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꿀벌의 생활

꿀벌의 생활
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 이너북 / 2023년 7월

꿀벌에 대한 놀랍고도 신기한 이야기가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과학적, 생태학적 지식이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수있다

꿀벌의 생활

꿀벌의 생활
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 이너북 / 2023년 7월

뉴스에서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으로 꿀벌이 사라지고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릴때는 동네 어디서든 벌과 나비를 볼수있었지만 지금은 도시에서 벌을 만나기란 하늘에 별따기의 확률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년에 걸친 양봉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과 관찰을 통해 꿀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꿀벌이야기라 곤충의 생태를 연구하는 과학자인가 했는데 놀랍게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그래서인지 꿀벌에 대한 생태학적 사실들을 기록한 다른 책들과는 달리 파브르의 곤충기처럼 관찰문학에 더 가깝다

저자는 벌통안에 감춰진 수많은 비밀들, 종족을 존속시키기위한 투쟁과 삶의 순환 등 꿀벌들의 신비로운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뿔모양의 벌집속에서 젊은 여왕벌들과 경쟁상대들, 수벌과 일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치 저자와 함께 벌통을 탐험하는것처럼 느껴진다

책을 읽는동안 꿀벌에 대한 놀랍고도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그동안 꿀벌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하고 무지했는지를 깨달았다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내에 멸종할 것이라고 예언한것처럼 꿀벌은 식물이 열매를 맺게하고 우리가 맛있는 과일과 작물을 먹을수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존재라는것 또한 잊고있었다

생물학이나 생태학적 지식이 거의 없더라도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꿀벌에 대한 신비하고 놀라운 모습들을 관찰하고, 존재감이 거의 없던 작은 꿀벌들의 수수께끼같은 비밀이 알고싶다면 이 책과 함께 꿀벌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는것을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운동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운동 - 불안, 우울, 스트레스, 번아웃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세라 커책 지음, 김잔디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6월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운동? 책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의 경우엔 (가장 하기싫은 것들중)이라는 문장이 빠졌다는거다ㅎㅎㅎ

저자는 자폐증 진단을 받고 심한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시달린다
그녀가 심리적 고통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운동'이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운동을 찾기위해 노력했고, 몸을 움직이는동안 불안이나 강박같은 감정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것을 느끼고 꾸준히 운동을 한 결과 지금은 필라테스와 실내 사이클링 전문 트레이너로 활동중이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걸, 건강에 꼭 필요하다는걸 잘 알면서도 막상 시작하는건 힘들다
'운동 쫌 해야하는데..' 라고 말만할뿐 평일엔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고, 주말엔 일주일동안 쌓인 피로를 풀기위해 잠을 자거나 쉬어야하고, 너무 더워서, 너무 추워서, 비가 와서.. 등등 핑계만 대면서 미루게된다

진짜 독하게 마음을 먹고 헬스장이나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해도 처음 몇번은 열심히 다니다가 절반도 못채우고 그만두거나 홈트에 필요한 러닝머신
실내자전거 폼롤러 케틀밸 짐볼 튜빙밴드 짐스틱.. 유행하는 운동도구들만 잔뜩 사모으기도 한다

이 책이 다른 운동관련 책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일단 이불을 걷고 일어나 몸을 움직이고, 나를 운동에 맞추지 말고 운동을 나에게 맞추라고 조언한다

간단한 맨손체조부터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휴식 방법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속도와 강도로 일상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운동하는 법을 알려준다

매일 운동루틴을 꼭 지켜야 한다거나 한 세트당 몇회이상씩 반복해야 한다는 기준이나 규칙도 없다
또한 그날그날 컨디션에 맞춰 운동을 잘게 쪼개거나 나의 에너지 레벨에 맞는 운동을 설계하는 법 같은 꿀팁도 공유한다

우리집, 내 방같은 나만의 공간에서 다른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특별한 장비나 도구없이 자유롭게 팔다리를 움직이거나 춤을 추거나 하는 몸과 근육을 움직이는 모든것들이 운동이 될수있다는 저자의 체험담을 듣고 '나도 한번 따라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처럼 운동을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운동알못들에게 내가 할수있는만큼만 즐겁게 하는 내맘대로 운동법을 알려주는 완벽한 퍼스널 트레이너가 되어줄것이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도시농부

도시농부 - 주중엔 매거진 에디터, 주말엔 텃밭 농부 ㅣ 딴딴 시리즈 6
천혜빈 지음 / 인디고(글담) / 2023년 7월

누구나 한번쯤 은퇴후 귀농해서 마당딸린 전원주택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는 상상을 해본적이 있을것이다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나 또한 내손으로 흙에 뭔가를 기르는 농사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있다

