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맹꽁이다 모두가 같이 읽는 과학 이야기
문광연 지음 / 지성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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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등학교 생물교사였던 저자는 맹꽁이의 친구로 대청호 근처 찬샘마을에서 개구리 학교를 운영 중이다.

개구리와 도롱뇽, 뱀이 있는 곳이면 아침 일찍 카메라를 메고 달려가 탐구하고 관찰하기를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양서류들의 서식지와 산란지를 보호해야 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둠벙에서도 물고인 하수도에서도 물고인 묵논에서도 잘 살아가는

맹꽁이의 집이 자꾸 없어지고 있다니 걱정이다.

맹꽁이는 땅속에서도, 물속에서도, 흙이에서도 잘 살아간다.

즉, 땅이 오염되고 물이 오염되고 공기가 오염되면 맹꽁이가 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맹꽁이는 공기, 물, 흙의 오염을 알 수 있는 환경 지표종이기도 하다.

맹꽁이 알과 올챙이 모습, 한살이, 나이, 먹이, 땅 파는 기술, 하얀 맹꽁이 등

맹꽁이가 꼭 필요한 이유를 정리한 이 책은 맹꽁이뿐만 아니라

맹꽁이와 다른 양서류를 구별할 수 있게 특징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안내서였다.

맹꽁 소리는 수컷들이 암컷들에게 서로 자기를 알리려고 경쟁적으로 구별되는 소리를 내는 것이다.

한 친구가 '맹'하면 다른 친구는 '꽁'을 해야 암컷에게 자기 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다.

맹꽁이가 맹꽁맹꽁하고 우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한 마리가 맹하면

옆에 있는 다른 녀석이 꽁 소리를 낸다고 하니 신기하였다.

맹꽁이는 동글동글해서 마치 부푼 찐빵처럼 생겼다.

여느 개구리보다 머리와 다리도 짧다.

목 아래에 울음주머니가 있어 짝짓기철이 되면 공기를 넣고 부풀려서 우는데 소리는 수컷만 낸다.

맹꽁이 뒷발의 발가락에는 단단한 흰색 돌기가 튀어나와 흙을 파고 땅속으로 들어가는데 사용한다.

이 발을 쟁기발이라고 해서 맹꽁이를 쟁기발개구리라고도 한다.

맹꽁이와 생김새가 비슷한 두꺼비는 맹꽁이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행동이 느리고

앞다리와 뒷다리가 길어서 구별이 된다.

맹꽁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기는 장마철이다.

장마가 시작되고 땅 위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맹꽁이는 용케도 잘 알고 물이 고인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수컷이 크게 울면서 암컷을 찾고 암컷은 알을 낳는데,

이때 관찰하기 좋다니 강 옆의 작은 습지를 잘 살펴봐야겠다.

학교 내 건물의 배수로 길가의 배수로에 물이 많이 고여 있다.

특히 학교의 배수로는 넓고 물이 많으며

주변에 풀과 흙이 있어 맹꽁이가 좋아하는 곳이다.

학교가 들어서기 전부터 맹꽁이가 많이 살던 곳이니 맹꽁이가 계속 삶의 터전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맹꽁이 알은 개구리 알과 완전히 다르다.

개구리 알들은 보통 모여 있지만 맹꽁이 알은 물 위에 볼록렌즈를 뿌려 놓은 것처럼 한 층으로 퍼져있다.

물 위에 있으면 햇빛을 많이 받아서 발생이 빨리 진행된다.

늦게 알을 낳는 대신에 빨리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전략이라고 한다.

젤리처럼 말랑말랑하고 투명한 물질로 쌓여있는 알 하나하나를 보면 위는 약간 검은색, 아래는 흰색이다.

검은색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눈, 코, 입, 피부, 다리 등의 기관이 되고

아래쪽 흰 부분은 이들이 잘 자라게 영양분을 공급해 준다.

알을 낳은 지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꼬물거리는 올챙이가 보이며

이내 막을 뚫고 나온다니 직접 보면 너무 신비로울 것 같다.

