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새겨진 나무 이야기
박상진 지음 / 김영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어떤 책들은 읽어도 읽은 뒤 별로 남는 것도 없고, 감흥도 크지 않은 책이 있다. 또 어떤 책은 읽고 난 뒤 여러 가지 책속의 귀한 알맹이들을 전수받은 느낌이 나기도 한다. 바로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가 후자의 책이라 생각한다.


 나무관련 책들을 즐겨 읽는 편인데 식물 관련 또 하나의 멋진 과학자겸 작가가 탄생 했다는 생각이 든다. 촘촘히 짜여진 내용 구성이며 충분한 과학적 바탕과 작가의 경험이 어우러져 읽는 독자로 하여금 많은 배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총 3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단원에 충실한 내용과 과학적 사실을 접목하고 있어 끝 장을 덮는 순간 아.. 뭔가 배웠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시작 단원은 앞으로 전개될 나무와 문화재의 연관을 이해하게 해주는 개략적 나무의 속성에 대해 시원스런 개념을 잡아주고 뒤이어 나오는 단원들로 목재조직학을 공부하는 나무학자의 훌륭한 이론들을 재밌고 간결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또한 도중에 어려운 과학적 항목들은 그림 설명으로 이해를 도왔으며, 다양한 고증 사진들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쉽게 나무과학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그 만큼 치밀하게 책이 만들어 졌음을 알게 해준다. 때문에 목재조직학이란 생소한 분야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전혀 다른 곳의 지식을 손쉽게 알 수 있게 된다.


 구조적 장점 말고 내용적 장점으로는 다루고 있는 팔만대장경과 거북선, 숯, 보물섬, 계수나무.. 등 다양한 문화재를 나무학자의 입장에서 현미경적으로 전혀 다르게 조명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읽고 있는 내내 추리소설에 버금가는 긴박감으로 책을 접하게 해준다. 과학을 다루는 책이 이렇게도 흥미진진하다니 놀랍기만 하다. 다루고 있는 주제가 대중적이고 궁금 해하던 내용이라서 더 재밌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랜만에 과학문화의 재밌고 좋은 책을 만나서 기분이 좋다.


ps. 참고하자면 이 책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하여 과학문화재단에서 기획했으며 저술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 만큼 검증이 된 책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청소년이나 대학생, 자연과학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에게, 친숙하게 자연과학을 다가가게 해 줄 수 있을 듯 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4-05-20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대 야생 동물 대탐험 BBC 자연사 다큐멘터리 3
팀 헤인즈 지음, 김혜원 옮김, 대런 홀리 그림 / 사이언스북스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다이나믹하다. 일반사진이 아닌 컴퓨터로 작업한 첨단 화보로 고생대에 존재하던 야생동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았기에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없는 동물들의 생활사를 부활시켜 읽는 이로 하여금 고대 야생시대를 연상하게끔 해준다. 책 안의 고대 야생동물을 다룬 화보들마다, 고대 야생동물이 움직이면서 일으키는 자욱한 먼지구름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람들의 관심은 늘 중생대에 살던 공룡에 초점이 있었기에 조금은 덜 관심이 갔었던 시기가 고생대 동물들이다. 거대한 몸집과 커다란 이빨, 하늘을 뒤덮는 웅장한 익룡의 날개는 지구에서 그들이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 많이 관심이 가고 애착이 갔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은 그 공룡이 멸종한 뒤 지구에서 번성했던 고대 야생동물들을 다뤘다. 흔히 야생동물이라 하면 멧돼지, 코끼리, 호랑이, 표범, 기린.. 정도인 줄 알았는데 그 이전의 세대에 살던 듣도 보도 못한 고대 야생동물이 존재했으리 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맘모스 정도라면 모를까..

