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2 - 침투와 공략, 세균과 바이러스의 하루 공부는 크크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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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세상 최강 생물은 뭘까?

사자나 호랑이가 제아무리 맹수라 한들 총 앞에서는 한낱 고양이일 뿐이고,

상어나 고래 역시 마찬가지로 식재료에 지나지 않는다는 귀여운 만화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화산 속, 석유층, 방사능 오염 지역, 식물의 몸, 사람의 몸 등

지구 곳곳 살지 않는 곳이 없는, 지구가 박살이 나기 전까지는 어디서든 살아남을

세상에서 제일 강한 세균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지구에 존재하는 세균의 수는 약 500양(0이 30개 붙은 수)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별보다도 많다. 별의 수는 약 10해(0이 21개 붙은 수)로 50억 배 차이가 난다.

지구에 약 80억 명의 사람이 살고 있고, 개미는 1~2경 정도가 살고 있다니

세균의 수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만화로 배우는 제대로 과학 공부하게 만드는 책이다.

원핵세포와 진핵세포의 차이 정도만 다루는 어린이 학습 만화와는 달리

세균의 분류법, 슈퍼박테리아의 비밀 병기로 플라스미드와 트랜스포존,

고초균, 파상풍균 등이 불우한 환경에서 저항하기 위해 만드는 포자,

세균의 면역 반응 회피 유형 3가지, 바이러스의 유래, 숙주역과 조직 친화성,

바이러스의 면역 반응 회피 방법, 백신 등을 쉽고 명확하게 다루고 있다.

도입부는 만화로 스토리텔링을 하면서 친근하게 접근한 후

짧은 인터뷰 코너를 통해 개념을 정리하도록 유도하고

심화 과학 개념은 간결하면서도 더 상세하고 정리해서

일반적인 학습만화에 비해 수준이 깊은 편이라

과학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너무작아서눈에보이지않는것들2 #학습만화 #과학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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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조지무쇼 지음, 서수지 옮김, 와키무라 고헤이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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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를 너무 좋아하는데 인류를 끊임없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뜨리며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너무나 흥미롭고 유익하였다.

21세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상이 코로나19 전후로 전혀 달라졌는데,

병원균의 존재에 대해서도 몰랐던 그 옛날에는 오죽했을까.

감염병이 세상을 얼마나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 과정에서 인류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재미나는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세계사를 바꾼 식물 이야기 복습도 하면서 상식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

유럽 근대화의 인큐베이터라 된 페스트부터

제1차 세계대전 장기화를 막아 평화를 가져온 인플루엔자,

19세기 유럽 도시 환경과 위생 상태를 개혁하게 한 콜레라,

세계대전의 향방을 2번이나 바꾼 말라리아,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과 나폴레옹의 세계 제패를 가능케 한 이질,

산업혁명이 퍼뜨린 하얀 페스트 결핵,

스페인의 남북 아메리카 대륙 정복의 첨병 천연두,

파나마 운하 개통 사업을 끈질기게 방해했으나 결국 빛나게 해준 황열병,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을 패배와 몰락의 길로 이끈 티푸스,

가짜 특효약으로 푸거 가문을 유럽 최대 부호로 만든 매독까지

감염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세계사 지식까지

너무나 알차고 재미있었다.

14세기 페스트 팬데믹의 가장 큰 수혜자를 딱 한 명 꼽으라면

저자는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를 꼽고 싶다고 했다.

페스트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재난을 겪으며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과학기술,

의학 지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욕구가 높아졌고,

그 결과 다양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매체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높은 사망률로 인해 인건비가 폭등하면서 빠른 속도로 책을 대량 인쇄, 제작할 수 있는

금속활자 발명과 지식혁명이 일어났다.

신에게 간절히 기도해도 페스트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교회가 집단 발병의 온상이 되었고,

낡고 타락한 교회를 비판하며 루터의 종교개혁이 대두되었다.

내일 당장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가만히 있기보다는

무슨 일이든 과감히 시도해 보는 게 낫다고 여기기 시작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쳤다.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는 신분이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정신이 퍼져나갔다.

15세기 이후로도 페스트 팬데믹은 세계 각지에서 몇 번씩 되풀이되었고

16~18세기 가톨릭교회와 맞서는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자신들의 종파에 속하지 않는 사람을

이단으로 몰아 탄압하고 마녀재판이 횡행했다.

