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세 이재용 - 그의 출발선은 왜 우리와 다른가
곽노현 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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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몽헌 회장의 장례식에 삼성의 이건희 회장을 대표해서 이재용이라는 사람이 식장에 방문했던 일이 TV에 비춰진 일이 있었다. 많은 기업인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TV에서 주목해 조명되어지고 있기에 약간은 신기하게 바라보고 스쳐지나갔던 기억이 난다.

삼성 3세 이재용의 경영능력에 대해 쓴 책인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차츰 전혀 다른 성격의 책임에 놀랐다. 많이 생각해 보지 않은 부의 세습과 재벌 세습에 대해 이재용을 중심으로 다방면에 걸쳐 비판하고 있는 책이었다. 물론 많은 기업에서 그들의 아들들에게 기업을 물려주고 있지만 유독 삼성 3세에게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그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고 파급효과가 큰 기업이기 때문에 그러리라 생각된다.

오마이뉴스에 기사화 된 내용들을 책으로 담았기에 흥미진진했고(오마이뉴스 기사는 흥미진진하다.) 이재용이라는 삼성 3세가 재벌 세습을 위한 여러 가지 순차를 밟아오다 이제는 덜컥 덜미를 잡혀버린 회계상의 문제, 도덕상의 문제들을 자세하게 조명해 주고 있다.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이재용과 같은 해 하루차이나는 생일을 가진 은행원 이재용이라는 평범한 일상의 인물을 비교 인터뷰하면서 과연 삼성 3세 이재용이 삼성가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부를 만들 수나 있었을까를 알기 쉽게 비교해 두었다.

2년 전에 출판된 책이긴 하지만 사회가 이제는 여러 분야에 문제제기를 하는 모습은 보기 좋다. 비록 소수의 시민단체에서 반격을 하는 일이긴 하지만 파급되어 나타나는 효과는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기에 사회견제와 건전한 비판세력으로 힘이 모아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책 안에서는 삼성주주총회에서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의 입장에서 삼성에 반격을 가하는 내용은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다수가 우루루 가는 상황에서 소신을 갖고 충분한 판단과 연구를 통해 일침을 가하는 내용은 사회에서 어떡게 처신해야 하는지 배워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일전에 교회세습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명성과 능력으로 거대 교회로 성장시킨 목사들의 후임자로 목사 아들들이 여러 거대교회의 후계자로 임명되는 일이 있어 사회적으로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는데 기업세습도 어떤 맥락에서는 교회세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환경과 배경이 주는 장점으로 인해 쉽고 빠르게 기득권을 장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밑에서부터 겪어나가는 경험은 부족하리라 싶다.

소심한 생각이지만 재벌 아들들과 상류층에 속하는 이들은 우리와 다른 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생배경부터 다르기에 그들이 사는 방식을 견제한다는 것도.. 물론 주목받는 사람들이기에 도덕성과 합법성이 기본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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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오테라피 - 독서치료, 책속에서 만나는 마음치유법
조셉 골드 지음, 이종인 옮김 / 북키앙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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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좋은 점을 독서치료란 부분에 기대어 주르륵 소개한 책이다. 활발한 성격과 여러 가지 여건과 환경이 뒷받침 해주지 않는 이상 자신이 움직이고 있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주어진 환경 안에서의 사람들과만 관계를 맺고 좁은 울타리 안에서의 경험에 만족하면서 크게 노력하지 않는 이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세상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간다.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고 좋은 위치와 사람들을 만나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일상의 사람들에게 문학 책읽기가 어떤 하나의 대안과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제시한다. 한 사람의 인생에 빗대어 성장하고 유년기를 보내고 이성에 관심을 갖고 연애를 하고 결혼과 이혼을 하고 노년기를 맞고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의 사이클을 돌아보며 순간순간 겪게되는 시행착오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지를 책읽기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 준다. 바로 생각하기에 따라 닫힌 공간안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책읽기가 우물 밖을 여행할 수 있는 하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해준다.

