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
김준녕 지음 / 고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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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한국 과학 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 작가 김준녕 작가의 첫 SF 소설집이다.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살아가지만,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 이들을

상상하며 위안 받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들을 해결하지 못했을 때의

미래의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블랙 코미디 같기도 하고, 철학적 우화 같기도 하여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진짜로 펼쳐질 것 같은,

전혀 낯설지 않는 디스토피아를 들여다본 것 같아

마음 한편 이 불편해지기도 했다.

우주선 외벽을 수리하는 일로 입에 간신히 풀칠하면서

우주 방사선에 심하게 피폭을 당해

딸 상아에게 비정상적인 유전 형질을 물려주게 된 부부와

그들을 지켜보는 친구의 이야기인 <경매>는

가난을 대물림하는 지금의 모습이 떠올라 착잡하였다.

사랑에 빠진 절친 상욱에게 결혼해서 아이를 낳게 된다면

그 아이도 우리처럼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자신의 우려대로

상아의 부모들은 오롯이 딸을 치료하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일만 하다 우주로 사라져 보리고 상아는 홀로 남았다.

상아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기억 컬렉터에게 기억을 팔았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기억이 없는 상아를 친딸처럼 키운 남자는

상아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팔기로 한다.

기억이 온전한 사람만이 대학에 갈 수 있는 세상에서

상아가 자신들처럼 녹슨 우주선의 때를 벗기다 소행성에 맞아 죽어버리는

암울한 미래를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어 기억 재건술을 위해

상아에 대한 기억을 파는 남자의 이야기는 기억 컬렉터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생명체에게 있을 수 있는 원초적인 이야기라 여운이 많이 남았다.

먼 미래에도 태양계 행성 어딘가의 토지 증서를 손에 쥐고

태양 폭발이 자신의 토지에 미치지 않기를 소원하며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씁쓸하기도 하고,

블랙홀 충돌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외계인 보험사 직원과 협상을 하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약점을 잡아내기 위한 일개 보험사 직원의

활약 덕택에 지구가 사라지지 않게 된 이야기 등

먼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재 우리 사회의 일들과 유사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개인 회생이나 파산 같은 채무 조정 없이

죽지 못하고 끔찍한 굴레 속에서 빈을 갚으며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빛보다 빠른 빚>은 끔찍했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빚을 안고,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아 죽지도 못하고 빚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억을 삭제하고 복구하길 반복하며 영원히 일하게 되는 미래라니

상상만으로도 오싹했다.

인류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우리의 선택들이 또 어떤 선택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SF 소설들이었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0번버스는2번지구로향한다 #김준녕 #한국과학문학상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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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당신보다 더 잘 안다 - 숲속 현자의 내맡김 수업
마이클 A.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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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지 않는 영혼>으로 동서양의 다양한 영적 전통들을 자유롭게 인용하여

마음을 해부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큰 공감을 자아냈던 마이클 A. 싱어의

명상 여정 완결판이다.

내가 만든 마음의 감옥 속에 방치해 두었던 참나를 찾는 여정으로

체면에 걸린 듯 내맡김 수업에 빠지게 된다.

아마존 심리학, 명상 분야 1위는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내맡기기(surrender), 받아들이기(acceptance), 저항하지 않기(nonresistance)는

명상의 기본이지만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애써도 이미 일어난 일을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에 저항하지 않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많이 경험한다.

마음이란 생각이 만들어질 수 있는 아주 높은 진동수의 에너지장이다.

마음은 생각 자체가 아니라 생각이 그 안에 존재할 수 있는 에너지장이란 말이다.

처음엔 현학적으로 느껴졌지만, 구름은 하늘이 아니라 하늘에 존재하고

하늘에 있는 재료로부터 생성되듯이 생각 또한 마음이 아니라

마음속에 존재하고 마음속에 있는 재료로부터 생성되어 나온다고 하니 이해가 쉬웠다.

요가 과학에서 마음속에 박혀서 남아 있는 이미지를 삼스카라(samskara)라고 하는데,

세상을 삼스카라에 들어맞게 만드는 데 평생을 바치든가

삼스카라를 놓아 보내는 데 삶을 바치든가

두 가지의 선택밖에는 없다.



욕망으로 가득 찬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 자체는 감정적 고통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 사건에 대해 스스로 감정적 고통을 일으킬 뿐이다.

고통은 내가 원한다고 마음으로 정한 것과

내 앞에 펼쳐지고 있는 현실 사이의 괴리에 의해 탄생한다.

