘사했는지 작가의 살아왔던 모습을 알아보고 싶을 지경이었다. 만화평론가들이 선정한 해방이후 좋은 우리만화 1위라고 하는데 1위는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만화로서 어려웠던 우리시대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했긴 했지만 시대가 가부장적이어서 그런지 만화 곳곳에 여성을 폄하하는 부분도 있었고 주된 내용의 바라보는 시점이 남성중심적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단점일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판스타는 좋은우리만화 대열에 올랐다. 경제성장만이 전부였던 7,80년대의 성장 이면의 내용들을 숨김없이 보여주어서 그런 듯 싶다.

지하철에서 간판스타를 보면서 울뻔했다. 슬픈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봐도 좀처럼 찡하다싶지 않았는데 간판스타의 단편하나만으로 곧바로 코끝이 찡해졌다. 간판스타가 표현한 당시의 인물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많은 고생을 몸하나로 다 겪어낸 우리들의 소중한 아버지 어머니들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젊은 우리는 그들의 고생과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하겠고 그들의 주름살과 휘어진 허리를 보면서 겸손함을 배워야 할 것이다. 단편하나하나의 내용들이 가슴에 와닿았고 너무도 슬퍼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해준 책이다. 아이들이 자라서 스무살쯤 되었을때 간판스타를 읽게하면 많은 느낌을 전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들은 결국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고생과 땀에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아버지 어머니들의 땀과 고생을 담은 간판스타라는 책이 좋은 만화에 선정됐을 것이다. 계속해서 미래만 추구하고 성장만 추구하는 시대에 과거를 찾아보고 과거를 가슴가득 느껴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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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의 혼자놀기
권윤주 글, 그림 / 열린책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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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머리가 복잡할때가 있다. 귀찮고 버려진거 같고 그래서 가만히 있고 싶을 때 말이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이끄는데로.. 그럴때 읽으면 안성맞춤인 책이 스노우캣의 혼자놀기가 아닐까 한다. 책이 이끄는 데로 눈만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동감을 하게 되고 미소를 지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는.. 혼자놀기란 주제로 스노우캣의 재밌고 담백한 내용들을 담은 그림책이기에 더 쉽게 이끌릴 수 있을 듯 싶다.

대체로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아웃사이더, 왕따, 소외자, 혼자밥먹는 사람, 혼자 영화보는 사람, 맨날 집에 있는 사람, 전화않오는 사람.. 결국 같은 말들이지만 이들이 공감할만한 내용들을 스노우캣이 재밌게 스케치해준다. 나뿐만 아니라 공감하는 이들이 많기에 스노우캣의 홈페니지가 인기도 많고 책도 인기가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누구나 여러번은 혼자서 밥도 먹어봤을 것이고, 영화도 혼자 봤었을 것이고, 아웃사이더라고 생각도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것 같다.

사람사는 세상을 잠시만 둘러보면 몰라보게 혼자인 사람이 많다. 바쁘고 또 바쁜 세상이다 보니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허락되진 않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밀려나서 쓸쓸히 벤치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 책에도 나와있지만 아웃사이더라고는 하지만 결국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주목을 받고싶어한다는 내용이 정답일 듯 싶다. 아웃사이더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주위에서 더 이상하게 보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스노우캣의 혼자놀기는 의미가 없는 듯 하지만 여러의미를 내포하고 있나보다. 혼자노는 사람들의 입장도 설명해 주고 있고 적당히 사람들에게 혼자지낼 수 있다는 걸 알리며 동지들을 끌어모으는 것 같기도 하고.. 어설프게 집단에 걸쳐져 있는 것 보단 확실하게 독립해서 혼자노는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싶다. 집단에서 부각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에 나온 혼자노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 말미에 김규항이라는 사람이 쓴 글이 있어 약간 놀랐다. 전혀 뜻밖의 책에서 뜻밖의 인물 김규항이라니.. 글을 읽어보니 스노우캣과 어느정도 통하는 곳이 있겠다.. 싶다. 혼자놀기라는 스노우캣의 그림책이 의미하는게 많긴 많나보다. 세상엔 사람도 많으니 소수자의 의견도 들어줘야 하는건 당연할 듯 싶다. 혼자놀기 유전자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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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화술 - 성공하는 사람들을 위한 72가지 화술 법칙
안은표 지음 / 시아출판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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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술에 관한 저자의 폭넓은 지식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화술에 관한 중요한 단편이야기 하나하나마다 저자의 풍부한 예문과 경험을 곁들여 읽을 수 있어 이해도 빠르고 쉽사리 화술에 접근해 볼 수 있었던 책이다.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많은 저자는 화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세일즈부분으로 많은 부분 연관을 시키고 있다. 그만큼 화술은 경영분야에 있어서도 필수요소라 생각된다.

말잘한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을 느낀다. 사람들을 단번에 몰입시키고 생각을 하게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그래서 말잘하는 능력도 재능이라 생각되어진다. 단적으로 신동엽이나 박수홍같은 사람들은 능수능란한 화술로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지 않은가.. 물론 재치에 기반을 둔 화술이지만 배울점은 많다고 생각된다. 반면 말수가 적은 사람이면서도 중요한 시점에 하는 말들이 귀중하고 도움이 되는 사람도 많다.