책읽기를 통해 겪어보지 않은 일들을 미리 경험하고 삶에 대처할 수 있으며, 또한 이미 경험해버린 좋지 않은 유년의 기억들이나 살아가면서 겪은 나쁜 기억들을 책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개방적으로 배출함으로 독서치료란 분야로 승화시키는 점들을 생각해 볼 만하다. 우리들은 대부분 나쁜 기억들은 꽁꽁 묶어버리고 기억 저편에 묻어둔다. 생각하면 마음만 아프기 때문이다. 책을 빗대어 보면 그런 나쁜 기억들을 우리는 문학 책이나 여러 책들을 통해서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음을 발견하고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상황을 보냈는지를 자연스럽게 다가서며 3자의 입장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픈 과거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고 본다. 함께 공유하고 나눔으로 3자의 일처럼 다가서면서 치유하고 그렇게 성장해 가는 것도 개인으로선 성장의 발판이라고 본다. 이처럼 독서는 경험해 보지 않은 미지의 일들을 알아가면서 지식 습득과 삶의 지혜를 충족시키는 것 뿐 아니라 마음치료라는 독서치료의 분야까지 다방면에 걸쳐 개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다. 물론 좋은 책의 선택과 상한 마음에 맞춰 읽어야 할 책들을 잘 선택해야 하는 건 필수란 것도 분명하다.

번역 책이라 외국 문학 책을 중점으로 독서치료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중간 중간 '이럴 땐 이런 책'을 읽으라고 우리 나라 책도 소개해주고 있어 책읽기의 방향도 어느 정도는 제시해주고 있다.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분이라면 이처럼 책의 좋은 기능을 알고 다독을 한다면 한 층 유익한 책읽기가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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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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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MBC 느낌표에서 <봉순이 언니>를 선택한 이유를 여러 차례 공감했다. TV라는 제도권 언론으로서 대중들에게 이보다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물론 일부 책들만 편중되는 것도 좋은 영향은 아니지만 결국 습관이 된다면 다른 책들로 퍼져나간다는 더 큰 장점이 있을 것이다.

대중성이 있는 책답게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변의 이야기를 정답게 다뤘다.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살았던 시대를 생생하게 조명하며 작가의 시선과 생각에 따라 자연스레 고개를 좌에서 우로 쭉~돌려 살펴보듯 그 시절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책이다. 어렵던 시대를 작가의 성장배경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엿볼 수 있었고 당시 삶을 경험했던 많은 분들은 애틋하고 애절한 감정을 돌이킬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책을 저술하고 이름도 알려진 작가이기에 책 곳곳에는 노련한 기술들이 많이 담겨 있어 글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곳곳에 훗날 일어날 어두운 일들을 암시하는 단어와 모습들을 잘 숨겨두었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던 암시들은 후반부로 가면서 하나 하나 적중하는 슬픔은 감동적이었다. 또한 책을 쓰며 깊이 생각했던 작가만의 삶의 철학들도 중간중간 베여 있어 소설의 감동뿐만 아니라 삶의 교훈도 여러 차례 느껴볼 수 있었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봉순이 언니>는 어렵던 시절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순탄한 인생을 보냈으면 좋으련만.. 많은 이들이 힘들게 겪던 시대의 삶을 봉순이 언니 역시 그대로 짊어진다. 주어진 환경 내에서 안간힘을 써보지만 차마 혼자 힘으로는 벗어나기가 힘들어 여러 번 쓰러지는 모습이 마음 아프기만 하다. 부모님들의 생활을 조금씩 대입해보며 고생했을 부모님께 죄송스런 마음도 들었다. 중간 중간 봉순이 언니에게 매몰찼던 짱아의 어머니와 이모가 차갑게만 느껴지기도 했지만 시대가 그러했다는 것에 무게를 실으며 한없이 불쌍한 봉순이 언니가 더더욱 가엾기만 하다..

우리 주변에는 그 시절 봉순이 언니가 많다. 이제는 힘이 든 어깨를 가누지 못하고 지팡이에 몸을 기대어 주름진 얼굴로 세상을 바라보는 많은 어르신들.. 그 분들을 보다 더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봤으면 한다.. 또한 책을 통해 아팠던 시대를 공감하고 돌아보면서 몸이 편하게 된 여러 도구와 장치들의 뒤에는 그 시절 그 때가 분명 있었고 우리들의 선인들이 있었음에 깊은 감사를 드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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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평전
최석태 지음 / 돌베개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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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다.. 외로움과 쓸쓸함, 단촐함을 접했다.. 이 책은 이중섭의 일대기를 시대적 상황과 잘 연관지어 다루며, 그가 그린 그림으로 중심을 잡고 이를 배경으로 평전을 풀어나간다. 가족과 닭, 소, 물고기, 아이.. 맴돌고 맴도는 아릿함을 충분히 경험했기에 끊임없이 그림으로 풀어내는 이중섭..