호불호가 강해 세상의 적이 많아짐에 절로 반성이 되었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을 등지지 않는다고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사용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데,

다만 개인적인 마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우주의 99.9999%가 텅 빈 공간임을 떠올려보면

내가 날마다 경험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하나의 기적과도 같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아침저녁 15분 고요한 장소에 앉아서 나만의 만트라를 읊조려봐야겠다.

의지는 근육과도 같아서 훈련으로 단련할 수 있다니,

하루 30분은 내 삶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수행하여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야 함을

결심하게 하는 책이다.

당신은 강해야 할 필요가 없다.

지혜로워지기만 하면 된다.

당신이 그저 힘을 빼고 놓아 보내 버리면

갇혀 있는 에너지는 당신을 아무데로 데려갈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당신은 폭풍의 난장판 뒤에 있는

내면의 자리를 발견할 것이다.

당신은 그저 힘을 빼고 그 자리로 물러나 앉아 있을 수 있다.

이곳이 당신이 앉아서 내부의 난장판을 지켜보는 자리이다..

그리고 그 자리는 흔들림 없이 고요하고 그 어떤 폭풍의 손길도 미치지 않는다.

그것이 참나의 자리이다.

참나에게도 돌아가는 길을 찾지 말라.

그러 떠나지만 말라.

이것을 명심하고 부단히 수행하면 당신은 언제나 당신만을 기다리고 있는

내면의 아름다운 경지를 발견할 것이다.

그곳은 편안히 쉴 곳이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오로지 끊임없이 놓아 보내는 것뿐이다.

이것이 내맡김의 삶이다.

#삶이당신보다더잘안다 #마이클A싱어 #내맡김수업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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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칸타타
김병종.최재천 지음 / 너와숲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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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미대 교수님과 자연대 교수님의 생명 대담이다.

생명의 진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통섭을 우리 사회에 소개한 최재천 교수님과

그림처럼 글을 그리고 글처럼 그림을 쓰는 생명의 화가 김병종 교수님께서

서로의 재능을 부러워하며 과학과 예술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여주신다.

동갑내기 서울대 교수였지만 다소 늦게 만나 벗이 된 것을 아쉬워하셨지만,

이렇게 생명의 노래와 생명의 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예술가와 과학자의 눈으로 쉽게 들려주셔서 좋았다.

여든일곱 살의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 <천지창조>를 프레스코 기법으로

4년 만에 완성하고 높은 비계를 내려오던 날,

그는 "안코라 임파로 Ancora Imparo(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라고 했단다.

그림이나 조각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신에 대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배움은

어느덧 하늘을 향한 외마디 기도와 같아진다.

김병종 교수님 또한 홀로 캄캄한 어둠 속에 내팽개쳐지는 느낌이 들 때

"안코라 임파로'를 되뇌신다고 한다.

인생의 조각배가 세찬 풍랑을 만났을 때 탄식처럼

나만의 '안코라 임파로'를 되뇌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닮은 듯 다른 두 교수님의 대담이 재미있게 펼쳐졌다.

생명에 대한 대담이라서 진지하거나 심오한 이야기들만 펼쳐지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예를 들면 두 분의 옷 입는 철학도 전혀 다른데, 그런 사소한 것에서도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거리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옷은 편안하고 깨끗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패스트패션에 반대해서 옷차림에 그다지 신경을 잘 쓰지 않는 편이라

옷 입는 철학은 최재천 교수님과 비슷하다.

그런데 김병종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니 옷은 대충 걸쳐도 된다는 생각을

다소 수정해야겠다. 젊을 땐 뭘 입어도 젊음 자체가 발산하는 기운 때문에

어울리지만 나이 들어갈수록 의상에서 삶의 이력서가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말에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옷이 그 사람의 인격이고 성품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의 척도까지도 드러내는,

내면적 가치를 외면으로 발산하는 장치로서 삶의 디그니티를 표현한다고 하시니,

대충 아무거나 걸쳐도 된다고 생각하던 나 또한 좀 움찔하게 되었다.

바이오필리아를 실천하여 살아가고자 하기에

나의 생명이 존귀한 것처럼 남의 생명 또한 존귀하며

더불어 살아가야만 생존할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종명에 걸맞게 현명하게 살아남으려면

더불어 살아가는 '호모 심비우스' 정신을 장착해야 한다는

최재천 교수님의 말씀을 워낙 좋아한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행동하게 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웃과 자연에 대해 보다 많이 알려고 노력하며

그렇게 얻은 앎을 보다 많은 이웃과 나누다 보면

이 세상은 점점 더 아름답고 밝은 곳이 되리라는 교수님의 믿음을 나 또한 믿는다.