책에서 말하는 말 잘하는 방법들은 결국 신뢰로 연결되는것 같다. 처음만나는 사람이라면 예의를 지키고 상황을 예민하게 파악해서 상대방에따라 조심스럽게 관심사로 대화를 풀어나가고, 많이 얼굴을 익힌 사람이라면 자신의 성실함을 내세워 신뢰감으로 다가간다면 그 사람의 화술이 볼품없다고 해도 결국 빛나보일테니 말이다. 책에서는 또 듣기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이의 말도 잘 경청한다는 것이다. 요즘같이 자신의 얘기만 내뱉고 사라져 버리는 정신없는 시대에 듣기의 소중함은 중요하게 다가왔다.

책을 통해 단번에 화술을 잘할수는 없겠지만 읽는순간만이라도 화술에 관해 많이 생각해본다면 말잘하는 법에 한층가까워진 자신을 만나리라 생각된다. 어렵지 않고 분량도 많지 않아 이동중이나 틈새시간에 읽으면 적당할 책이다. 책을 펴낸 시아출판사의 시아(SIAA)가 '그리하여 불후의 명작을 남기리라.' 라는 뜻을 가진것도 그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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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
신경숙 외 지음 / 명필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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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 관한 22명의 문화에 관심있는 분들의 다양한 추억담을 담은 책이다. 영화감독,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음악인, 영화배우, 기자, 만화가.. 직업만 봐도 창의력과 독특성을 필요로하는 곳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버스 정류장에 관한 이야기들 역시 왠지 모르게 색다르게 펼쳐질거란 생각을 하고 봤다. 책을 낸 곳 역시 그런 독특함을 얻어내기 위해 22명의 필진을 선정하진 않았나 생각이 든다.

버스 정류장에 새긴 추억들이 뭔가 다를거란 생각을 하고 봤지만 막상 읽어보면 대개 젊은날의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와 일상에서 접하는 보통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약간 속았다는 느낌도 들긴했지만 역시 필진도 보통사람들이어서 경험하는 부분도 일반 사람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음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때문에 뭔가 크게 색다름을 원하는 독자라면 약간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인상깊었던 부분은 영화주간지 필름 2.0의 이지훈기자가 쓴 '정류장, 들어서는 순간 비밀의 문이 열린다.' 부분이었다. 이지훈기자는 정류장에 들어선 순간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준비를 갖춘 공간이동의 장소이자 경계의 최전선이라고 한다. 버스 정류장에 있음으로 인해 공간이동의 경험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은 인상깊다.

버스정류장이라는 책을 읽었으니 이쯤에서 내 개인적인 버스정류장에 관한 추억담하나 옮겨놔야 예의일듯 싶다. 한 때 모모모버스를 무지하게 기다린 적이 있다. 다른 버스를 타도 되었지만 모모모버스는 집에서 가깝고 도착지에 바로 목적지가 있어 쉽사리 모모모버스의 유혹을 져버리지 못한적이 있다. 문제는 이 버스가 도대체 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30분에 한대, 40분에 한대.. 과연 서울의 교통을 책임지고 있는 버스인지 의구심이 들다가 급기야 화가 나기까지 했다.

또 한가지 문제는 늦게 온 버스기사의 난폭한 운전솜씨에 정말 기가 찼다. 이 버스를 기다리는 초반엔 버스의 정체를 잘 몰랐기에 마냥 기다렸는데 차차 오지 않는 이유를 알아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인터넷을 뒤졌다. 버스가 안오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복합된 이유들이 얽혀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버스회사가 적자였다. 지하철이 생김으로 인해 버스가 설자리가 줄어들었다. 때문에 버스배차를 길게 잡게 되고 그러다보니 승객들은 안오는 버스를 더더욱 멀리하고 다시 적자는 늘어가고 또다시 회사는 직원들의 복지에 들어가는 돈을 줄이고 그러다보면 난폭운전으로 버스기사들은 시위를 하고 결국 돌고 도는 악순환으로 회사, 시민, 기사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도 않았고 그저 그렇게 버스는 지금도 계속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이며 이역 저역을 배회하고 있다. 해결책이라면 약간의 노선을 변경해 지하철과 마주치지 않게 운행을 하고 학생이 많이 밀집된 학교주변을 거쳐 운행하면서 점차적으로 적자를 면하는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아니면 지하철이 곳곳에 뚫린 마당에 그 버스는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이게 내가 버스정류장에서 한없이 안오는 버스를 기다리며 고민해봤던 추억담이다. 그리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버스를 기다리면서 서울시내버스들의 당면한 문제들을 여실히 알 수 있어 소득이 있는 기다림이었다. 비록 적자에 시달리며 난폭한 운전으로 서울시내를 배회하고 있는 버스들이긴 하지만 지하철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긴장감과 생동감, 그리고 버스정류장이라는 기다리는 곳이 있기에 버스와 버스정류장은 더 특별하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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