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3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첫번째는 비오는 날 가방 속에서 물 먹고 팅팅 불어버리는 바람에 이사할 때 버렸다.

두번째는 책을 탐내는 친구에게 선물했다. 붙들고 있을수록 처음부터 끝까지 줄을 치고 싶은 충동을 참다 못해서 아예 내 방에서 없애려는 심산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인문서 세일전할 때 다시 샀다. 그동안 나도 조금은 성장했을까, 이젠 정말 내가 줄을 치고 잊지 말아야할 글귀들이 조금 보이는 것 같다. 요사이 끈적대는 밤에 불면으로 뒤척이다가 '에라~ 어차피 잠 못잘 것같은데 아예 책이나 읽자' 하고 빼들고 밤을 (거의) 꼬박 새고 읽었다.

요즘 디-워 때문에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는 것 같긴 하지만, 진중권은 내가 신뢰하는 저자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신뢰한다는 건, 말해주고자 하는 알맹이가 확실하다는 뜻이다. 백과사전의 지식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명쾌하게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방식이, 확실히 내가 생각해보지 않던 새로움을 보여준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어, 그래? 그렇게 볼 수도 있구나~ 흠... 그렇다면 내가 평소에 이렇게 생각하던 것도 저자의 이런 틀 속에서 해석될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확실한 신지평을 열어준다는 것! 100% 동의한다거나 100% 진리라거나 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그 사람이 틀릴 수도 있고 극단적일 수도 있는데, 확실한 자기 사유만큼은 속시원하게 명쾌하다.

계속해서 빼들게 되는 책을 만난다는 일은 서가에도 내 마음에도 참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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