배움과 나눔보다 더 인간적인 행동은 없다.

통합이 물리적 합침, 융합은 화학적 합침인 반면, 통섭은 생물학적 합침이다.

부부가 만나 새로운 유전자 조합을 지닌 자식이 태어나는 것처럼

통섭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탄생한다.

통섭을 통해 이 시대의 갈등을 없애고 화목해질 수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많은 사람들이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소통의 부재는 비움, 귀 기울임, 받아들임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다.

결론을 손에 쥐고 남을 통치하려 하지 말고

우선 나를 미우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좋은 것은 받아들이며

소통하며, 생명의 힘을 만끽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모색할 수 있어 좋았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생명칸타타 #최재천 #김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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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류 & 파충류 톡톡북(TOK TOK BOOK) Vol.1 양서류(Amphibians) - 90만 유튜버 다흑×한국양서파충류협회의 스페셜 아트 생태도감 양서류 & 파충류 톡톡북(TOK TOK BOOK) 1
문대승 외 지음 / PY러닝메이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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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뜯고 컬러링으로 완성하는 재미나는 양서류, 파충류 컬렉션이다.

낯설지만 우리 곁에 함께 해온 작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양서파충류 친구들의 매력에 대해 열린 마음을 독려하고자 만들어진 책인데

어찌나 모습도 생존 전략도 다양한지 매력적이었다.

이색동물 전문 유튜버 다흑과 한국양서 파충류 협회의 협업으로 탄생한 책이라

생태 분류, 활동 시기, 먹이, 종별 특징(학명, 원산지, 크기, 생태)도

너무 학술적이지는 않으나 적당히 전문적이고,

재미있게 알아나갈 수 있어 좋았다.



나뭇잎, 물풀, 풀, 꿀, 열매, 나무 수액, 꽃, 선인장, 씨앗 같은 식물성 먹이/

파리, 딱정벌레, 개미, 귀뚜라미, 거미, 나비, 나방 같은 충식성 먹이/

핑키, 설치류, 소형 포유류, 대형 포유류, 조류, 새알, 개구리, 도룡농, 도마뱀, 뱀,

지렁이, 민달팽이, 달팽이, 다슬기, 조개, 물고기, 갑각류의 육식성 먹이가

표시되어 있는데 육식성 먹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식욕이 매우 강한 개구리의 경우 삼킬 수 있는 모든 생물을 먹는다고 하고

먹잇감이 생각보다 커서 놀라웠다.

커다란 입, 뾰족한 이빨이 있어서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경우도 개구리도 있고,

몸에 비해 입이 작아서 개미와 흰개미 같은 작은 곤충을 먹는 개구리도 있고,

전혀 몰랐던 세계라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말레이시안 혼드 프록은 뾰족한 뿔 때문에 사나워 보이는데

실제로는 겁이 많고 상당히 온순하고,

알록달록 귀엽게 생긴 개구리들은 무시무시한 독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역시 겉만 보고 첫인상만으로 사람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알록달록 귀엽게 보이는 화려한 무늬들은 자신의 몸에 독이 있음을 알리는

경고의 표식으로 사람의 지문처럼 개구리마다 무늬가 다르다고 한다.

포메라니안들이 모여 있을 때 강아지에 무관심하면 다 똑같이 보이지만

반려인들은 그 무리에서 자기 강아지를 알아보는 것처럼,

내 눈에는 똑같아 보여도 무늬의 미세한 차이로 구별하는

양서 파충류 덕후들도 당연히 존재하는 걸 보면

관심을 가져야 보이고 사랑하게 되는 게 맞나 보다.

남미의 원주민들이 이 개구리 독으로 입으로 부는 화살의 화살촉에 발라 사냥을 했기 때문에

골든 포이즌 다트 프록은 독화살 개구리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독화살 개구리들은 대부분 바트라코톡신(Batrachotoxin)을 가지는데 다른 동물들과 달리

야생에서 독성 식물을 먹은 진딧물이나 개미, 풍뎅이 등 곤충들을 먹음으로써

얻게 되는 것이라 독성이 없는 먹이만을 먹게 되면 독성을 잃는다고 한다.