마녀가 고양이를 부하로 부린다는 소문으로 인해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는

죄 없는 고양이가 억울하게 희생되면서 쥐가 들끓어

페스트가 점점 더 활개를 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유럽에서는 근대까지 질병이란 습지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독성을 함유한

공기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는 미아즈마설이 주류를 이루었다.

말라리아도 나쁜 공기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mala aria에서 비롯되었다.

잉카제국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기나나무 껍질을 말려 해열제로 이용했고,

유럽인은 원주민의 지혜를 배워 기나나무 껍질을 말라리아 치료제로 활용했다.

기나나무 껍질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해 만든 말라리아 특효약이 퀴닌이다.

퀴닌은 말라리아 치료뿐 아니라 예방에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네덜란드는 기나나무 원산지의 페루와 기후가 비슷한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기나나무를 대규모 재배하기 시작했다.

퀴닌이 보급된 19세기 후반, 말라리아를 비롯한 열대성 감염병으로 인해

오지까지 진출하지 못하던 서구 열강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대부분을

자신들의 세력권에 편입해 지배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세계보건기구가 규정한 3대 감염병 말라리아, 결핵, 에이즈인데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정부의 공중위생 지출의 40%가 말라리아 대책에

할당하고 있을 정도이다. 말라리아가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경제성장을 1.3%

뒤처지게 만든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이니 결코 얕볼 수 없는 감염병이다.

감자역병으로 인한 대기근과 함께 아일랜드를 지옥으로 만든 감염병이

기아 이질이다. 영양 부족으로 체력이 떨어져 이질과 티푸스에 걸려 수백만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데, 잉글랜드의 차 문화가 이질 발생률을 떨어뜨렸다고 한다.

차를 우리려면 우선 물을 끓여야 하는데, 물을 팔팔 끓이는 과정에서

세균이 죽고 운 좋게 살아남은 세균도 찻잎에서 우러난 타닌산으로 살균되기 때문에

홍차에는 감염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단다.

18세기 후반, 잉글랜드에서 이질 발생률과 유아 사망률이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의사들의 관찰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는 차를 마시는 습관이 대중화하며

어머니가 마신 홍차에 함유된 살균 성분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단다. 이질과 콜레라에 걸리지 않게 된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런던의 발전이 지탱되었다.

오늘날에도 판매되는 '정로환(正露丸)'이라는 배탈약은

일본이 제국주의 깃발을 내걸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하면서

이질과 티푸스 예방책으로 병사들에게 보급한 데서 출발했다.

당시에는 러시아를 정벌하는 약이라는 의미로

바를 정 대신 정복할 정을 써서 '정로환(征露丸)'이라고 불린 역사가 있다니 신기했다.

페스트가 환자의 피부를 거뭇거뭇한 반점이 뒤덮으며 흉측하게 만들어

흑사병이라 불렸다면, 결핵에 걸린 사람의 피부는 눈처럼 창백해져 하얀 페스트라고 불렸다.

18~19세기 초 유럽과 북미 대륙에서 4명 중 1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을 정도로 사망률이 높았음에도

결핵이 미모와 뛰어난 재능을 겸비한 사람이 걸리는 병으로 해석되면서

과도하게 미화되기도 했다니 인간의 감정이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페스트나 천연두 환자의 온몸에 수포가 돋아나고 반점이 생기고 기괴한 몰골로 변하는 데 반해

결핵 환자는 가냘프게 여위며 안색이 투명할 정도로 창백하다. 새하얀 낯빛과 대조적으로

발그레한 뺨과 입술, 그렁그렁 반짝이는 물기 어린 눈빛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결핵 환자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인식되어 결핵을 미화하는 풍조가 생겨났다니 황당했다.

결핵에 걸려 야윈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고 비극과 낭만,

죽음과 대조되는 빛나는 생의 순간을 발견하는 미의식이 지식인 사이에서

의도적으로 병약한 모습을 연출하는 역설을 만들어냈다. 영국 시인 바이런은

"나는 폐병에 걸려 죽고 싶다"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했고,

폐병을 앓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한 지식인들도 있었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산악지대나 따스한 햇빛이 풍부한 지중해 연안에 세워진

결핵 전문 근대적 요양 시설이 상류 계급 전용 사교의 장이 되었다니

정신적 위안으로 면역력에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현재 인류가 유일하게 거의 극복한 감염병인 천연두가

남북 아메리키대륙을 휩쓸며 세계사의 판도를 크게 바꾼

<총, 균, 쇠>를 통해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를 비롯해

다양한 감염병이 세계사를 어떻게 드라마틱하게 바꾸었는지 알 수 있어 유익하였다.


