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획자들
기획이노베이터그룹 지음 / 토네이도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재충전의 허기를 자주 느끼는 때라서 그런가, 요즘 자기계발서를 찾아보게 된다. 자기계발서를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던 사람이었는데...... ^^   처세&자기계발서에 대해서 1) 표지가 안 이쁘다. 휑하고 생뚱맞고 /2) 기획물 위주라서 오래 가는 진리라기보다 시의적이고 단발성인 메시지 위주 /3) 내용에 비해 너무 비싸다 / 등등의 의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허술한 듯 보이지만 한 권 다 읽고 났을 때 찾아헤매던 단 한 줄이라도 명쾌한 메시지가 있으면 속이 시원하다. 가령 '스스로에게 답을 묻지 말고 자료를 통해 답을 찾으라' '기획자는 창의적일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창의적인 일은 기획자가 하는 게 아니라 광고나 홍보 에이전트가 하는 것이다. 전략적 사고는 기본이지만 창의성은 기획자의 독이다' '톱top의 생각을 읽어라' '100분 토론의 패널처럼 자신의 견해가 돋보이도록 치열한 논리를 전개하지 마라.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이나 사건을 바라보아라' 등등...

멀리 있을 때(학생 때)는 숲이 잘 보였다. 그래서 미시적인 오류를 저돌적으로(!) 반복적으로 범하는 사람들이 우둔하고 미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숲(회사, 사회)에 들어와 보니 나무와 수풀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벅차서 숲을 못 본다. 아니, 어쩔 때는 숲 전체를 살펴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버겁기 떄문이다. 그럴 때는 선배나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뭐 이런 과정도 다 귀찮다. 내 한몸 추스리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는 '숲에서 못 나간들 어떠냐, 지금 목 마르고 배 고파 죽겠는데. 물이나 어디 없냐'며 미간을 찌푸리고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꽂는다.

큰 기대 않고 읽다가 많은 생각을 한 책이다. 언제부턴가 회의에 들어갈 때 전투태세에 임하는 마음가짐이었다. 왜냐면 양보하는 기미를 보이면 통과가 안 되는 것 같으니까. 틈을 보이지 않고 밀어붙여야지~ 그런 마인드였다. 사실 조정의 문제다. 어떨 때는 밀어붙여야 하고 어떨 때는 경청해야 되겠지. 하지만 깜박 잊고 한쪽으로 경도되는 내게 주는 선배의 따끔한 충고 같은 글귀가 많이 눈에 띈다. 창의적이려고, 왜 나는 창의력이 부족할까 허공으로 질주를 했는데 그런 삽질(!)에 한박자 브레이크를 걸어주기도 하고, 오너의 생각을 읽을 것인가 대중의 생각(을 핑계삼은 내 생각)을 읽을 것인가의 대결구도로 바라보던 쟁점에 대해 한결 유연해지는 느낌이 든다. 빡~ 돌댕이처럼 힘이 들어간 어깨에 주물주물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랄까? ㅎㅎ

일이 막힐 때마다 가볍게 한번씩 읽어볼 생각이다. 선배랑 술자리 한번 해도 몇 만원씩 깨지지 않나? 다음날 컨디션 먹어야 하고 해장국 먹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꼭 필요한 한마디 충고를 들을 수도 있고 못 들을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하며 다소 비싼 책값을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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