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 지성자연사박물관 4
조덕현 지음 / 지성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버섯 맛을 생각하며 읽었다. 흐물흐물하면서 물컹한 맛의 버섯.. 잡채에도 넣어먹고 영비천에도 들어있는 버섯. 슈퍼마리오에서 버섯을 먹으면 커지는 마리오와, 개구쟁이 스머프가 살고 있는 버섯 집과, 어릴 적 버섯돌이라는 만화도 인기를 끌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만큼 식생활에도 관련이 많고 인간에게도 밀접한 생물이다.

얼마 전 학교 뒷산에 오른 적이 있는데, 습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며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중 고목에 덕지덕지 붙은 버섯들을 본 적 있다. 층층이 붙어 으시시하게 보였다. 그 외에도 혼자서 우산처럼 버티고 있는 버섯도 봤고, 나무 밑동에 자리한 갈색의 버섯들도 봤다. 버섯 보는 안목이 없는지라 다 독버섯 같기만 하고 습하고 죽은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이 왠지 친근감이 들지는 않았다.

버섯이 포자로 번식을 하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자세한 생태며 번식방법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는데 버섯박사님이 저술한 이 책을 보고 쉽고 자세하게 많은 버섯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박사님이 친절하게 손수 그리신 버섯 삽화까지 더하니 한층 더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다. 버섯이라고 해야 영지버섯이니, 느타리버섯, 송이버섯, 팽이버섯, 표고버섯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그 종이 우리 나라에만 1600종 보고되었다고 하니 그 다양성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버섯은 썩고 죽은 유기물을 다시 자연으로 환원시키는 분해자역할을 한다. 때문에 환경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생물이다. 광합성을 하지 않아 식물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인상깊은 버섯에는 아스팔트를 뚫고 나올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버섯과, 공룡의 알을 닮은 버섯, 화산처럼 연기를 내뿜는 버섯, 곤충의 몸에서 자생하는 동충하초 등이었는데 단연 동충하초가 제일 신기했다. 곤충의 몸을 숙주로 해서 영양분을 이용하는 동충하초는 요즘에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졌는데 그게 버섯이었는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동충하초가 자라는 사진을 보니 꽤 인상적이었다. 버섯의 종류가 하도 많아 책을 본다고 해도 제대로 분류해 내지는 못할 것 같다. 독버섯만 구별해도 더 바랄 게 없지만 그놈이 그놈 같아 영~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듯 싶다.

태풍이나 비바람이 칠 때 가로수나 숲의 나무가 쓰러지는 걸 볼 수 있는데 쓰러진 나무가 가로로 부러진 것, 종이처럼 갈기갈기 찢어진 것, 뿌리채 뽑힌 것을 볼 수 있는데, 가로로 뚝 부러진 것은 버섯의 균사가 나무 속에서 가로로 뻗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약해져서 먼저 부러진 것이고, 종이처럼 찢어져 넘어진 것은 균사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p54) 버섯이 발생하는 부위는 외부의 작은 힘에 의해서도 꺾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책을 통해 좋은 정보를 얻었다. 산을 오를 때 부러진 나무를 보고 버섯에 의해서 어떤 방향으로 부러졌는지 유추해 볼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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