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의 세계 - 게으름뱅이와 카우치포테이토로 살아가기
이본느 하우브리히 지음, 이영희 옮김 / 넥서스BOOKS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소파'를 게으름과 여유로 개념을 잡아두고, '소파'에 관한 역사적, 철학적 관련 이야기들을 방대하게 소개하고 있다. 때문에 글 초반엔 게으름에 관한 많은 자료들로 배경지식을 차곡차곡 쌓은 뒤 중반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작가의 소파론?을 들어야 한다. 서론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반부는 게으름에 대한 역사와 철학을 여러 가지 사례와 인물들을 통해 게으름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제시한다. 따라서 다른 시각으로 게으름을 조명하며 고정관념을 계속해서 깨게 만들기를 시도한다. 충분히 작가의 소파론에 대한 개념을 잡을쯤~ 해서 슬슬 본격적인 알맹이들이 몰려나온다.

한가지 모순은 게으름뱅이와 귀차니스트들을 옹호하는 책인 것 같으면서도 막상 읽어보면 게으름을 옹호하는 건지 열심히 살라는 건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게으름을 은근히 장려하는 것 같으면서도 진정한 게으름은 따로 있다는 느낌도 받았기 때문이다. 게을러지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란 말인가?

게으름의 진정한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게으를 수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게으름 한가지에도 철학적으로도 통달했다는 뜻인데, 과연 수많은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 중 얼마나 진정한 게으름의 생활 방법을 알고 있단 말인가.. 그저 목표의식을 잃어버리고 어쩔 수 없이 게을러지는 게 맞지 않을까? 아마도 이 책은 막사는 게으름뱅이를 위한 책은 아니고 어느 정도 쉴 틈 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올바른 쉼을 소파로 비유하면서 소파에서의 시간을 잘 활용하게 해주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건 아닐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게 되면 게으름의 방향성 하나는 확실히 잡을 수 있다. 때문에 게으르고 싶을 때나 게으른 모습을 보일 때, 어느 정도는 여타의 게으름뱅이와는 한 차원 다른 게으름을 뽐내며 게으름을 만끽할 수 있을 듯 싶다. 신나게 일하면서도 잠깐 쉴 때면 주변의 소파에 푹 파고들어 게으름을 마음껏 느끼며 그 자체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저자가 원하는 게으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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