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 투쟁기 -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이야기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199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신갈나무는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 일당들이 좋아하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다. 본래 참나무로 알고 있지만 참나무류의 대표격이 신갈나무임을 알아두자. 이웃집 토토로의 도토리 주워먹는 토토로를 좋아하기에 더 재미있고 흥미있게 읽었다. 호두나 잣 같은 맛있는 열매는 그 수가 적다보니 청솔모나 그 외 재빠른 녀석들이 집어 가다보니 결국 흔히 남는 것이 토토리라고 한다.

때문에 다람쥐가 맛은 없지만 비교적 편하게 구할 수 있는 도토리를 먹는다고 한다. 꿩대신 닭이라나.. 근데 토토로는 왜 도토리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마도 신갈나무가 자라면서 겪는 연륜을 흠모하는 건 아닐지..

신갈나무에 대한 사진과 간단한 부연설명 정도로만 이루어진 책 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깊이도 있고 숲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랑도 담겨 있어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읽어나갔다. 또한 저자의 글 솜씨도 뛰어나 신갈나무를 비롯 식물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도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신갈나무에 대한 폭넓은 연구를 기반으로 기술한 내용들이라 섬세한 설명들과 다양한 사진들은 독자들에게 신갈나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PC게임이나 TV프로만 접하게 하는 것보다는 아이의 감성에 신갈나무 투쟁기 한 권이 열 배, 스무 배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신갈나무 투쟁기를 읽으면서 생명의 신비를 생생하게 전달받았다. 그저 씨앗이 뿌려져 햇빛과 물만 적절하게 받으면 잘 자라려니 했는데 책을 통해 그 과정이 쉽지 않음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었다. 작은 도토리에서 잘 자란 청년신갈나무가 되기까지의 겪는 난관들.. 곤충들의 공격과 바람, 햇빛, 물, 기온들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고 거기다 어린잎은 나물로 무치고 삶고 비벼먹는 인간까지 더해지니 험난한 나무의 삶이 고단하게 느껴진다.

인상적인 것은 어린 도토리에서 다 자란 신갈나무가 되어서 다시 생을 마감하고 그 후의 생활까지 주변 생태계와 거미줄처럼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도토리 일때는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어주고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주고 수많은 미생물들과 공생관계도 이루고 곤충들에게는 쉼을 주는 장소가 되어주고 죽어서는 버섯과 여러 곰팡이들에게 양분을 제공해 주고 다시 땅의 자양분으로 돌아가는 일생이 숭고하기만 하다.

혼자서 잘잘 자랄 것만 같은 나무였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연륜이 고이 간직돼 있음에 우러러보게 된다. 사람 같은 나무 신갈나무의 초연함을 통해 인간들만이 살아가는 지구가 아니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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