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
김준목 지음 / 시공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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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카사노바 보다는 책의 저자가 더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동안 진정한 취미생활이 뭔지 저자를 통해 알아 볼 수 있었다. 고서적 수집이라는 독특한 수집생활을 하는 저자는 단지 수집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서적의 배경까지 알아보려 유럽까지 가서 많은 고서적 상점을 둘러보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때문에 그가 운영하는 고서적 전문 사이트도 방문해 봤는데 색다름의 여러 가지를 접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카사노바의 흔적을 찾아 유럽을 전전하던 저자는 유럽의 많은 도서관과 고서적 상점들을 찾아다니는데, 사진과 함께 보는 유럽의 도서관과 고서적 상점의 모습은 전통과 여유를 잘 나타내 주고 있었다. 유럽의 도서관과 고문서에 대한 애정, 그리고 친절함에서 유럽의 문화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밖에 카사노바가 다녔던 까페와 장소들이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고스란히 유럽곳곳에 즐비하다는 사실은 전통을 어떠한 방식으로 보존해야 하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물론 유럽의 전통과 여유라는 것이 어디까지나 약소국을 침략해서 얻은 결과물이라, 그들만의 문화만 보존하고 영유하는 모습에서 반감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책제목이 카사노바도 아닌 <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다. 저자는 카사노바에 대해 상당히 좋은 평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유럽을 두루두루 이동하며 카사노바에 얽힌 자료를 찾는 열정을 보였으리라.. 전세계에 '카사노비스트'라는 200여명의 매니아가 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색다른 정보였다.

책을 통해서 카사노바가 단순히 바람둥이가 아닌 많은 생각과 고뇌를 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통이 있다는 파도바 대학 출신에 법학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며 요리와 예술에도 능한 팔방미인이라고 한다. 거기다 왕성한 활동으로 유럽의 여러 곳을 누비며 활약하는 모습은 요즘 흔히 말하는 카사노바와는 대비된다. 카사노바 흉내도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단순히 카사노바의 연애 이야기들만 나열했다면 진부했을 테지만, 카사노바의 철학과 그의 일대기를 찾아 직접 현장을 바라본 시선이 있기에 특별하지 않았나 싶다. 책을 통해 카사노바의 다른 면(지식과 예술과 감성을 겸비)을 알 수 있었던 것도 재밌었고 책을 쓴 저자의 취미생활도 접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취미 생활을 열정적으로 가져 보는 것도 살면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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