개구리의 올챙이와는 다르게 이빨이 없고, 물을 마시면서 물속에 있는 영양분을 함께 빨아들이며

강한 입술로 물속의 물풀이나 낙엽을 갈아먹는다고 한다.

맹꽁이는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큰산개구리는 물속에서 겨울잠을 잔다.

큰산개구리는 봄에 울고 알을 낳으며 맹꽁이는 여름에 알을 낳는다.

개구리마다 겨울잠과 알을 낳는 시기 등이 모두 다 다르다.

각 동물의 생태를 알면 학술연구, 종의 보존, 전체 생태계의 구조와 역할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한살이를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한다.

개구리나 도롱뇽, 뱀은 서식지나 산란지로 이동하다가 로드킬을 많이 당한다.

이런 사고를 막으려면 생태 통로가 필요하다.

맹꽁이는 아성체가 되며 흙이 있는 서식지로 돌아가야 하는데

시멘트 배수로나 보의 벽이 직각이라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그래서 맹꽁이 사다리가 필요하다.

도로의 경계석, 농수로에도 유도 울타리 생태 통로가 필요하고 도로밑을 연결하는 통로도 필요하다.

벽이 직각이면 개구리나 맹꽁이가 못 올라가지만, 미끄러지지 않도록 벽에 시멘트를 뿌려주면

울퉁불퉁해서 잘 올라간다니 신기했다.

맹꽁이는 메뚜기를 잡아먹고 중대백로, 왜가리, 뱀들에게 잡혀 먹히는 중간 동물이기에

적절한 수가 있어야만 생태계가 안전한 상태로 유지된다.

또한 생태계의 중간 고리로서 환경 지표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맹꽁이 친구들 안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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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자 아시아 : 처음 약속한 나를 데리고 걸어가자
노동효 지음 / 나무발전소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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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로드 페르몬을 따라 한 대륙에서 2~3년 살고 돌아와 여행기로 정리하고

다시 다른 대륙이로 이동하는 노동효 작가의 특별한 아시아 여행기이다.

노동효의 글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사람과 문화와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의 다층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의 여행길을 따라가다 보면 사는 모습은 천차만별이어도

우리 모두 같은 인간이라는 연대감과 지구라는 공간의 소중한 의미를 일깨워 준다는

임순례 영화감독의 소개 글 그대로였다.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스리랑카 여행기는 많고

익숙한 여행지이지만, 그곳에서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어떤 풍광과 마주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법이라,

흔히 접하는 보통의 여행기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져서 좋았다.

특히 스리랑카는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고 아는 게 거의 없는 나라라서 궁금해졌다.

밀턴의 <실락원>에도 등장하고 이브를 유혹했던 뱀이 은신처에서 나와 배회하고 방황하던 장소가

인도의 끝자락 섬, 타프로바네라고 한다.

이 까마득히 잊힌 왕국의 이름을 20 세기에 다시 끄집어낸 사람이 아서 클라크이다.

SF 문학계의 거장인 아서 클라크 경은 인생의 반 이상을 스리랑카에서 지냈다고 한다.

영국에서 태어난 아서 클라크가 40 살이 되던 1956년부터 2008년 죽는 날까지

스리랑카에서 살았다고 하니, 스리랑카가 더욱 궁금해졌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라마와의 랑데부>, <미래 프로파일>도 스리랑카에서 다 집필했고

아서 클라크의 무덤도 스리랑카인 묘비들 사이에 있다니 신기했다.

공군 장교로 복무했던 아서 클라크는 위성 통신을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정지궤도에 올려놓는다면

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논픽션 <행성간 비행>을 썼고, 그의 상상은 곧 현실이 되었다.

국제천문학연맹에선 적도 위 3만 6000km 지구 정지궤도를 클라크 궤도라고 부른다.

그의 아이디어 덕분에 전 세계 동시 실황 중계가 가능한 세상이 되었고

그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위해 다이얼 F를 돌려라>에서 영감을 얻은 팀 버너스 리는

월드와이드웹을 발명했다.

현재 소행성 충돌 방지를 위한 미국 나사의 스페이스 가드도 그의 소설에서 다룬

소행성 충돌 사건으로 인해 가동되기 시작한 지구 방어 시스템이니

그야말로 천재적인 작가인데, 그 작가가 반한 스리랑카는 도대체 어떤 곳일지 너무 궁금해졌다.

