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안을 감염시키고 있는가 - 다미주 세계로 연결된 우리는, 서로의 세계가 된다
스티븐 W. 포지스.세스 포지스 지음, 서주희 옮김 / 하나의학사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행복에 관해 논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다미주 이론'이란 단어는 낯설다. 저자인 스티븐 포지스가 직접 창시한 이 이론은 "우리가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가는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행복을 결정한다."는 개념이다. 행복을 신경과학적으로 해부하려고 한다. 자율신경계과 빙산의 일각과 비슷하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작은 부분이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 수면 아래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신체 반응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은유로 자신의 이론을 녹여내 최대한 편안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이 책의 장점은 다미주 이론을 가장 대중적으로 설명하는 교양서일 것이다. 나의 신체적 반응을 이해하는 것도 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유익하다.


2. 트라우마를 만날 때 우리는 그대로 얼어붙거나 저항하지 못한다. 그럴 때 마다 우리는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할까 자책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단지 자연스러운 신경생물학적 반응이라고. 이 책은 과학자가 건네는 위로의 커피 한잔이다. 우리가 슈퍼 히어로처럼 상상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로 신경계가 반응할 수 있는지는 별개다. 이것은 우리의 결정도, 잘못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혼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피해자 중심의 서사를 부여하려는 저자의 목소리가 매우 감동적이었다. 사회가 피해자에게 가하는 2차 가해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연대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아주 강력한 해결책이다.


3. 재밌다. 추상적이라고 느껴지는 다미주 이론을 직접 현실에 적용시켜 본다. 모든 공간의 물리적 환경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면 성적이 떨어진다고 하니 얼마나 결정적인 요소인가. 그렇다면 학생의 문제 행동이나 직장 내 갈등을 개인의 인성으로 치부하는 대신 다르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신경계의 방어적 반응으로 설명한다. 비난과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그들에게 안전함을 느끼도록 만드는 게 해결책일 수도 있다. 안전함이라는 감각을 중요하다. 내 주변에도 얼마나 안전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인지 돌아봐야겠다.


4. 다미주 이론은 정신과 신체를 하나로 본다. 정신적 고통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인 아픔과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말하는 정신 치료도 행동과 맞닿아 있다. 호흡과 움직임, 감각을 따라가면 우리의 정신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신경수용'이란 개념도 흥미롭다. '쎄믈리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테다. 누구나 느껴본 쎄한 느낌이나 불길한 감정, 이게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인 원리가 있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이러한 직감은 수백만 년의 진화를 통해 정교하게 다듬어진 생존 시스템이라고 한다. 우리가 의식하기 전에 우리의 신경계가 주변 환경의 안전 신호를 끊임없이 감지하는 과정이 신경수용이다. 빙산의 일각으로 쌓여있는 우리의 행동 패턴은 정말로 미스터리하기에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안전한 삶이 좋은 삶이다.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우리는불안을감염시키고있는가 #스티븐포지스 #세스포지스 #하나의학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