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윤정의 우리 숲 산책
차윤정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여행기를 읽고 있노라면 부러운 마음이 앞선다. 탁 트인 하늘과 전봇대 같이 하늘 높이 솟은 나무숲들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쉬어 볼 수 있다는 여유. 아.. 그립다. 나같은 독자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차윤정 이라는 산림학자는 더 열심히 이 숲 저 숲을 돌며 독자들의 생각을 대신 행동으로 옮겨주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숲의 내용들을 담은 이야기 속으로 감정이입이 더 쉽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숲 여행기 중 큰 산불이 있었던 고성을 둘러보는 장면은 인상깊다. 군에 있을 때 야간에 먼 발치서 상당히 큰 산불을 본 적이 있었다. 큰 V자 모양으로 점점 번져 가는 산불이었는데 밤새 불이 번졌었다. 아침에 일어나 산을 바라봤는데 푸르렀던 산의 절반 가량이 까맣게 그을음을 보이며 속을 훤히 드러내 보였었다.

그렇게만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고성 숲 산책기를 읽어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산림학자인 저자는 고성 산불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점과 앞으로 고성 숲의 회복을 위해 해야할 일들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부분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큰 산불이 있었는데도 검댕 그을음 흙에서 다시 새싹이 돋아나는 생명의 신비는 인상적이었다.

우리 숲을 굽이굽이 산책하던 저자는 생태조사차 장백산 숲으로 떠난다. 장백산 수림을 사진으로만 바라보는데도 웅장한 감동이 전해져 왔다. 장백산의 수림 들을 둘러보다가 여기저기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오염된 장소를 나타내는 부분에선 씁쓸함이 느껴졌다.

인간의 발길이 있는 곳에선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의 영역을 좁혀 놔 버린다. 계속해서 자연을 궁지에 몰아가고 있는 우리 인간의 이기심들.. 광대하고 깊이 있는 숲들의 관대함을 본받고 한없이 겸손해지는 마음을 배워봤으면 한다. 책을 통해 사진속의 멋지고 활기찬 숲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초록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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