#세계사를바꾼10가지감염병 #감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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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나를 찾는 컬러도트 감정필사
최승호 지음 / 가나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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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나다움의 내일을 위한 컬러도트 감정필사 책이다.

하루 24시간을 5분 단위로 쪼개면, 하루에 자그마치 5분이 288개나 있다.

1/288, 겨우 0.35%의 시간만이라도 나를 위해 오롯이 사용해서

나 자신을 알아가고 돌볼 수 있게 하는 5분을 위한 안내서이다.

하루 5분 따뜻한 메시지를 천천히 필사하면서, 필사 전후의 감정을 색깔로 표시하고

내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하는 것을 100일 하고 나면,

나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는 것이 익숙해졌을까 기대하게 되는 책이었다.

필사 전후의 내 기분이 '화남, 불안, 보통, 편안, 행복' 중 어떻게 변하는지

들여다보는 것이 생각ㄹ 이상으로 나에게 집중하게 만들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존재 그 자체로 나는 소중한 존재라고

오늘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라고 토닥토닥해주는 필사 노트였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오늘도 고생했어. 잘 하고 있어."라고 스스로 위로해 주게

만든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는 내가 나에게 주는 것이니까,

오늘도 나에게 가장 다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위로하게 되었다.

마른 우물에서 물이 나오지 않듯, 지치고 힘든 마음에서는 진정한 사랑이 나올 수 없다.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진짜 사랑과 행복을 줄 수 있는 법,

나에게 주어진 선물인 오늘(present)을 컬러도트 감정 필사로 시작하니 행복해진다.

실수했어도, 게을렀어도, 화를 냈어도 괜찮다고

완벽한 하루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님을 받아들이게 된다.

흔들리고 망설이고 실패하는 것도 삶의 일부이고,

완벽하지 않은 모든 순간들이 진짜 나를 만들어가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낸 것만으로도 대견하다 쓰담쓰담해주며

또 다른 새로운 하루를 기다리면 되게 된다.

실패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신호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알면, 실패를 통해 나의 한계를 알고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때론 성공해서 안주하는 것보다 실패하고 도전하는 삶이 낫다.

남들과 비교해서 조급해하지 말고, 나만의 길을 나의 속도에 맞추어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멈춰서 쉬어가기도 하고,

나만의 리듬으로 하루를 잘 살아내 보자 하고 결심하게 도와주는 책이다.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이 순간만이 내가 확실히 가지고 있는 시간이다.

매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선물임에 감사하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만끽해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더 많은 행복을 끌어들인다.

감사의 마음을 가지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마법의 힘으로 일상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감정필사 노트였다.

#필사 #컬러도트감정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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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 잔 - 소설 속 칵테일, 한 잔에 담긴 세계
정인성 지음, 엄소정 그림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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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칵테일 한 잔에 담긴 인생의 맛이 궁금해지는 문학과 주류학의 멋진 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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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 잔 - 소설 속 칵테일, 한 잔에 담긴 세계
정인성 지음, 엄소정 그림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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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 책장을 넘기며 맛보는 칵테일 한 잔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음주라고 생각해서

10년간 술과 책이 공존하는 '책바'를 운영하는 저자가

술꾼이라면 꼭 읽어야 할 소설 23권을 골라 소설 속 칵테일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소설 한 잔에 담긴 세계는 물론이고, 책바 오너 바텐더의 레시피까지 수록되어 있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음주 레시피 23가지도 있어

책을 사랑하는 술꾼은 당연하고, 소설 속 칵테일의 맛이 궁금한 술린이에게도

너무나 환상적이고 매력적인 책이다.

칵테일이 고유명사로 등장하는 서양 소설에 비해 한국 소설에서는 드물게 등장해서 그런지

23가지 칵테일 중 우리나라 전통주로 만든 칵테일은 하나밖에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은모든의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에서 술주희가 처음 마시고 반해버린

이강주를 베이스로 만든 전주볼이다.


