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있는 따뜻한 골목
김기찬 지음 / 중학당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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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이 사람내음 나서 사진이 좋아 보이는지 귀여운 강아지들이 자리 잡고 있어서 좋아보였는지, 하여간 정감이 가는 사진집이다. 사진속의 강아지들은 아이들과 노인들과 골목 풍경들과 어울려 킁킁거리기도 하고 귀여움을 받기도 하고 살며시 주인 옆에 앉아 있기도 한다.

정이 많고 사람을 잘 따라서인지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우리네 강아지들.. 골목의 풍경 속으로 간간이 가난이 보였지만 강아지들은 그런 것에는 관심 없는 듯 어려운 우리 이웃들과도 잘도 어울리며 꼬리를 흔들어 준다. 그래서인지 골목안의 갖가지 우리 이웃들의 흑백풍경들과 너무나 잘도 어울려 골목을 따뜻하게 밝혀준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릴 적 집 앞 골목에서 큰 개(어릴 때라 더 커보였는지 모르겠다.)와 마주치고 부리나케 도망친 적이 있다. 꼬마여서 빨라봤자 얼마나 가겠는가.. 큰 개는 호기심이 생겼는지 아니면 사람들을 졸졸 따라 다니는 게 취미였는지 끝까지 따라왔다. 한 참 도망가다 할 수 없었는지 골목이 떠나가라 크게 울어 버렸는데.. 그 골목은 지금 어디 있고 그 큰 개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 런지.. 골목이 생각나게 하는 아릿한 사진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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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한국의 야생동물을 찾아서
김연수 글. 사진 / 당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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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동식물이 140만종이라고 하는데 매일 136종이 우리 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 우리 사는 것만 밝히다 보니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슬금슬금 영원히 종 자체가 멸종한다니.. 마음이 아프다. 원래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계속해서 인간의 구역이 꾸역꾸역 넓어지고 함께 번성해야 할 자연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인간은 단지 잠시 머물러 가는 생명체라는 걸 인식했으면 한다. 말 못하는 그들이지만 분명 지구 생태계 내에서 나름의 소중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데 계속 사라진다면 인간도 편치 못할 것이다.

이 책은 아빠사진기자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편지글 형식으로 써서 글 전달하고 있기에 여느 집 아이에게 읽혀도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책을 읽으면서 아빠의 사랑을 전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구나.. 생각해 봤다.

이 산, 저 강, 여기 산맥, 저기 바다들을 돌며 수많은 귀중한 우리 야생동물들의 사진도 찍고 더불어 한국의 야생동물 현황도 들려주는 책이다. 쉽고 평이하게 책이 만들어져 있어 여러 사람들에게 야생동물의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고 야생동물에 관한 저변 확대를 한다는 점에서 좋은 영향을 미칠 책이다.

현장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며 사진을 담았기에 야생동물을 담은 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은 현장감이 넘친다. 사진을 찍히며 호기심 있게 바라보는 야생동물들의 모습이 귀엽기만 한데 사라져만 간다니 아쉽다. 느리고 흐릿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접했는데 그래서인지 사진에 담긴 야생동물들의 모습이 더 애처롭기만 하다. 수달, 족제비, 고슴도치, 도요새, 저어새, 동박새, 꼬마물떼새.. 이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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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윤정의 우리 숲 산책
차윤정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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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읽고 있노라면 부러운 마음이 앞선다. 탁 트인 하늘과 전봇대 같이 하늘 높이 솟은 나무숲들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쉬어 볼 수 있다는 여유. 아.. 그립다. 나같은 독자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차윤정 이라는 산림학자는 더 열심히 이 숲 저 숲을 돌며 독자들의 생각을 대신 행동으로 옮겨주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숲의 내용들을 담은 이야기 속으로 감정이입이 더 쉽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숲 여행기 중 큰 산불이 있었던 고성을 둘러보는 장면은 인상깊다. 군에 있을 때 야간에 먼 발치서 상당히 큰 산불을 본 적이 있었다. 큰 V자 모양으로 점점 번져 가는 산불이었는데 밤새 불이 번졌었다. 아침에 일어나 산을 바라봤는데 푸르렀던 산의 절반 가량이 까맣게 그을음을 보이며 속을 훤히 드러내 보였었다.

그렇게만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고성 숲 산책기를 읽어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산림학자인 저자는 고성 산불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점과 앞으로 고성 숲의 회복을 위해 해야할 일들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부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큰 산불이 있었는데도 검댕 그을음 흙에서 다시 새싹이 돋아나는 생명의 신비는 인상적이었다.

우리 숲을 굽이굽이 산책하던 저자는 생태조사차 장백산 숲으로 떠난다. 장백산 수림을 사진으로만 바라보는데도 웅장한 감동이 전해져 왔다. 장백산의 수림 들을 둘러보다가 여기저기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오염된 장소를 나타내는 부분에선 씁쓸함이 느껴졌다.

