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드보일드 라이프 스토리
임경선 지음 / 뜨인돌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나 같은 부류들도 꽤 될 것이다. 다다익선에 흥미가 없고 '나를 매료시키는 강력한 1가지'에 취해야 인생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 부류들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이 식물성의 남자라면 그런 대상이 될 자격이 충분하고 말이다.

"나는 하루키가 그렇게까지 대단한 지는... 잘 모르겠는데... 왜들 그렇게 난리인 거야?"

이 책을 읽고 내게 권한 선배의 말에 나 역시 딱히 '이거다!'고 할 말이 없어서 "뭐... 그러게요... 그게 뭐"하고 말았는데 이 책 속에 답이 있더라.

-혁명에 대한 열정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개인'과 '일상'의 가치가 대안으로서 찾아왔을 때 독자들이 저의 책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달리 저(하루키)에게 '개인주의'나 '도시적 감성', '서구지향성', '탈이념' 등의 코드에 대해 궁금해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p167)

하루키 작품 속의 사람들, 열정과 패기로 가득차서 활활 타오르는 심장보다는 이미 고독과 상실을 알기에 담담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심장, 쓸쓸함과 소외를 인정하고 담담하게 견뎌내면서 삶에 대한 긍정은 거두지 않는 식물 같은 사람들, 조용하고 연해 보이지만 뿌리가 깊고 인내가 깊어 폭풍우도 견뎌내는 나무들...... 나는 그렇게 위안받았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위로받은 것의 1/10쯤을...

이 책은 그저 현존 작가 하루키의 일상을 조용히 따라간다. 싱거울 수도 있는 기록의 수집. 그런데도 은근한 힘이 느껴진다. 한 우물을 판 저자의 공로 20% + 조용하지만 의연하게 자신의 삶을 책임져 온 하루키라는 인물의 힘 80% 로 이루어진 책. 은근~히 괜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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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16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굉장히 적습니다. 그의 작품들도 많이 접해 보지는 못했군요.ㅋ
한 우물을 판 식물성의 하루키의 모습을 느껴보고 싶어지는 군요. .

산체보고파 2007-08-16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은, 하루키에게 호의적인 분들(^^) 중에서, 시시때때로 가벼운 사색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친구와의 담백한 담소처럼 잘 읽힐 것 같습니다. 책이 담백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