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후보였다는 '나, 비가 되고 싶다'도 멋지고 김종삼 시인의 싯귀를 변형했다는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도 멋지다. 프롤로그에서 제목짓기의 어려움을 특유의 단정하면서도 반짝이는 글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마지막 책의 제목은 그녀의 바람대로 정말 멋지게 지으셨다. 이렇게 쉬운 글로 진리를 담아내기까지 그녀 내면의 담금질이 얼마나 치열했을까, 생각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위로가 되는 글.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돼"  마지막 부분의 글에서 끝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천장의 흐릿한 얼룩마저도 아름다운 생명의 세계,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야 느끼는 그 안타까움과 열망이 묻어난다. 그녀가 몸으로 살아내서 보여준 것처럼 나도 열심히 이 아름다운 세상 살아야겠다.  

옆 침대에서는 동생 둘이 간병인용 침대 하나에 비좁게 누워 잠이 들었고, 쌕쌕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밖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에 천장의 흐릿한 얼룩이 보였다. 비가 샌 자국인가 보다. 그런데 문득 그 얼룩이 미치도록 정겨웠다. 지저분한 얼룩마저도 정답고 아름다운 이 세상, 사랑하는 사람들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세상을 결국 이렇게 떠나야 하는구나. (234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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