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연애전서 - 남
론 루이스, 데이비드 코플랜드 지음, 서현정 옮김 / 만물상자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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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재미있는 책이다. 많은 남녀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고 호기심을 갖는 '연애'란 것을 수많은 사례와 철저한 분석을 통해 방대한 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가르쳐 주는 책이다. 이 책의 기본 틀은 '자신감'이다. 반복해서 자신감을 인지시키며, 자신을 사랑하고 당당한 생활을 하고 주관에 의해 멋지게 움직이는 사람만이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男을 위한 <실용연애전서>부수적인 연애기술들을 살펴보면 ' 자신감'에 기반을 둔 로맨틱, 결단력, 확률게임임을 인지하고, 매달리지 말라, 존중해라, 즐거운 기분을 가져라, 깔끔한 옷차림 등이 부수적인 연애기술들이다. '자신감'을 갖고 위에 열거한 기술들을 충실히 갈고 닦는 다면 책의 내용대로 라면 모든 여성과 연애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 '연애'를 위한 방법만 찾으려 한 사람 외에도 이 책은 '연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자신감을 제공해 주는 책이다. 책 안에서 끊임없이 제기해주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라고 속삭이는 내용들은 읽고있는 동안 충분히 도움이 된다. 자신에 몰입하며 당당한 생활로 삶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당연히 목표도 분명하겠고 세상의 중심을 많은 부분 자신에게 할당하므로 충분히 매력 있게 보일 것은 당연할 듯 싶다. 자신 있고 매력 있으니 자연스레 여성과의 유쾌할 수 있고 충분히 멋져 보일 자격을 갖춘 것이리라..

또 한가지 얻을 수 있는 것은 세상을 향한 열린 마음이다. 자신을 사랑하니 주변의 환경을 사랑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만나는 모든 사물에 애정을 가질 수 있고, 자연스럽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연애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를 위한 지평을 넓혀주기도 하는 책이다.

단점이라면 미국인이 쓴 책이라 사례도 그렇고 개방적인 미국의 성문화도 그렇고 많은 방향이 미국사회를 중심으로 만들어 졌기에 약간은 너무 개방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전문가들이 많은 사례와 상담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만든 책이기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겠지만 아직은 우리 나라 정서에 조금 앞서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의 대부분이 모르는 여성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 목표는 언제나 잠자리로 이어지기에 이성간의 만남이 조금 왜곡된 곳도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남녀간의 만남은 세계공통의 화제이기에 미국과 우리 나라의 연애론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 싶다.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면 자연스레 인기 있고 사랑 받는 사람이 된다는 내용은 정말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에 나온 이론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연마한다면 훌륭한 선수 한 명이 탄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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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 - 극우야 잦아 들어라
홍세화 외 지음 / 아웃사이더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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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가사리라.. 표지에도 불가사리 모습이 험상궂게 나와 있는데, 빨간 표지 색과 더불어 으시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딘가 유익하지도 않으면서 끝없이 자라고 달라붙고 지리멸렬하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놈이다. 이 책은 그 놈 불가사리를 다뤘다. 말 잘하고 글 잘 쓰고 분명한 아웃사이더 열 명이 쓱싹 쓱싹 잘 갈아진 칼로 불가사리 그 놈을 이곳 저곳 잘라보기도 하고 말리기도 하고 근원을 파헤치기도 하며 없앨 방법을 궁리한다. 당최 글재주들이 뛰어나고 불가사리를 없애려고 작정하고 쓴 글들이라 힘이 있고 읽고 있노라면 곧 불가사리들이 사라질 것도 같다.

특별히 송원재씨가 쓴 교육계의 수구파 불가사리들을 공격하는 부분은 요즘 전교조라는 말이 자주 언론에 오르고 이슈화되는 일이라서 인상깊게 읽었다. 밀린 숙제라는 상징적 제목으로 밀린 불가사리들인 교육계의 장본인들을 하나 하나 숙제하는 부분은 공감이 갔다.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해 준다면 교육의 수구 불가사리들도 좀 잦아질 듯 싶다.

