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없는 파리 - 프랑스 파리 뒷골목 이야기
신이현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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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장을 못 벗어나고 몇 달을 처박아두었다가, 다시 읽는데도 처음에 막힌다. 꾹 참고 조금 읽어서 익숙해지니 중반 이후로는 편안하게 글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서울에 대해 '여의도 옆의 밤섬-' 혹은 '마포대교 말고 잠실대교까지 내려와서' 이런 식으로 말할 때 서로 지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듯이, 신이현 작가는 파리에 사는 사람들에게 말하듯이 술술 말했기 때문인 것 같다. 얼마전에 수원 사람이 '코끼리 분식 옆길로 빠져서' 어쩌고 하는데 수원 출신들은 다 알아듣고 나만 암호처럼 들었던 것처럼. 그런 점에 익숙해지니 잡지 칼럼이나 에세이 읽듯 편안하게 읽힌다. 하기야 앞골목이 훤해야 뒷골목까지 관심이 가는 걸거다. 파리를 편안하게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은 한 번씩 읽어봐도 좋겠다.  

서울에 대해서도 이렇게 편안한 에세이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 나온 것들은 누구 명사의 가택이 어쩌구 고종황제 때 어쩌구 하는 식으로 역사의 무게가 무거운 편인 듯하다. 좀더 캐주얼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서울 뒷골목 책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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