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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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만든 공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공간에 대한 정의를 뛰어넘는다
책 맨앞장부터 공간이나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빙하기시대와 메소포타미아 문명, 농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살짝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호기심 반 인내심 반으로 읽다보면 저자가 무얼 말하고싶어하는지 알수있다
우리가 보는 동양과 서양건축의 차이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역사 문화 예술 철학 과학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알려준다
동양과 서양을 나누는 이분법적인 시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후 자연환경 농사방식 성향과 행동방식들이 공간의 형태와 건축물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수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르 꼬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 프랭크 게리 루이스 칸 안도 다다오 같은 건축가들의 작품을 통해 동양의 공간과 서양의 공간이 서로 닮아가는 과정을
구경하는것도 꽤 흥미롭다
책 한권으로 다루기엔 너무 다양한 학문들과 방대한 양이라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기 바빴지만 공간과 건축에 대해 꼭 알고 넘어가야할 지식들을 알차게 배웠다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부제처럼 이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에 보는 공간과 건축물들은 아마도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고정된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각을 하나더 추가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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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사랑했던, 카렌 블릭센을 만나다
김해선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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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작가 카렌 블릭센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 <바베트의 만찬>에 나온 장소를 찾아 케냐와 덴마크로 떠난 여행기다
어렸을때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 스트립의 팬이었던 엄마랑 함께 본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영화속 여자주인공이 나중에 소설을 쓴 작가 자신이라는건 알고있었지만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바베트의 만찬의 작가가 동일인물이라는건 엄청 놀라웠다
오래전 기억으로도 끝이 보이지않는 넓은 땅과 초원, 사파리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야생동물들, 마사이족과 키쿠유족 원주민들을 보고 언젠가 꼭 아프리카에 가보고싶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작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꿈을 이루었다는게 진짜 부러웠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덴마크의 부유한 집안 출신 주인공이 결혼을 하고 커피농장을 운영하는 남편을 따라 아프리카에 살면서 겪은 일들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남편의 방탕한 생활과 외도로 이혼을 하고 혼자서 커피농장을 지키며 원주민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아픈 아이들의 병을 고쳐주고 새로운 사랑도 만나게된다
하지만 가뭄과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커피농장은 빚더미에 오르고 사랑했던 연인을 경비행기 사고로 잃고 빈손으로 고향 덴마크로 다시 돌아와 소설을 쓴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카렌이 얼마나 아프리카와 원주민들을 사랑했으며, 자신의 불행한 인생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얼마나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살아냈는지 나라면 어땠을까? 그 녀가 너무 존경스러웠다

<바베트의 만찬>은 작은 마을의 목사로 평생 봉사한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종교적이고 금욕적인 삶을 살아가는 두자매와 가정부 바베트의 이야기다
어느날 바베트가 복권에 당첨되지만 그녀는 자신을 위해 쓰기보다는 서로 미워하고 갈등하는 마을사람들을 위해 한끼의 저녁만찬을 준비하고 한푼도 남기지않고 돈을 다 써버린다
바베트가 최선을 다해 만찬을 준비하는 과정은 두자매나 마을사람들이 믿는 종교보다 더 숭고하고 위대해보였고, 사람들은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그동안 쌓였던 벽을 허물고 따뜻하고 행복한 저녁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케냐 나이로비 카렌 블릭센 뮤지엄부터 덴마크 룽스테드 카렌 블릭센 뮤지엄까지 카렌의 흔적들을 성지순례하듯이 따라가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곳에 전시되어있는 물건이나 사진들을 보면 아프리카의 자연과 원주민에 대한 카렌의 애정을 느낄수있었다
그리고 한번도 가보지 못한 아프리카로 떠나고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 편에는 저자가 카렌에게 전하는 애절한 메세지들이 들어있다
영화를 못봤거나 카렌에 대해 잘모르는 일반독자들에겐 살짝 감정과잉으로 느껴질수도 있는데, 영화든 소설이든 무언가를 진짜 좋아하는 덕후의 입장에서 보면 그마음을 충분히 이해할수있다..
나도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 홍콩여행을 했었고, 러브레터를 보고 홋카이도 오타루를 다녀왔고, 유럽여행중에 노팅힐에도 가봤으니까..ㅎㅎㅎ
영화를 보고난후 이 책을 읽는다면 주인공들을 따라 아프리카로 랜선여행을 떠나보는것도 재미가 꽤 쏠쏠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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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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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렁큰 에디터 먼슬리에세이 시리즈 시즌 1 욕망편중 물욕에 대한 이야기다

