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옥 1
권지예 지음 / 문학사상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 작가도 그렇구나. ㅎㅎ (무슨 말이냐면, 또 한명의 작가도 - 내가 끔찍이도 싫어하는 신경숙이 그렇다는 뜻이다. 이미 같은 제목으로 그녀의 소설 하나에도 댓글을 쓴 바있고.)

하지만, 사실 고백하자면, 이 작가는 난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다. 신경숙을 너무도 싫어하는 건 자기연민이 도가 지나쳐서 역겹기 때문이다.  권지예가 마참가지로 나르시시즘 이건 맞지만, 역겨운 자기 연민은 아니긴 한다.

작가를 떼어놓고 본 뱀장어 스튜는 참으로 좋았다. 그런데, 자전적 소설이라는 이 글을 읽고나니 범생으로만 살아온 지식인 여성의 나르시시즘은 이렇구나, 하고 주억거리게 되더라. 욕구는 인정하면서도 결코 자연스레 자신의 삶의 일부분으로 끌어안지 못하는 구나......머리만 커서 바퀴벌레라도 들여다 보듯, 그 알집과 바동거리는 다리들을 이질적으로 내려다 보듯 자신의 욕구를 내려다보는 구나..싶었다.

'아름다운 창틀'이 결국 '관'이었음 까지 인식하면서도, 고루한 윤리의식에 갇혀있고 스스로도 걸어나가지 못하는 갇힌 욕구는 결국, 자의식과 동일시 못되고....그렇게 그저 pierced 당하는 것 같은 '피동'형의 침탈로 해소되는 구나..말이지...

중년의 여성 작가가 글쓰기를 하며 담아내는 이런 해소되지 못하는 리비도는 보기에 안쓰럽기까지 하다. 나이키 광고문구라고 귀에 닳도록 들으라고 틀어주면 나르시시즘적인 마스터베이션은 끝낼 수 있으려나? - Just Do it!이라고 말이다.

후후 (이 웃음은 자조이다...)

뭐 귀에 닳게 되뇌어도 나도 안되더라.  권지예 세대는 아니자만, 비스무리한 배경을 가진 나로서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공적인 글은 안쓸란다. 마스터베이션은 혼자 해야지 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얀양말 2006-03-2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근래 보기 드문 훌륭한 리뷰였습니다.
신경숙 얘기도 그렇구요......(개인적으로 너무 싫어함)
사실 신경숙 때문에 아예 한국여성작가와는 거리를 두고 살아가니....
이런 훌륭한 리뷰에 추천이 하나도 없어 꾹 누르고 갑니다.
2년이나 지났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