이상한 놈들이 존재하던 시대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 사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살 던 시대와는 동떨어져 있긴 하지만 이전의 시대를 상상하고 관찰해 보면서 공룡이 아닌 야생동물의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 보는 일도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섯 - 지성자연사박물관 4
조덕현 지음 / 지성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버섯 맛을 생각하며 읽었다. 흐물흐물하면서 물컹한 맛의 버섯.. 잡채에도 넣어먹고 영비천에도 들어있는 버섯. 슈퍼마리오에서 버섯을 먹으면 커지는 마리오와, 개구쟁이 스머프가 살고 있는 버섯 집과, 어릴 적 버섯돌이라는 만화도 인기를 끌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만큼 식생활에도 관련이 많고 인간에게도 밀접한 생물이다.

얼마 전 학교 뒷산에 오른 적이 있는데, 습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며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중 고목에 덕지덕지 붙은 버섯들을 본 적 있다. 층층이 붙어 으시시하게 보였다. 그 외에도 혼자서 우산처럼 버티고 있는 버섯도 봤고, 나무 밑동에 자리한 갈색의 버섯들도 봤다. 버섯 보는 안목이 없는지라 다 독버섯 같기만 하고 습하고 죽은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이 왠지 친근감이 들지는 않았다.

버섯이 포자로 번식을 하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자세한 생태며 번식방법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는데 버섯박사님이 저술한 이 책을 보고 쉽고 자세하게 많은 버섯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박사님이 친절하게 손수 그리신 버섯 삽화까지 더하니 한층 더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다. 버섯이라고 해야 영지버섯이니, 느타리버섯, 송이버섯, 팽이버섯, 표고버섯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그 종이 우리 나라에만 1600종 보고되었다고 하니 그 다양성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버섯은 썩고 죽은 유기물을 다시 자연으로 환원시키는 분해자역할을 한다. 때문에 환경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생물이다. 광합성을 하지 않아 식물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인상깊은 버섯에는 아스팔트를 뚫고 나올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버섯과, 공룡의 알을 닮은 버섯, 화산처럼 연기를 내뿜는 버섯, 곤충의 몸에서 자생하는 동충하초 등이었는데 단연 동충하초가 제일 신기했다. 곤충의 몸을 숙주로 해서 영양분을 이용하는 동충하초는 요즘에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졌는데 그게 버섯이었는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동충하초가 자라는 사진을 보니 꽤 인상적이었다. 버섯의 종류가 하도 많아 책을 본다고 해도 제대로 분류해 내지는 못할 것 같다. 독버섯만 구별해도 더 바랄 게 없지만 그놈이 그놈 같아 영~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듯 싶다.

태풍이나 비바람이 칠 때 가로수나 숲의 나무가 쓰러지는 걸 볼 수 있는데 쓰러진 나무가 가로로 부러진 것, 종이처럼 갈기갈기 찢어진 것, 뿌리채 뽑힌 것을 볼 수 있는데, 가로로 뚝 부러진 것은 버섯의 균사가 나무 속에서 가로로 뻗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약해져서 먼저 부러진 것이고, 종이처럼 찢어져 넘어진 것은 균사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p54) 버섯이 발생하는 부위는 외부의 작은 힘에 의해서도 꺾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책을 통해 좋은 정보를 얻었다. 산을 오를 때 부러진 나무를 보고 버섯에 의해서 어떤 방향으로 부러졌는지 유추해 볼 수 있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 우리가 정말 몰랐던 식물의 사생활
차윤정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나름의 좋은 문학적 글 솜씨를 소유하고 과학적인 책을 출간하는 저자들이 여러 명 있다. 최재천, 권오길, 차윤정.. 공부한 분야에서도 해박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기에 그들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배우는 점이 많다. 더욱이 과학적 입장과 사회의 입장을 적절히 조명하며 문제점과 해결점을 제시해 주고 있기에, 자연을 통해서 배우는 그들의 견해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다. 글도 잘 쓰고 과학적 지식도 많으니 그야말로 팔방미인인 저자들이다.