워낙 끈기 있게 지탱해온 불가사리의 세월이라 쉽사리 사라지진 않겠지만 마지막 홍세화씨의 글에서도 보듯 2002년 겨울 보여주었던 작은 손들이 모여 이룩한 촛불시위와 같은 시대적 흐름도 이제는 인정해야 하겠다. 인정함은 곧 불가사리들의 팔이 하나 둘 잘려나간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물론 잘려진 팔은 불가사리 특성상 또다시 재생되어 자라나겠지만, 촛불시위와 같은 작은 손들이 지켜보는 한 쉽사리 성체로 자라나기는 힘들 것이다.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생물이 없듯이 불가사리 역시 지구상에서 나름의 도움이 되는 위치를 점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 살면서 기승을 떨치는 극우 불가사리들도 제발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위치에서 바글바글 좋은 방향으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책 내용과는 조금 다른 얘기지만, 논조와 방향이 분명하고 워낙 뛰어난 분들이 글을 써서 그런지 글들을 읽는 동안 내용을 떠나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인가를 느껴볼 수 있었던 점도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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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속으로
권병조 지음 / 풀빛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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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잉카를 배경으로 한 태양의 아들 아스테반을 무척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태양신을 섬기며 찬란한 문화를 뽐내고 콘돌과 황금의 문명을 자랑으로 내세웠던 잉카! 자라면서 언뜻 언뜻 잉카문명의 웅장함을 접하고 고산지대의 마추 삑추를 보며 신비스러움에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호기심이란 큰 능력을 배가시키려 했는지 만화에서도 잉카를 다룬 내용이 많았었다. 그래서 인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려는 세상의 휩쓸림에 나도 끌려들어갔나 보다. 콘돌을 그리워하고 황금문명이 지금도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듯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니 말이다.

어릴 적 신비스러웠던 감흥을 품고 책을 접했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잉카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해야겠다. 잉카 이전의 역사와 문화 그들의 풍습, 침략자들에 의해 부서지는 문명의 모습들을 포함하는 잉카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이 다 들어 있다. 때문에 남아메리카 지방에 있는 잉카에 대한 좋은 역사서 한 권을 읽었단 기분이 들기도 한다. 기분 좋은 건 <잉카속으로>란 책이 번역본이 아닌 우리나라 사람이 직접 여행하고 겪고 공부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 다가오는 면이 색달랐다. 어쩌면 저자역시 나와 같은 어릴 적 기억들을 품고 잉카로 떠났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기분 나빴던 것은 고이 간직되어 있던 잉카 문명이 한낱 황금을 꿈꾸는 어설픈 스페인 침략자들에 의해 순식간에 파괴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침략자들이 섬기는 신을 믿지 않는다며 문명을 파괴시키고 황금을 위해 수많은 원주민들을 살해하는 모습들이 이상하게 다가왔다. 스페인 침략자들에 대한 반감도 크긴 하지만 잉카 문명의 왕족들에 대한 모습역시 반감이 크긴 마찬가지다. 비록 지금은 그들 잉카 문명이 만들어 놓은 많은 건축물과 상징물들이 아름답고 유적으로서의 가치가 크긴 하지만 그 건축물들을 만들기 위해 동원됐던 원주민들과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그다지 멋져 보이지도 않는다. 그 만큼 왕권이 강했을 테지만 책에서 보여주는 일반 원주민의 생활 모습을 담은 장면들은 가난하기 그지없었다.

직접 여행하고 공부해서 나온 책이기에 현장감이 느껴졌고, 태양의 아들 아스테반과 커다란 콘돌이 있던 잉카역사에 관해서 많은 부분을 알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사진으로 담은 잉카의 사진들 역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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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의 세계 - 게으름뱅이와 카우치포테이토로 살아가기
이본느 하우브리히 지음, 이영희 옮김 / 넥서스BOOKS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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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를 게으름과 여유로 개념을 잡아두고, '소파'에 관한 역사적, 철학적 관련 이야기들을 방대하게 소개하고 있다. 때문에 글 초반엔 게으름에 관한 많은 자료들로 배경지식을 차곡차곡 쌓은 뒤 중반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작가의 소파론?을 들어야 한다. 서론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반부는 게으름에 대한 역사와 철학을 여러 가지 사례와 인물들을 통해 게으름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제시한다. 따라서 다른 시각으로 게으름을 조명하며 고정관념을 계속해서 깨게 만들기를 시도한다. 충분히 작가의 소파론에 대한 개념을 잡을쯤~ 해서 슬슬 본격적인 알맹이들이 몰려나온다.

