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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챌린지 - AI 시대, 가장 강력한 스펙은 하루 한 도전을 100일간 이어가는 힘이다
오츠카 아미 지음, 류두진 옮김 / 인사이트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AI는 우리의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바둑계에 관한 책을 읽었다. 세계 랭킹 1위의 신진서 기사는 AI와의 훈련 방식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이 갈고 닦은 무기일 것이다. 어쩌면 신진서는 우리보다 조금 먼저 미래에 도착한 게 아닐까. 비슷하게도 AI를 스승으로 삼은 대학생이 있었다. 우리는 공부를 한다면 암기를 하고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라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문법과 개념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이것으로 무엇을 만들까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한다. 그 뒤에 복잡한 초기 설정은 챗지피티가 다 해주니, 본인의 상상력이 곧 커리큘럼이다. 'Hello World'라는 따분한 출입증은 필요 없다. 당장 내가 필요한 공부를 하면 된다는 방식,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공부법은 완벽함에 얽매이지 않았다.
2. 코드 한 줄 없는 책이라 개발 지식이 없어도 읽을 수 있다. 순수하고 재미있는 성장 이야기를 다루는 에세이에 가깝다. 친근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 게으름에서 시작했다는 솔직한 동기가 맘에 든다. 과제를 편하게 하고 싶어서 챗지피티를 만났고, 남에게 보여주고 싶어 트위터에서 100일 챌린지를 시작했다. 완벽하지 않는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에 깊은 공감이 간다, 성실하지 않은 성격 때문에 취업을 걱정하는 대목은 가슴에 와닿기도 하고. 100일 동안의 과정이 한 편의 일기처럼 물 흐르듯이 이어진다. 좌절과 시행착오, 그리고 짜증스러운 순간들이 가감 없이 담겨져있다. 누군가에게는 멋져보이는 성과도 결코 매끄러운 곡선이 아닐 수 있구나. 그의 꾸밈없는 솔직함이 되려 이 책을 빛나게 한다.
3. 저자가 챗지피티를 100일 동안 사용하고 얻은 깨달음은 무엇일까? 챗지피티는 우리의 질문 안에서만 최적의 답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용자의 능력 이상을 뛰어넘을 수 없는 도구에 불과하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저자는 점점 스스로 설계와 코딩을 주도하면서, 인공지능의 대답을 검증하기 시작한다. AI 앞에서 주체성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저 인공지능에 의존하는 바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마치 권력에 순응하는 조지 오웰의 '1984'나, 예측 앞에서 어떠한 자유도 사라져 버린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떠오른다. 노예가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주체적인 사고능력이 필수적이지 않을까.
4. 어쩌면 이 책은 개발 공부가 아닌 학습의 본질을 다룬다. 저자는 암기나 옮겨 적기 같은 프로그래밍 공부에 싫증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하나씩 게임을 만드는 100일 챌린지를 한 것이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즐거움이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이다. 공부를 위한 동기부여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흥미에 따라 능동적으로 나아가는 학습법. 클래스나 객체 지향 같은 개념을 일단 암기하는 게 아니라, 게임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필요성을 느끼고 배워나가는 식이다. 좀 낭만적이라고 해야 할까. 스스로 해내는 공부는 머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가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많은 분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저자의 모습에 큰 울림을 받을 거 같다.
5. 이 책은 2023년 챗지피티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마도 생성형 인공지능과 인간이 협업하던 초기의 기록이 되지 않을까. 사실 2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챗지피티는 엄청나게 발달했고, 고성능의 AI 코딩 툴이 등장하고 있다. 그때 겪었던 시행착오는 과거의 유산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금 #100일챌린지를 하면 이 정도의 감동은 없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하나의 로그처럼 접근해보는 거다.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변화하면서 개인이 어떻게 적응했는지 그 인사이트를 얻으면 충분하겠다 싶다. 그 시대에 가능했던 독특한 도전의 기록, 오츠카 아미의 그 열정과 아이디어에 많은 영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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