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정원 - 산, 들, 나무, 꽃 위인들이 찾은 지혜의 공간
성종상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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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독일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괴테가 거닐던 산책길을 따라 걷고, 헤르만 헤세의 정원에서 가만히 앉아 헤세의 글을 음미하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 때문이었다. 그래서 500년을 관통하는 12명의 세계적인 명사들의 삶이 녹아 있는

정원 생활을 엿보며 정성을 다해 찍은 사진들이 가득한 이 책이 더욱 반갑고 힐링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 역사와 설계를 가르치고 있는 성종상 교수의 고찰을 통해

인간의 진정한 휴식과 치유의 에너지는 오직 자연에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명사들의 집과 정원, 박물관의 주소, 개관 시간, 입장료 등이 챕터마다 정리되어 있어

여행시 동선을 짤 때 아주 유익한 정보들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중학생 시절 너무나 사랑했던 헤르만 헤세는 정원을 영혼의 안식처라고 했다.

평생 방황과 좌절, 방랑과 정착, 현실과 이상 사이를 오가며 정신적 고통을 심하게 겪었던

헤세는 꽃을 심고 나무를 가꾸고 주위 풍경을 그리며 마음의 평화를 찾고 순수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인위적인 정원 요소들이 별로 없고 자연의 조화로운 만남을 꽤한 헤세의 정원은

감성이 메말라버린 지금의 나를 여전히 설레게 만들었다.

다산 정약용은 실용과 미, 기능과 멋을 고루 완비한 정원을 직접 가꿨다.

초화와 채소류, 화목과 과실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텃밭도 가꾸어

정말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정원이었다.

여름철 새벽 서지에 작은 배를 띄워 연꽃 봉우리 가까이 다가가 귀를 대고

눈을 감고 숨을 죽인 채 일출과 함께 연꽃 봉우리가 벌어지는

신비한 우주적 고요 속 소리를 즐겼다고 하니,

연꽃 봉우리 벌어지는 소리는 과연 어떤 소리일까 꼭 한번 들어보고 싶어졌다.

괴테가 개인 정원뿐 아니라 식물원, 공원 등 공공 정원을 만드는 일에도 깊이 간여한

탁월한 조경가이자 정원사였다는 점은 무척 흥미로웠다.

인간과 자연에 관한 깊은 탐구와 성찰을 했던 그에게 정원은 휴식이나 감상을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감성과 이성, 예술과 과학의 조화를 좇는 삶의 실천 현장이었다고 한다.

미식가였던 그가 정원에 아스파라거스, 감자, 콩, 상추, 딸기 같은 싱싱한 먹거리를 얻었다니

신기하면서 정원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망이 더 강해졌다.

토머스 제퍼슨이 건국의 아버지일 뿐만 아니라 미국 조경의 아버지였던 점도 흥미로웠다.

유용한 식물을 사회에 소개하는 일이 국가가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서비스며

식물을 통해 사회를 변모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니,

텃밭과 과수원에도 미국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려는 그의 꿈을 엿볼 수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제일 놀랐던 것 중 하나가 나무들이었다.

우리나라 시골 마을의 보호수로 지정되어 마을 어귀에 한 그루 있는 정도의

아름드리나무가 어찌나 많은지, 정말 미국 대륙은 축복받은 땅이구나 부러웠는데

그 축복받은 땅이 유지될 수 있는 힘이 이런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지적이고 창조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그는 정원 생활을 통해

지적 탐구심을 확장하고 철학적 사유와 정치적 신념을 심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다.

미지의 자연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지적인 체계를 파악해 내고 실천하는 현장이면서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한 핵심으로 정원을 생각했다니 부러웠다.

유럽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의 경제적 자립과 국가적 안정성을 도모하는데

식량, 의약, 섬유, 염색, 건축재 같은 다양한 효용을 지닌 식물자원의 중요성을 알았고,

미국에 최초로 유기농 정원술을 도입했다고 하니 왜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에

손꼽히는지 알 수 있었다.

보스턴 미술관에서 모네의 방에서 너무나 평온하고 평화롭게 한참을 서 있었다.

그가 정원일과 그림 그리기에 온 정성을 쏟은 지베르니에서 수련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간접적이라도 여러 사진을 통해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모네의 요청에 따라 자연채광이 비쳐 하루 중 시간과 날씨에 따라 빛과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튈르리 정원 내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 연작은 어떨까 등

정원과 관련된 열망들을 마주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더 유익했던 책이었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조경 #인생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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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밥상 - 우리의 밥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을까
김상보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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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왕에서부터 서민들의 식문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유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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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밥상 - 우리의 밥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을까
김상보 지음 / 가람기획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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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밥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음식문화로 살펴보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임진왜란 이후부터 구한말까지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사람들이 먹었던 다양한 음식들의 소개와 함께

식문화와 민중의 삶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폭넓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책에 소개된 여러 풍속도와 음식들을 보며 우리의 것에 대해 참 무지하구나 하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서양미술사 중심으로 배웠고 우리나라 미술관보단 여행 가서 간 미술관의 수가 많아서 그런지

김홍도의 풍속도만 해도 정말 생전 처음 접하는 것이 많아 놀라웠다.

처음 접한 그림들이라 책 속 삽화가 다소 작아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 있었지만

그림 속 음식들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나라 그림에 대해 친숙했더라면 어떤 상황을 묘사한 것인지 어떤 음식들이 등장한 것인지

얼른 눈치챌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고, 처음 알게 된 식문화들도 많아 신기했다.