'주중엔 매거진 에디터, 주말엔 텃밭 농부'라는 부제처럼 잡지 기자라는 본캐와 도시농부라는 부캐를 가진 저자의 좌충우돌 초보농사꾼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코로나가 유행할즈음 무력감과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깥에서 할수있는 활동들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우연히 뉴스에서 친환경 농장 접수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도시농부가 된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주말한정 도시농사가 매달 마감에 쫓기는 빡빡한 일상 속에서도 주말이면 텃밭으로 달려가 농사를 짓는게 취미가 되어버릴만큼 그녀의 생활을 조금씩 바꾸게된다

씨앗에서 첫 새싹이 돋아나는걸 보며 감동하고, 허리가 아파도 땀 흘리며 잡초를 뽑고, 심어놓기만해도 저절로 잘 자라는걸 보고 신기하고 고마워하고, 정성을 다해 길러도 못난이로 자란걸 보고 미안함을 느낀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어쩌면 단순한 작업들을 반복적으로 몸을 쓰는 일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농사짓기를 통해 생명의 경이로운 변화와 자연이 주는 귀한 선물들에 대한 소중함, 농부의 마음을 배우게 된다

책에는 도시농부 필수 장비, 농사 초보 비권장 작물, 농사 초보 권장 작물.. 같은 저자가 스스로 터득한 농사꿀팁들도 있지만, 잡지 기자답게 농사를 패션과 멋내기에 진심인 모습과 친구들을 주말농장에 초대해 함께 농사를 짓는 게스트 농부들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코로나 기간동안 우리집 베란다에 작은 미니텃밭을 만들어 상추 방울토마토 바질.. 같은 채소를 키웠던 기억이 떠올라 저자의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갔다

저자가 도시농부가 되고나서 알게 된 삶의 또 다른 부분이 있듯이 매일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인생에 무해한 딴짓을 해보는건 어떨까?^^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원자 스파이

원자 스파이 -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3년 7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단위인 원자와 스파이는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제목을 보고도 어떤 내용의 책인지 전혀 감이 안오는데, 책의 첫 페이지엔 야구 유니폼을 입은 메이저 리그 포수의 사진과 함께 그가 미국 최초의 원자 스파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이라는 부제만 보면 과학책이라기보다 전쟁의 역사(세계사)에 더 가까워 보인다

과학분야의 다른 벽돌책의 볼륨을 뛰어넘는 거의 600 페이지 분량의 책속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있을까?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알려진 핵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극비리에 진행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최초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동안 히틀러와 나치가 원자폭탄을 손에 넣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과학자와 스파이로 구성된 과학 특공대가 비밀임무를 수행한다

이 책은 알소스 부대를 만들어 독일에 잠입해 나치의 원자폭탄 계획를 염탐하거나 방해공작을 벌이고 암살까지 시도하며 나치의 원자폭탄 개발을 필사적으로 막은 과학자와 스파이들의 실제 이야기다

총 6부로 나눠 전쟁 이전부터 원폭투하로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고 전쟁이 끝나는 1945년까지 시간순으로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험한 무기인 원자폭탄을 둘러싼 치열한 첩보작전을 보여준다

FBI 기밀문서로 봉인된채 영원히 공개되지 않을것 같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라 책을 읽으면서도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이 살짝 첨가된 소설 아닐까? 진짜 이야기라는게 믿을수없을만큼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탄탄하고 심장이 쫄깃해질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뒷이야기를 추적하는 재미도 있지만 가장 놀라운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로버트 오펜하이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졸리오-퀴리 부부, 리제 마이트너.. 노벨상을 수상하거나 과학분야에서 불멸의 업적을 남긴 20세기의 전설적인 과학자들이 등장인물로 나온다

전쟁 전에는 실험실에서 연구만하던 과학자들이 전쟁의 승패를 가를수있는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엔 그들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원자폭탄이 있다

세상을 구하기위해 원자폭탄을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의 연구가 세상을 멸망시킬수있는 최악의 살상무기가 되어버린 딜레마와 전쟁종식을 위해 나치보다 먼저 원자폭탄을 만들어야 한다는 대의명분에 가려진 음모와 배신을 통해 과학자로서 뿐만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내면적인 갈등을 세밀하게 보여준다

과학자와 스파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책을 읽고난 후 인류 역사뿐만 아니라 과학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전쟁속에서 더 비극적인 결말을 막기위해 노력한 그들에게 존경과 고마움을 표하고싶다

그들의 걱정대로 히틀러와 나치가 원자폭탄을 먼저 손에 넣었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8월 15일 광복절 국내 개봉예정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를 기다리며 미리 선행학습(?)용으로 읽기에 완벽한 책이다!!

#원자스파이 #샘킨 #해나무 #해독단 #과학텔러 #원자폭탄 #과학자와스파이

[이 글은 해나무 해독단으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