SF 문학계의 노벨상인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 석권한 <낙원의 샘>은

22세기의 타프로바네가 무대인데, 실재 국가 스리랑카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이라고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시기리아록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궁금해졌다.

스리랑카의 시기리아, 아누라다푸라, 스리파다를 다녀온 후 <낙원의 샘>을 읽으면

아서 클라크가 소설 속 인물의 경험을 통해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며,

아서 클라크가 쓴 스리랑카 여행기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졌다.

<낙원의 샘>도 읽고 스리랑카 여행도 가서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어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나 또한 보고 했던 생각을 작가 또한 해서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느낌과,

아는 만큼 보인다고 무지하여 내가 전혀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알게 되어 신기하고 유익한 여행 에세이였다.


#걸어가자아시아 #노동효 #로드페르몬 #리뷰어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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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속으로
이승연 지음 / 소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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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직 하나의 색으로 그려진 그림책이라 신비로웠다.

울트라 마린은 하늘 너머라는 뜻으로 닿을 수 없는 세계,

순수한 푸른빛, 하늘과 바다, 신비와 그리움을 상징한다고 한다.

울트라 마린 한 가지 색으로 기쁨, 슬픔, 낮과 밤, 그리고 시작과 끝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라 색달랐다.

그림체가 독특하다 느껴졌는데, 모든 그림이 리놀륨 판화로 제작한 것이란다.

칼로 새긴 선이 세계를 가르는 주름처럼 단단한 흔적을 남긴다니 신기했다.

수평선은 보이지 않아도 이어져 있는 선이자 세계의 틈이다.

이 틈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잘 전해졌다.

하늘과 바다를 종이처럼 접으면 수평선이 될까?

그 접힌 틈새로 신과 사람, 동물들이 오가고 별빛이 춤을 춘다는 상상은

정말 작가여야만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인 것 같다.

멀리 반짝이는 수평선을 옛날 사람들은 주름이라 불렀다고 한다.

작가와 같은 사람들이 수평선 속 세상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세상 끝을 보고 싶어서 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파도를 따라 걷고 또 걷고,

파도가 돌아오는 길을 계속 지워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걷고 또 걷다 보면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수평선은 바다와 하늘이 잠시 만나는 곳이다.

나타났다 사라지고 흔들리고 끊어지기를 반복하지만 마침내 길고 곧은 선으로 이어진다.

수평선을 강아지풀이라고 비유하는 것도 독특했다.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람이 살며시 나를 감싸며 살살 간질거려서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는데,

수평선이 강아지풀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이 부러웠다.

수평선은 거울이기도 해서 가만히 바라보면 고래 속에 부쩍 큰 자신의 모습이 잠들어 있다니,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그런 상상을 하니

고래처럼 바다를 자유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풍덩 수평선 속으로 뛰어들어가 고래가 반겨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수평선 속 세상은 신기하다.

바다는 선이고 무늬가 되고 파도는 점이 되어 반짝인다.

그래서 수평선은 반짝이는 별이기도 하다.

움직일 때마다 작은 빛들이 모래알처럼 반짝거리니까 말이다.

윤슬을 좋아하는데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 또한 반짝이는 별을 발견하고 싶어졌다.

빙그르르 별빛이 흔들리며 돌고 사람들도 손을 잡고 춤을 추는 함께 추며

내가 정말 수평선 속에 들어와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함께 추는 춤이기도 하고 오래된 기억이기도 하고

누군가 마주 서게 되는 새로운 만남이기도 하고 길목이기도 하고

끝도 시작도 아니고 거꾸로 된 세상이기도 한

지워지지 않는 자국은 끊임없는 이야기를 불러와서

수평선을 가만히 바라보며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가만히 바라보게 되는

신비로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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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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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정신병원 한가운데에서 아이러니하지만 눈부시고, 산 자와 죽은 자가 손을 잡고 끝까지 걸어가야 할 삶에 체득한 요아힘에게는 너무나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던 일상적인 광기가 낯설면서도 신기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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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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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독일에서 가장 바쁜 연극 배우이자 연출가인 요아힘 마이어호프의 자전적인 삶을 다룬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는 슈피겔 90주 연속 베스트셀러이자

