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 우리가 정말 몰랐던 식물의 사생활
차윤정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나름의 좋은 문학적 글 솜씨를 소유하고 과학적인 책을 출간하는 저자들이 여러 명 있다. 최재천, 권오길, 차윤정.. 공부한 분야에서도 해박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기에 그들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배우는 점이 많다. 더욱이 과학적 입장과 사회의 입장을 적절히 조명하며 문제점과 해결점을 제시해 주고 있기에, 자연을 통해서 배우는 그들의 견해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다. 글도 잘 쓰고 과학적 지식도 많으니 그야말로 팔방미인인 저자들이다.

이 책은 식물의 여러 특성들을 둘러둘러 소개하면서 식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으로 인간군락의 문제점과 해결해야 할 일들을 조명하고 있다. 그렇기에 자연에서 배우는 교훈들은 더 새롭고 다가오는 면이 더 많지 않나 싶다. 전체적인 구성은 식물도 전 방위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주변환경에 반응하고, 생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세포들을 반응시키고 있으며 자신과 주변의 조화와 경쟁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으며, 나름의 언어와 방식들을 끊임없이 배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때문에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식물의 신비스러운 생명현상을 저절로 습득할 수 있다.

가끔 주변의 식물이나 동물들을 보며 저들이 바로 우리가 외계로부터 찾고 있는 외계생명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볼 때 말도 못하고 지능도 없고 먹고 자고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우리가 모르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생각과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닐까? 바라보기에 따라 다르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람만 여기 저기 돌아다녔다면 무척 외로웠을 것이다. 강아지도 있고 공룡도 있고 토끼도 있고 새도 있고 선인장도 있고 기린도 있기에, 우리가 사는 지구는 한 층 더 왁자지껄하지 않은가?^^

뿌리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그들이 보이는 바람과 빛, 물, 바람, 화학, 곤충, 새, 온도 등과 보이는 다방면의 관계들은 알고 나면 신비스럽기만 하다. 책을 읽은 경험으로 주변의 식물들을 대할 때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실천을 해 봐야겠다. 식물들의 살아가는 방식과 생태를 보며, 세상은 정말 혼자서는 살 순 없고 여러 가지 얽힌 관계들 속에서 치열하고 경쟁적이며 영향을 받는 관계 속에서 살고있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여유가 있을 때 가만히 식물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바람에 움직이며 살랑거리는 모습과 울리는 공명의 소리들을 느껴보며, 내가 식물이 되고 식물이 내가 되면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이치를 터득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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