이 책은 식물의 여러 특성들을 둘러둘러 소개하면서 식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으로 인간군락의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일들을 조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자연에서 배우는 교훈들은 더 새롭고 다가오는 면이 더 많지 않나 싶다. 전체적인 구성은 식물도 전 방위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주변환경에 반응하고, 생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세포들을 반응시키고 있으며 자신과 주변의 조화와 경쟁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으며, 나름의 언어와 방식들을 끊임없이 배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때문에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식물의 신비스러운 생명현상을 저절로 습득할 수 있다.

가끔 주변의 식물이나 동물들을 보며 저들이 바로 우리가 외계로부터 찾고 있는 외계생명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볼 때 말도 못하고 지능도 없고 먹고 자고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우리가 모르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생각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닐까? 바라보기에 따라 다르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만 여기 저기 돌아다녔다면 무척 외로웠을 것이다. 강아지도 있고 공룡도 있고 토끼도 있고 새도 있고 선인장도 있고 기린도 있기에, 우리가 사는 지구는 한 층 더 왁자지껄하지 않은가?^^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그들이 보이는 바람과 빛, 물, 바람, 화학, 곤충, 새, 온도 등과 보이는 다방면의 관계들은 알고 나면 신비스럽기만 하다. 책을 읽은 경험으로 주변의 식물들을 대할 때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실천을 해 봐야겠다. 식물들의 살아가는 방식과 생태를 보며, 세상은 정말 혼자서는 살 순 없고 여러 가지 얽힌 관계들 속에서 치열하고 경쟁적이며 영향을 받는 관계 속에서 살고있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여유가 있을 때 가만히 식물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바람에 움직이며 살랑거리는 모습과 울리는 공명의 소리들을 느껴보며, 내가 식물이 되고 식물이 내가 되면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이치를 터득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조여행 - 주남의 새 - 21세기 가족 레포츠 Bird Guide
최종수 지음, 이우신 감수 / 현암사 / 200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옥상에 닭이 살고 있다. 두 마리가 사이좋게 살고 있는데 알도 낳아 주고 온순하기만 하다. 가끔씩 두 닭을 보며 그들의 움직임도 주시해보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상상도 해보고 사이좋은 그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본다.. 근데 예쁘진 않다.

점점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고유의 취미생활로 새 관찰이 자리잡아 가고 있고 더불어 새가 살고 있는 환경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어 기분이 좋다. 닭과는 다른 기분을 우리는 새를 통해서 만족할 수 있나 보다. 하늘을 날고 순결한 하얀 깃털은 왠지 모르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존재하나 보다.. 새 사진을 보는 걸 즐겨한다. 탁탁한 세상을 경험하다 가끔씩 새 사진을 들춰보면 시원시원한 마음이 찾아오곤 한다. 인간과는 다른 순수한 눈빛을 가지고 욕심 없이 날개 짓을 하고 부리를 놀리는 그들의 모습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도약하고 하늘을 날고 물가에서 움직이는 모습들은 즐거움을 안겨준다.

가족간에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다고 생각하면 새 관찰을 통해 좋은 목적을 가진 여행도 가보는 것도 귀할 듯 싶다. 가족 단합도 하고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신비한 새들의 주둥이와 모양새도 보여주며 자연의 소중함도 접하게 해주고 어릴 적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자라나게 해주는 특별한 정서적 영향도 충분하게 끼칠 수도 있을 듯 싶다.

이 책은 주남저수지의 새들만을 다루고 있지만, 많은 저수지들에서 비슷한 새들이 나타나기에 크게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푸르른 자연 속에서 이 책 한 권 펴놓고 저 놈은 무슨 새고, 또 이놈은 무슨 새인지 알아도 보고 자연의 소중함도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새 관찰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챙겨야 할 준비물들도 소개해 주고 있어 새 여행 떠날 때 한 권 소지하면 듬직할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