돈지랄? 제목만 보고도 빵~ 터지고 이런 단어를 책 제목으로 써도되나? 진짜 파격적이었다!!ㅋㅋㅋ
'돈지랄'은 욕이나 비속어인줄 알았는데 표준어같지 않은 표준어이다
돈지랄의 사전적 정의는 쓸데없이 비싼 물건이나 분수에 맞지않게 아무데나 돈을 함부로 쓰는것을 말한다
우리끼리 흔히 충동구매를 하거나 씀씀이가 헤픈 친구에게 "야~ 돈지랄 좀 그만해~~~"라고 말하는것처럼..

돈지랄이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소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깔려있다
쓸데없는데 돈 쓰지마라! 헛돈 쓰지마라! 낭비하지마라! 그거 다 돈지랄이다! 등등.. 우리는 쇼핑을 할때마다 지름신과 싸우거나 다른사람들로부터 진소리를 듣게된다
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때도 시간과 발품을 들여 가성비를 꼼꼼하게 따지고 사고난후에도 너무 비싸게 산건 아닐까 후회와 죄책감에 시달릴때도 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돈 버는데 이정도도 못사?
내 기분 좋으려고 사는데 왜 스트레스를 받아야하지?

저자의 이런 생각들에 백퍼 무한공감한다!!
나도 어떨땐 유튜브나 SNS에서 추천해주는 잇템 핫템 꿀템들을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구입했다가 폭망한 경험들도 있고, 첫눈에 확~ 꽂히는대로 사모은것들이 예쁜 쓰레기가 되어버리거나 직구사이트의 유혹에 빠져 텅장이 된 경우도 많았다ㅠㅠ;;

40대 중반 싱글여성인 프리랜서 작가인 저자도 나처럼 '물욕의 아이콘'이란 별명답게 옷 화장품 향수 명품백 그릇 향신료 가전제품 청소도구..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쇼핑을 한다
하지만 나랑 다른점이있다면 오랜 기간동안의 돈지랄로 축적된 자기만의 노하우와 철학이있다는거다

무조건 싸고 가성비 좋은걸 고르기보다 쫌 비싸더라도 자기 마음에 드는걸 산다든가 마트에 가서 대용량으로 장을 봐서 냉동실에 쟁여두는게 아니라 1인용 완제품 새벽배송이나 배달음식을 시켜먹는다거나..

이 책을 보면서 돈지랄이 우리생각만큼 나쁘지 않다, 내 능력 안에서 즐겁게 소비한다면 돈지랄이 아닐수도 있다는걸 배웠다

누구나 갖고싶은걸 다 가질수는 없다
돈지랄이라는 소리에 죄책감이나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무엇을 할때 가장 가슴 떨리고 행복한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그돈으로 내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을 구입해서 매일 사용하는 즐거움을 누리는게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을까?

오늘도 내일도 좋은것을 욕심내며 기쁘게 돈지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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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절한 타로 리딩 북 - 78장의 타로카드로 점치는 가장 친절한 타로 시리즈
LUA 지음, 구수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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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는 메이저 22장 마이너 56장 총 78장의 타로카드로 점을 친다
외할머니한테 배운 재미로 보는 화투점과는 차원이 다르다
화투를 자기 나이만큼 섞은후 같은 짝을 맞추고 남은 패로 하루의 운세를 점친다
흑싸리=구설수/목단=기쁜소식/홍싸리=재수좋은일/풍=근심걱정/비=손님/똥=돈..
화투점은 정해진대로 해석만하면 되지만 타로점은 이미지 리딩부터 스토리텔링까지 꽤 어렵다

'가장 친절한' 타로 리딩북이라는 제목처럼 초급편/응용편/문제해결편/상급편/실전편으로 나누어 타로에 대한 모든것들을 담고있다

타로카드(덱)를 구입하면 따라오는 간단한 해설서만으로는 그림에 숨겨진 상징들을 해석하기 어렵다
원문을 온라인에서 다운받을수있지만 영어-한글로 번역해야 하고, 이미 번역된것들도 오류가 많다
타로를 처음 공부하기 시작한 초보자들이 혼자서 독학하다가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다