이중섭이 살았던 시대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었던 세월이라 그런지 평전을 읽는 동안 많이도 우울했다. 암울한 시대를 몸으로 겪으며 가족과 생이별을 하는 동안, 그는 그림으로 시대를 표현했다.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엽서그림을 보내는 내용은 그 그림만큼이나 애달프다.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고 세상을 표현하면서 쓸쓸하게 걸어다닌 모습들이 계속 연상된다. 이중섭은 생활고도 어려워지고 가족과의 만남도 쉬이 이루어지지 않자 어두운 내면세계로 몰두하면서 계속해서 세상과 차단되어 간다. 알고 지낸 지인들이 많았던 터라 근근히 생을 연명해가지만 결국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되고 계속해서 식사를 거부하면서 피폐해지려고 노력한다. 결국 쓸쓸하게 죽는다..

다른 사람의 일대기를 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더욱이 후대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라면 더 흥미롭게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중섭이라는 화가가 자라고 경험하고 성장하는 내용들을 접하는 동안 나 자신한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되었다. 지금은 이중섭을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 아련하기만 하지만 그가 그린 그림들을 통해 넌지시 그를 관찰이라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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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든 자유로우라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 / 청아출판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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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아이가 눈을 감고 양을 안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다. 그 아이가 서 있는 그곳이 천국이고 평화 자체로 보인다. 틱낫한을 직접 만날 수는 없겠지만 책으로 전해지는 온유한 성품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책을 읽는 내내 '깨어 있어라'를 인식했다. 전해지는 내용이 침착하기에 차분하고 조용하게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재소자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막상 접해보면 그와 비슷한 상태에 처해있는 사람이나, 일상적으로 가끔씩 일어나는 폭풍의 마음을 겪게되는 사회인들도 읽으면 수양에 도움이 될 듯 싶다. 마음을 다스리고 틱낫한이 전해주는 명상법을 떠올리다 보면 자연스레 자유로와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한참 생각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중이라 여러모로 자극이 되었다. 나이에 맞는 생각을 갖는 것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나이보다 깊이 있는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에 관한 것인데, 결국 답은 없겠지만 내 주관으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그 만큼의 나이에 맞는 생각만 유지하면 된다는 것인데.. 틱낫한을 보면 나이보다 엄청난 깊이의 사색이 정답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많이 깨닫고 생각했으니 초연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결국 이 문제도 틱낫한의 생각에 의하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니 내 주관에 깨어있는 마음을 갖고 맞이한다면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될 듯 싶다.

또 한가지 생각해 보게 하는 소재가 있었는데, 아직도 머리 속에서 맴을 돌고 있다. 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있을 때(그가 자란 환경은 그를 범죄자로 키우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 물론 그가 저지른 행위는 분명 책임을 지는 것이 옳은 것이지만, 내가 그가 자란 환경에서 자랐다면 그가 행한 행동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어디까지 그를 옹호해주고 비판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범죄를 저지른 이가 최소한의 양심도 배울 환경이 안됐다는 것도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러면 이해할 수 있을까나?? 틱낫한은 그 입장이 되어서 이해하는 마음을 키우면 해결된다고 했는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이해하는 마음을 키워봐야겠다..

'깨어 있는 식사법'도 기억에 남는다. 요즘 난 식사속도에 민감해져 있다. 주변에서 밥을 빨리 먹는 사람이 있는데 함께 지내다 보니 나 역시 빠른 속도로 식사를 하기에 제대로 식사다운 식사를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밥과 찬을 통해 그것들이 만들어지기의 시간과 내 입까지 거치기까지의 손길들을 생각해보고 찬란한 태양 빛과, 물과 양분을 통해 일어나는 생명현상들을 미쳐 생각해보지도 못했고 생각하려고도 안 했던 것 같다. 틱낫한이 전해준 방법으로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 점심식사 때부터 김치 한 점 집어먹고 김치의 생애를 거슬러 올라 가봐야겠다.^^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된다. 쉽사리 지나쳐버리는 일상의 상황들을 조금 더 주의 깊게 관찰해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마음먹기에 따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물론 꾸준히 실천하지 않으면 다시 無로 돌아가겠지만 책을 읽는 순간만이라도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지금 있는 내 위치와 환경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도록 마음을 활짝 열어두어야겠다. 내가 그들이 되고 그들이 내가 될 때 소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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