인간의 발길이 있는 곳에선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의 영역을 좁혀 놔 버린다. 계속해서 자연을 궁지에 몰아가고 있는 우리 인간의 이기심들.. 광대하고 깊이 있는 숲들의 관대함을 본받고 한없이 겸손해지는 마음을 배워봤으면 한다. 책을 통해 사진속의 멋지고 활기찬 숲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초록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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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 투쟁기 -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이야기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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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는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 일당들이 좋아하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다. 본래 참나무로 알고 있지만 참나무류의 대표격이 신갈나무임을 알아두자. 이웃집 토토로의 도토리 주워먹는 토토로를 좋아하기에 더 재미있고 흥미있게 읽었다. 호두나 잣 같은 맛있는 열매는 그 수가 적다보니 청솔모나 그 외 재빠른 녀석들이 집어 가다보니 결국 흔히 남는 것이 토토리라고 한다.

때문에 다람쥐가 맛은 없지만 비교적 편하게 구할 수 있는 도토리를 먹는다고 한다. 꿩대신 닭이라나.. 근데 토토로는 왜 도토리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마도 신갈나무가 자라면서 겪는 연륜을 흠모하는 건 아닐지..

신갈나무에 대한 사진과 간단한 부연설명 정도로만 이루어진 책 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깊이도 있고 숲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랑도 담겨 있어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읽어나갔다. 또한 저자의 글 솜씨도 뛰어나 신갈나무를 비롯 식물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신갈나무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기반으로 기술한 내용들이라 섬세한 설명들과 다양한 사진들은 독자들에게 신갈나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PC게임이나 TV프로만 접하게 하는 것보다는 아이의 감성에 신갈나무 투쟁기 한 권이 열 배, 스무 배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신갈나무 투쟁기를 읽으면서 생명의 신비를 생생하게 전달받았다. 그저 씨앗이 뿌려져 햇빛과 물만 적절하게 받으면 잘 자라려니 했는데 책을 통해 그 과정이 쉽지 않음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었다. 작은 도토리에서 잘 자란 청년신갈나무가 되기까지의 겪는 난관들.. 곤충들의 공격과 바람, 햇빛, 물, 기온들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고 거기다 어린잎은 나물로 무치고 삶고 비벼먹는 인간까지 더해지니 험난한 나무의 삶이 고단하게 느껴진다.

인상적인 것은 어린 도토리에서 다 자란 신갈나무가 되어서 다시 생을 마감하고 그 후의 생활까지 주변 생태계와 거미줄처럼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도토리 일때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어주고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주고 수많은 미생물들과 공생관계도 이루고 곤충들에게는 쉼을 주는 장소가 되어주고 죽어서는 버섯과 여러 곰팡이들에게 양분을 제공해 주고 다시 땅의 자양분으로 돌아가는 일생이 숭고하기만 하다.

혼자서 잘잘 자랄 것만 같은 나무였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연륜이 고이 간직돼 있음에 우러러보게 된다. 사람 같은 나무 신갈나무의 초연함을 통해 인간들만이 살아가는 지구가 아니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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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ndship - 친구네 집에 가는 길은 먼 법이 없다
정현종 옮김, 메이브 빈치 글, various artists 사진 / 이레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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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기획의 책이다. moments 순간들, intimacy 친밀감, laughter 웃음, kinship가족애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사진공모를 해서 출판했다고 한다. 휴머니티를 위해 상금을 내걸고 기획한 사진집이라는 것이 인상 깊다. 그 중 FRIENDSHIP을 주제로 한 이 사진집은 우정에 관한 다각도의 사진으로 잔잔한 인상을 읽는 이에게 전해준다. 그 많은 사진작가 중 우리나라 사람은 없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만 쏙 빼놓고 기획한건 아닌지..

우정이라.. 사진집을 통해 우정에 대한 진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친구는 제 2의 나이기도 하고 네 친구에게 대해 들려준다면, 나는 네가 누구인지 말해주겠다 라는 명언도 있듯이 친구를 보면 그 자신을 알 수 있다 라는 말은 인상 깊다. 사진집을 보며 그동안 나는 얼마나 주위사람에게 마음을 열었는지 돌아보게 되고 감출게 없으면서도 위장은 왜 하는지도 생각해봤다. 결국 나의 제 2의 인물들이 될 사람들에게 순간들과 친밀감, 웃음, 가족애를 거리감을 두고 전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우정에 관한 폭넓은 사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준 책 이다. 단순히 또래 친구에게만 우정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과도 우정을 나눌 수 있고, 스치듯이 만나는 사람들과도 친밀감을 전해줄 수 있으며 강아지나 각종 생물들에게도 어쩌면 우정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순간들과 친밀감, 웃음, 가족애를 담은 사진들을 통해 삶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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