타로카드는 손에 잡은 그날부터 점을 칠수있다
아주 사소한 일상적인것부터 중요한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선택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다만 초보의 해석과 고수의 해석이 다를뿐이다
저자는 카드의 의미를 통째로 외우는것보다 '이 카드가 무엇을 말하려는걸까?' 카드를 한장한장 충분한 시간을 두고 들여다보면서 눈에 익히라고 조언한다
타로를 공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타로카드와 친해지는게 먼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카드를 해석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타로를 공부할때 생기는 궁금증이나 풀리지않는 문제들을 바로 찾아볼수 있다는거다

책에서 알려주는대로 키워드들을 암기하다 보면 잘 외워지지않는 카드가 있거나 너무 추상적이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럴때 책을 찾아보면 도움이 되는 핵심 포인트나 힌트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타로 초보자들은 가장 먼저 카드의 의미를 완벽하게 암기하려고한다
하지만 타로카드는 여러 상징과 기호, 키워드들이 유기적인 관계로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들을 만들어내는 신비한 힘을 가졌다
책에 나온대로 외우다보면 틀에 박힌 해석만 하거나 뻔한 답만 떠오르는 문제가 생긴다
키워드를 억지로 외우려하지 말고 답을 찾기위해 자기만의 방식대로 생각을 해보거나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카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게 더 중요하다

타로를 공부하다 보면 다른사람의 점을 봐주는 경우도 많은데, 대부분 사랑 일 돈에 대해 정확한 답을 원한다
그럴땐 꼭 맞추겠다 라고 생각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타로는 읽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해온 타로공부의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체크해볼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무리해도 읽을수없는 카드가 나왔을때 '다시' 묻지말고 '더' 묻는다
타로는 지금 나온 답은 없었던것으로 해서도, 같은 질문을 다시 물어서도 안된다

내가 점친 결과를 기록하는 타로노트를 만들고 하루 한장 카드를 보고 떠오른 점이나 느낀 점을 세가지씩 적는다

이 책의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 위주라 나처럼 스텔라 타로나 문가든 타로 같은 다른 덱 유저들은 똑같이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있다
하지만 타로 초보자들 대부분이 웨이트 덱으로 타로카드 공부를 시작하니까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인다
가장 친절한 타로 리딩북 하나만있음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타로랑 친해질수 있을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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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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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아..
음만 들어서는 어떤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한자의 뜻을 하나씩 해석해보면 참 멋진 문구라는걸 알수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덕무의 '나는 나를 벗 삼는다'에서 제목을 따온건데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품위와 내 자존감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나를 벗 삼는다/잃어버린 나를 찾는 길
마음을 바꾸면 삶이 아름답다/삶의 태도를 바꾸는 길
멈춤을 알면 오래 간다/욕망을 다스리는 길
내 삶의 주인은 나다/당당히 혼자서 가는 길

저자가 고전중에서 좋아하는 글을 선별해 그에 대한 해석과 나름의 생각들을 들려준다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가 남긴 어록들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규보 홍대용 정약용 등 혼란스러운 세상속에서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지키며 살았던 인물들이 포함되어있다

고전이라고 하면 공자 맹자 장자.. 동양고전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권도 제대로 완독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고전 속에서 길을 찾는다거나 고전에 답이있다고 말하는것처럼 고전이 꼭 읽어볼 가치가있는줄 알면서도 쉽게 고전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들중 하나가 한자로 되어있어 어려울뿐만 아니라 한권의 책으로 담아내기엔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하여 중간에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책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기위해 필요한 지혜들을 어렵지않게 우리말로 풀어 알려준다

책 표지에 적힌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라는 문구처럼 인생을 살아가면서 길을 잃거나 의문이 생길때마다 곁에 두고 해답을 찾아보고 싶은 책이다

수백년의 시간이 흘러 고전속의 말들이 우리에게 답을 줄수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하지만..
책을 읽고난후 그들도 나처럼 '나답게 사는 법'을 고민했고 그 답을 찾으려고 평생동안 노력했다는 점에서 공감하게 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책에서 인용한 어록들의 원문을 한자 그대로 함께 수록하거나 각주로 첨부했다면 고전 문장이 전해주는 깊이와 맛을 더 잘 음미할수있었을텐테..

그들과는 다른 이유로 혼란스러움 속에 살고있지만 이 시국에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을 하나씩 곱씹어 보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다른 누구에게도 흔들리지않는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 보는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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