300만 독일 독자가 환호한 사상 초유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세계 11개국에 수출되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조너선 스위프트상, 카셀 문학상, 이탈리아 말라페르테 문학상, 니콜라스 본 신인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받았으며 독일 현대문학에서 유래 없이 긴 시간 동안

대중성과 문학성을 유지하고 있는 소설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 요하임은 어린이 청소년 정신병원 원장의 막내아들로,

정신병원이 집인 소년인데, 자전적 삶이라니 작가가 과연 몇 살일지 궁금해졌다.

1967년생이던데, 그 시대엔 병원장의 가족들이 정신병원 내에 상주하며 살아가는 게

일반적인 일이었을까 궁금해졌다. 증상에 따라 여러 병동으로 나누어져 격리되어

수용되어 있기는 해도 환자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등굣길에 늘 마주치는 위험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어린아이가 노출되는 것이 정말 괜찮은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긴 했다.

3 형제의 막내가 형들의 장난으로부터 분노를 다져나갈 때 환자들처럼 될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당시 병원에서 알코올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지만,

니코틴은 최고위층이 연령 제한 없이 승인한 약물처럼 보였다며 묘사한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금연을 해야 할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호사, 간호사, 의사, 심리학자, 치료사 할 것 없이 모두 담배를 피웠고

손을 벌리는 환자들에게 아낌없이 담배를 나눠주었는데

수용자들이 여기서 버는 얼마 안 되는 돈을 담배 사는 데 다 썼다고 한다.

특히 조울증 병동만큼 강박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병동은 없었는데,

조울증 환자들은 누렇게 변성된 손가락 끝에 불꽃이 닿을 때까지 담배를 피웠다.

담배연기가 구원이라도 되듯 폐 속 깊숙이 빨아들이고

뻥 뚫린 하늘 아래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협소한 장소에서

줄담배를 피워대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는데, 마치 으스스한 제식을 치르는 종파의 신도들 같았다.

갑자기 동시에 담배를 피우고 시커먼 나락에서 피어오르는 한 줄기 구원의 빛처럼

담배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불가사의한 혈연적 유사성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소년에게 그대로 노출되다니 요즘의 관점에서 보니 안타까웠다.

연이어 피워대는 담배에 대한 중독이 그들을 외적으로 연결시켜주듯

내적으로도 절망으로 연결된 특별한 유대감과 동질성이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년이 너무 일찍 다양한 인간 군상에 노출되는 건 아닐까 염려되기도 했다.

요하힘의 아버지는 안락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사는 교양 유목민이었다.

1번 읽은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는 지능으로 무장한 채 온갖 지식 분야를 섭렵함으로써

과체중에 시달리는 만능 백과사전인 정신병원 원장 의사 선생님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책을 직접 집어삼키는 분이었는데

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다 흡수한 뒤에야 포만감을 느끼며 그 주제에서 손을 뗐다.

그 박학다식함으로 수많은 여성들의 환심을 사고 외도를 해왔다는 것도

주말에 시골집에서도 원예 잡지를 뒤적거리기만 하고

어머니는 뼈빠지게 일했다는 건 화가 났다.

넓은 부지를 돌아다니며 전문가적 관점에서 양봉장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물색하고

안달루시아 암탉들이 얼마나 많은 알을 낳았는지 세는 것만 하고,

평생을 그렇게 머릿속으로만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서 뼈 빠지게 일하는 것은 어머니였고

이혼 후에도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다시 돌아온 어머니도 그렇고

가족 관계는 참 아이러니한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린이청소년 정신병원 한가운데에서 아이러니하지만 눈부시고,

산 자와 죽은 자가 손을 잡고 끝까지 걸어가야 할 삶에 체득한 요아힘에게는

너무나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던 일상적인 광기가 낯설면서도 신기하게 다가왔다.

#장편소설 #요아힘마이어호프 #기억보관소 #죽은이는모두날아오른다 #리뷰어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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