 

왕의 일상식 상차림이 생각했던 것에 비해 너무 단출하여 놀랐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음식이 빼곡한 줄로만 알았는데 왕과 왕족의 일상식 상차림이

7첩이었다니 생각보다 검소해서 놀라웠다. 조선왕조의 일상식 반상차림이 12첩 반상이라는 주장의

문헌적 근거나 사실적 자료는 전혀 찾을 수 없단다. <시의전서> 이후 왜곡 및 변질되어

전해진 반상차림이 외식산업을 포함해 음식 가짓수를 많이 차리는 데에 따른 지나친 낭비라는

반상 문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하니 안타까웠다.

실제 조선의 왕들은 몸소 근검절약을 실천했다고 한다.

나라에 수재, 가뭄, 질병, 한파 등의 기상이변이 생겨 백성들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에는

일상식의 찬품 가짓수를 줄이고 고기반찬을 먹지 않고 소선을 잡수셨다니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하려고 했던 조선왕조의 통치철학 자체를 오해하고 있어서 미안했다.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혁이 이루어졌던 갑오경장 이후 구한말의 예외적이었던 음식문화를

조선왕조 전체의 음식문화로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커다란 죄를 짓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뜨끔해졌다.

 


 

인생은 고기서 고기라는 우스갯소리처럼 한국인의 고기 사랑은 대단한데, 조선시대에도 비슷했나 보다.

일본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을 묘사한 대목에서

조선인의 체격이 대개 우량한 이유가 일반의 풍습으로서 육식을 하기 때문이며,

소를 외국에 수출할 정도로 가축이 많고 소의 신장과 역량이 훌륭하고 비대했다고 표현되어 있었다.

일본 밥공기의 3배 정도 크기의 밥그릇에 수북이 밥을 담아서 먹고, 소머리를 통째로 가게 앞에

진열해 놓고 국밥을 팔고 있는 광경에 대한 글들이 흥미로웠다.

특히 우도로 소고기를 써는 모습을 표현한 만화들이 인상적이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꼭 먹어야 할 리스트 중의 하나인 참외가

정말 우리 민족의 과일이었음도 신기하였다. 조선시대에 참외의 인기는 정말 대단해서

참외가 나오는 계절이면 밥 대신 참외를 먹어 한인가의 쌀집은 매상이 70%나 떨어졌다니

놀라웠다. 길을 걸어가면서도 먹고,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서 먹고,

조선인은 여름에 참외로 살아갔단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왕에서부터 서민들의 식문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재미있는 책이었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조선의밥상 #식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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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생활
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 이너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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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20년에 걸친 양봉에서 얻은 특수한 경험과 수많은 관찰이 가득해서 정말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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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생활
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 이너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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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작가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라 감성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너무나 과학적이라 놀랐다. 문학 작품인 줄 알았는데 저자가 20년에 걸친 양봉에서 얻은 특수한 경험과

수많은 관찰 결과가 한가득이라 놀랐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꿀벌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만 이 책에 담았으며 새로운 관찰 기록이나 연구 논문집이 아니라고 했는데

꿀벌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너무나 전문적인 내용이라 놀라웠다.

과학자들의 영역일 것만 같은데, 꿀벌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과도했던 것인지

벌들이 멸종 위기종이 아니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벌들에 대해 이 정도의 관찰은 당연하게 했던 것인지

궁금했다. 어쨌든 메테를링크의 무한한 상상력과 문학적 재능으로 사회적 곤충의 생태를 극명하게 그려낸

자연관찰 문학의 최고 걸작, 박물신비학자의 박물 문학의 걸작이라는 표현에 정말 부합하는 책이었다.

꿀벌을 온종일 관찰해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꿀벌의 생애와 행동들에 대해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벌집이 가난에 시달리거나 여왕 일가가 악천후며 적들의 약탈 따위로 괴로워할 때

집을 결코 버리지 않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던 봄날이 가고 12만 개나 되는 방들을 거느린 거대한 궁전이

새로운 꿀과 유충, 번데기를 기르기 위한 꽃가루로 넘쳐나 행복의 절정을 맛볼 때에

벌집을 떠난다니 벌집의 정신은 놀라웠다.

벌들이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서라면 두서나 송이의 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매시간마다 2, 3백 송이나 되는 꽃들을 찾아다니는 고통을 겪는 이유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는 것도 신비로웠다.

꿀벌은 나이를 먹을수록 윤기가 흐르고, 마르고, 체모가 부족하고, 특히 날개가 가혹한 노동으로 찢겨 있을 때가

많아 쉽게 판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인간의 시선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희생이었다.

자신은 굶어죽을지라도 여왕벌만큼은 상처 하나 없게 지키며 자신보다 소중한 여왕벌에게 자신의 먹이 주머니

밑에 보관해둔 최후의 꿀을 먹이면서 숨을 거두는 일벌들의 삶에 숙연해졌다.

꿀벌들이 벌집 안에 있을 때는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여러 마리가 마치 한 마리인 양 결합하여

한 마리가 상처를 입으면 다른 천 마리가 그 원수를 갚는 데 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놓지만,

벌집에서 한 발자국만 떨어져도 완전히 안면을 바꾸고 서로를 무시하는 이중성 또한 신기했다.

벌집 안에서는 그토록 강력한 연대감을 드러내지만 벌집 밖에서는 잔혹할 만큼 매정하다니

놀라웠는데, 우리가 꿀벌을 관찰하듯 어떤 미지의 존재가 우리를 관찰한다면

그 미지의 존재가 느낄 놀라움은 어떨까라는 작가의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

꿀벌들의 신비에 대한 충분하지 못한 답들을 검증 불가능한 가설들과

덧붙일 수 있는 반론들의 수많은 증거와 유력한 논거들을 분석하면서도

왜 확실성을 가질 수 없는지 조목조목 알려주어서 꿀벌의 생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꿀벌의생활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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