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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생활
모리스 메테를링크 지음, 김현영 옮김 / 이너북 / 2023년 7월
평점 :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t/h/thfdlv11/temp/IMG_20230811_135805.jpg)
<파랑새>의 작가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라 감성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너무나 과학적이라 놀랐다. 문학 작품인 줄 알았는데 저자가 20년에 걸친 양봉에서 얻은 특수한 경험과
수많은 관찰 결과가 한가득이라 놀랐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꿀벌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만 이 책에 담았으며 새로운 관찰 기록이나 연구 논문집이 아니라고 했는데
꿀벌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너무나 전문적인 내용이라 놀라웠다.
과학자들의 영역일 것만 같은데, 꿀벌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과도했던 것인지
벌들이 멸종 위기종이 아니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벌들에 대해 이 정도의 관찰은 당연하게 했던 것인지
궁금했다. 어쨌든 메테를링크의 무한한 상상력과 문학적 재능으로 사회적 곤충의 생태를 극명하게 그려낸
자연관찰 문학의 최고 걸작, 박물신비학자의 박물 문학의 걸작이라는 표현에 정말 부합하는 책이었다.
꿀벌을 온종일 관찰해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꿀벌의 생애와 행동들에 대해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벌집이 가난에 시달리거나 여왕 일가가 악천후며 적들의 약탈 따위로 괴로워할 때
집을 결코 버리지 않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던 봄날이 가고 12만 개나 되는 방들을 거느린 거대한 궁전이
새로운 꿀과 유충, 번데기를 기르기 위한 꽃가루로 넘쳐나 행복의 절정을 맛볼 때에
벌집을 떠난다니 벌집의 정신은 놀라웠다.
벌들이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서라면 두서나 송이의 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매시간마다 2, 3백 송이나 되는 꽃들을 찾아다니는 고통을 겪는 이유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는 것도 신비로웠다.
꿀벌은 나이를 먹을수록 윤기가 흐르고, 마르고, 체모가 부족하고, 특히 날개가 가혹한 노동으로 찢겨 있을 때가
많아 쉽게 판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인간의 시선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희생이었다.
자신은 굶어죽을지라도 여왕벌만큼은 상처 하나 없게 지키며 자신보다 소중한 여왕벌에게 자신의 먹이 주머니
밑에 보관해둔 최후의 꿀을 먹이면서 숨을 거두는 일벌들의 삶에 숙연해졌다.
꿀벌들이 벌집 안에 있을 때는 서로 사랑하고 도우며 여러 마리가 마치 한 마리인 양 결합하여
한 마리가 상처를 입으면 다른 천 마리가 그 원수를 갚는 데 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놓지만,
벌집에서 한 발자국만 떨어져도 완전히 안면을 바꾸고 서로를 무시하는 이중성 또한 신기했다.
벌집 안에서는 그토록 강력한 연대감을 드러내지만 벌집 밖에서는 잔혹할 만큼 매정하다니
놀라웠는데, 우리가 꿀벌을 관찰하듯 어떤 미지의 존재가 우리를 관찰한다면
그 미지의 존재가 느낄 놀라움은 어떨까라는 작가의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
꿀벌들의 신비에 대한 충분하지 못한 답들을 검증 불가능한 가설들과
덧붙일 수 있는 반론들의 수많은 증거와 유력한 논거들을 분석하면서도
왜 확실성을 가질 수 없는지 조목조목 알려주어서 꿀벌의 생활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t/h/thfdlv11/temp/IMG_20230811_13585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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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t/h/thfdlv11/temp/IMG_20230811_135819.jpg)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꿀벌의생활 #생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