개구리들은 알으로 태어나 올챙이가 되어 꼬몰꼬몰 헤엄치다

뒷다리가 쏙 앞다라가 쏙

팔딱팔딱 개구리로 변태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솔로몬 아일랜드 리프 프록은 나무 밑 축축한 땅을 파서 알을 낳는데,

그 알 안에서 변태 과정이 다 이뤄지고 6~8주 후에 개구리가 되어 알 밖으로 나온다.

몸이 납작하고 직사각형으로 넓적해서 Pipa(포르투갈어어로 연을 의미)에서 유래한

'피파피파'라 불리는 수리남 토드의 경우 교미 이후 수컷이 알을 암컷의 등에 올려놓는다.

그러면 피부가 부풀어 알을 덮고 그 안에서 변태한 새끼들이 어미의 피부를 뚫고 나온다.

새롭게 알게 된 번식방법들이라 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생존전략들이 존재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우파루파라는 일본 상업명으로 잘 알려진 멕시칸 살리만더는

물에서 사는 미끄럽고 주름진 괴물이라는 뜻의 '엑솔로틀'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어릴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성체가 되는 유형성숙을 하기 때문에

피터팬 도룡뇽이라는 별명도 있다. 사람들의 애정만큼 여러 이름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청개구리와 흡사하지만 조금 더 크고 더 뾰족한 주둥이를 가진

아메리칸 그린 트리 프록은 온도와 주변 색, 기분에 따라 색을 바꿀 수 있다.

밝은 녹색이었다가 어두운 갈색으로 변하는 색이 보호색 때문에 그런 줄 알았는데

기분에 따라서도 색이 바뀐다니 신기했다.

자반 글라이딩 트리 프록은 말레이시아 날개구리로 나무 위에 사는 청개구리의 일종이다.

나무를 타는 종으로 흡반이 발달되어 있고, 팔다리가 매우 길고,

손가락과 발가락에 커다란 물갈퀴 같은 막이 발달해 있다.

그런데 이 막은 다른 종의 물갈퀴처럼 수영을 위해 발달한 게 아니라

위험이 닥치면 물갈퀴를 펼쳐 공기의 저항을 이용하여 안전한 곳으로 활강하기 위함에 있다.

활강 중에 발의 각도를 조절함으로써 180도 몸을 회전시킬 수 있고,

15m 아래의 바닥까지 무리 없이 부드럽게 착지할 수 있다니

날다람쥐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눌라 글라스 프록은 온몸이 반투명한 젤리 같은데

배 부분 피부는 더욱 투명해서 내부 장기는 물론 알까지도 눈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투명한 피부 덕분에 나뭇잎 위에 앉아있을 때 빛이 투과되어

천적들이 개구리를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효과가 있다니

자연에 대한 생물들의 적응 전략은 알게 될 때마다 감탄스럽다.

원시적인 도롱뇽으로 여겨지는 사이렌류는 뒷다리와 골반이 없고

작은 앞다리만 가지며, 아가미를 평생 동안 가진다.

대표적인 종 중 하나인 큰 사이렌은 북미에서 가장 큰 양서류 중 하나로,

완전히 수중에서 살아가는데 연골로만 이루어진 앞다리의 작은 발가락 4개가

아가미에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작아서 그냥 언뜻 봤을 때 장어같은 어류처럼 보여 신기했다.

외모만큼이나 독특하고 재미있는 양서류 친구들을 알게 되어

톡톡 뜯어서 완성하는 나만의 양서류 컬렉션을 완성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동물 상식이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보람 있었다.

이런 귀여운 양서류들이 서식지 파괴뿐만 아니라 약재나 식용으로 사용되거나,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관상용으로 사육하기 위해 밀거래되고 있다니

CITES 협약이 더 강화되어 더 이상 개체 수가 감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톡톡북양서류 #이색동물전문유튜버 #다흑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양서류컬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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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인생, 천년 나무를 탐하다 - 천 년을 살고 새천년을 살 나무, 사람 그리고 이야기
이정종 지음 / 렛츠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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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사람은 나이 들어가며 추해지지만,

나무는 오히려 나이를 먹어가며 더 풍요롭고 아름다워진다는 말처럼,

나머지 삶이라도 아름답고 풍요로운 나무를 닮았으면 좋겠다며

십여 년 이상을 나무와 사람의 이야기를 답사하며 글을 쓰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나무와 사람 이야기가 정감 있었다.

궁궐 마당은 왜 잔디를 심지 않고 돌로 꾸며놨을까?