한가지 모순은 게으름뱅이와 귀차니스트들을 옹호하는 책인 것 같으면서도 막상 읽어보면 게으름을 옹호하는 건지 열심히 살라는 건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으름을 은근히 장려하는 것 같으면서도 진정한 게으름은 따로 있다는 느낌도 받았기 때문이다. 게을러지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란 말인가?

게으름의 진정한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게으를 수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게으름 한가지에도 철학적으로도 통달했다는 뜻인데, 과연 수많은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 중 얼마나 진정한 게으름의 생활 방법을 알고 있단 말인가.. 그저 목표의식을 잃어버리고 어쩔 수 없이 게을러지는 게 맞지 않을까? 아마도 이 책은 막사는 게으름뱅이를 위한 책은 아니고 어느 정도 쉴 틈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올바른 쉼을 소파로 비유하면서 소파에서의 시간을 잘 활용하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건 아닐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게 되면 게으름의 방향성 하나는 확실히 잡을 수 있다. 때문에 게으르고 싶을 때나 게으른 모습을 보일 때, 어느 정도는 여타의 게으름뱅이와는 한 차원 다른 게으름을 뽐내며 게으름을 만끽할 수 있을 듯 싶다. 신나게 일하면서도 잠깐 쉴 때면 주변의 소파에 푹 파고들어 게으름을 마음껏 느끼며 그 자체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저자가 원하는 게으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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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
김준목 지음 / 시공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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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카사노바 보다는 책의 저자가 더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동안 진정한 취미생활이 뭔지 저자를 통해 알아 볼 수 있었다. 고서적 수집이라는 독특한 수집생활을 하는 저자는 단지 수집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서적의 배경까지 알아보려 유럽까지 가서 많은 고서적 상점을 둘러보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때문에 그가 운영하는 고서적 전문 사이트도 방문해 봤는데 색다름의 여러 가지를 접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카사노바의 흔적을 찾아 유럽을 전전하던 저자는 유럽의 많은 도서관과 고서적 상점들을 찾아다니는데, 사진과 함께 보는 유럽의 도서관과 고서적 상점의 모습은 전통과 여유를 잘 나타내 주고 있었다. 유럽의 도서관과 고문서에 대한 애정, 그리고 친절함에서 유럽의 문화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밖에 카사노바가 다녔던 까페와 장소들이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고스란히 유럽곳곳에 즐비하다는 사실은 전통을 어떠한 방식으로 보존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물론 유럽의 전통과 여유라는 것이 어디까지나 약소국을 침략해서 얻은 결과물이라, 그들만의 문화만 보존하고 영유하는 모습에서 반감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책제목이 카사노바도 아닌 <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다. 저자는 카사노바에 대해 상당히 좋은 평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유럽을 두루두루 이동하며 카사노바에 얽힌 자료를 찾는 열정을 보였으리라.. 전세계에 '카사노비스트'라는 200여명의 매니아가 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색다른 정보였다.

책을 통해서 카사노바가 단순히 바람둥이가 아닌 많은 생각과 고뇌를 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통이 있다는 파도바 대학 출신에 법학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며 요리와 예술에도 능한 팔방미인이라고 한다. 거기다 왕성한 활동으로 유럽의 여러 곳을 누비며 활약하는 모습은 요즘 흔히 말하는 카사노바와는 대비된다. 카사노바 흉내도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단순히 카사노바의 연애 이야기들만 나열했다면 진부했을 테지만, 카사노바의 철학과 그의 일대기를 찾아 직접 현장을 바라본 시선이 있기에 특별하지 않았나 싶다. 책을 통해 카사노바의 다른 면(지식과 예술과 감성을 겸비)을 알 수 있었던 것도 재밌었고 책을 쓴 저자의 취미생활도 접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취미 생활을 열정적으로 가져 보는 것도 살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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