잔디가 있었다면 덜 삭막하고 싱그럽고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조정에 깔린 거칠고 네모난 돌은 박석이다.

조선 시대 관리들이 돼지가죽으로 만든 가죽신을 신어서 바닥이 미끄러웠는데

거친 박석이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는 역할도 하고,

난반사를 유도해서 내부를 환히 비추는 조명 역할도 했단다.

조정 마당은 남북이 기울기가 1.5m 정도 차이가 나서

아무리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흘러나가게 설계되어 있다니

조상님들의 지혜와 과학이 숨어있었던 것이다.

비가 조금만 와도 웅덩이가 생기고 물에 잠기는 도로로 불편할 때가 있는데,

조선 시대 때 이미 이런 것도 다 고려하여 설계했다니 대단하다.

독일에서는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바라는 것처럼 다섯 갈래의 라일락 꽃을 삼키면

연인의 사랑이 변치 않는다 믿어 '럭키 라일락'이라고 부른다니 신기했다.

네 갈래로 갈라지는 꽃이 간혹 돌연변이로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것을 보고

영원한 사랑을 기대하는 건 비과학적이지만,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면 기쁜 것처럼

내년 봄에 다섯 갈래 라일락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봄철 향기가 좋은 수수꽃다리를 말려 향갑이나 향궤에 담아두고 은은한 향을 즐기고

여인들의 향낭에 넣어 사용하기도 했다니, 내년 봄엔 라일락을 더 유심히 보게 될 것 같다.

봄에 돋아나는 약간 쌉쌀한 맛이 나는 화살나무의 부드러운 새싹을 삶아 나물을 해 먹기도 한다니

그 맛이 궁금했다. 화살나무의 코르크 날개가 새싹을 먹어 치우는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이다.

야들야들하고 맛있는 새순은 좋지만, 맛도 없고 버석거리는 코르크를 좋아할 리 없으니

아무리 배가 고파도 함부로 덤벼들지 않는다.

식물의 다양한 형태와 생활사에 숨겨진 삶의 전략을 알고나면 늘 경이롭다.

뽕나무의 열매 오디가 위의 소화 기능을 촉진하고 대변 배설을 순조롭게 하며,

오디를 먹고나면 방귀가 뽕뽕 나와서 뽕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니

오디를 먹고 방귀를 뀌었던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잘 모르겠다.

내년 여름 오디철에 잊지 말고 실험을 해봐야겠다.

오디는 안토시아닌 색소 중 가장 항산화 작용이 강한 C3G 함량이

흑미, 검정콩 같은 블랙 푸드 중 가장 높고,

철, 칼슘, 칼륨 함량도 다른 베리류 과실보다 훨씬 높다고 하니

입이 까많게 물들어도 챙겨먹어야겠다.

도시에서도 종종 감상할 수 있는 감나무의 7덕과 5절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7덕은 수명이 길고, 그늘이 짙으며, 새가 둥지를 틀지 않고, 벌레가 생기지 않으며,

가을 단풍이 아름답고, 열매가 맛이 있으며, 낙엽은 훌륭한 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5절은 잎이 넓어 글씨 연습하기 좋아 문이 있고,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 재료가 되기에 무가 있으며,

열매가 겉과 속이 똑같이 붉어 표리가 같으므로 충이 있다.

또한, 홍시는 노인들도 먹을 수 있으므로 효가 있으며,

서리 내리는 늦가을까지 열매가 가지에 달려있어 절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p.93

7덕과 5절을 알고 나니, 가을의 감나무가 더 귀하게 보일 것 같다.

오래된 은행나무에는 흙 속에 묻힌 뿌리의 호흡만으로 모자란 숨을 보충하기 위해

허공에 드러난 뿌리가 있다. 여인의 젖가슴 모양을 닮은 조직이 달려 있어 유주라고 한다.

젖기둥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남자의 심벌과 더 유사하게 생겨서

아들을 낳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지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잘라가기까지 하는 수난을 겪는다니 깜짝 놀랐다.

돌하르방 코가 없어진 이유가 그냥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는데,

21세기에 아직도 그런 미신으로 나무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정자와 난자의 수정 순간 결정되버리는 너무나 잘 알려진 성별의 원리가

케케묵은 미신을 이기지 못하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백 년도 못 하는 인생이 천 년을 살 나무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천년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에 감사하며 아끼고 살았으면 좋겠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백년인생천년나무를탐하다 #나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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