소설 속 배경이 되는 문인더랩의 레시피를 찾아보면 이강주와 생맥주를 소맥처럼 섞어서

만드는 것 같은데, 전주볼이라는 이름과 달리 하이볼 형태의 칵테일이 아니고

현재는 운영을 하지 않는 공간으로 확인되어 책바 버전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술린이라서 지인이 선물한 이강주가 때마침 집에 그대로 남아 있어

책바 레시피대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이강주에는 배와 생강, 울금, 계피, 벌꿀이 들어가

곡물의 고소한 향과 청량한 배향이 어우러지며 부드러운 맛에 따뜻한 목 넘김이 인상적이다.

이강주의 생강 뉘앙스와 연결시키고자 전저에일을 선택하고 신선한 리임주스와 함께

어우러지면 부드러움과 강렬함이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

술린이라서 이강주는 너무 강해서 마시기가 힘들었는데 간단한 레시피로

맛의 완성도가 높아 외국인 손님들도 흥미롭게 즐기는 칵테일이라고 한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캐롤>에서 캐롤과 테레즈가 함께 마신 올드패션드는'

'옛날 방식의'라는 뜻으로, 19세기 중반 진취적이고 호기심 가득한 바텐더들이

칵테일에 여러 실험을 하기 시작하여 임르푸브드 칵테일을 탄생시킬 때,

예전 그대로의 칵테일이 그리웠던 이들이 저속한 것들을 넣지 말고,

옛날에 마셨던 위스키 칵테일을 주문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날에는 버번 위스키가 더 대중적이지만, 당시에는 라이 위스키의 인기가 더 높았다.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버번 위스키가 19세기 서부 개척 시기와 함께

켄터키와 테네시 등 남부 내륙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자리 잡게 되었지만,

라이 위스키가 버번보다 먼저 생산되고 유통되었기에 당시에는

라이 위스키가 더욱 널리 사랑받았다. 올드패션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칵테일 중 하나라 어느 바를 가든 웬만하면 주문할 수 있으나,

바텐더의 개성을 담아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그 맛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하이볼이라는 이름의 기원이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풀렸다.

1800년대 영국에서 브랜디에 소다수를 곁들여 마시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나폴레옹 전쟁으로 브랜디 공급이 중단되면서

위스키가 대체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스카치 소다가 탄생했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하이볼이라 부르며 즐기게 되었다.

하이볼은 1890년대 뉴욕 바텐더 패트릭 개빈 더피가 처음 만들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철도 신호 체계에서 사용하는 동명의 용어를 차용한 것으로,

기차 노선 옆 기둥 위에 공이 올라가 있으면 기관사에게 속도를 높이라는 신호라는 뜻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되는 칵테일이라는 이미지와 맞아떨어져서 선택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은 단순하게 재료의 조합 자체를 이름에 담는 실용적인 방식을 선호했고,

미국은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을 통해 음료에 이야기를 부여했고,

영국은 주로 얼음 없이 마셨고, 미국에서는 얼음이 선택 사항이라는 차이점이 있단다.

그림에 등장하는 압생트는 원래의 압생트 색상이 다르다.

압생트 원액은 투명한 연두색에 가까운데, 화폭에 담긴 압생트는 불투명한 색인 이유는

그 시대 사람들이 압생트를 마신 방법 때문이다.

압생트의 주요 재료인 아니스와 펜넬에는 아네톨이란 성분이 있다.

아네톨은 에탄올에 녹지만 물에는 녹지 않는다. 압생트에 물을 더할 경우,

구름처럼 뿌옇게 변하는 루쉬(louche) 현상이 나타난다.

구멍이 뚫린 압생트 전용 스푼 위에 각설탕을 올려놓고 그 위로 얼음물을 천천히 떨어뜨려

마시는 방식인 프렌치 메소드가 가장 대중적이고,

불을 붙여 녹이는 방법은 보헤미안 메소드로 품질 낮은 압생트의 맛과 향을 감추기 위해

고안된 1990년대 체코에서 유래된 방식이라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서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5 잔씩 마신

보드카 토닉의 맛이 실제로 어떻게 재현되고 있을지 궁금해서

그들이 방문했던 신주쿠역 근방 빌딩 지하 1층의 재즈 바 DUG를 방문해

단정하고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깔끔하고 시원한 보드카 토닉을 맛보고

왔다니 역시 책바 오너 바텐더는 술과 문화예술 연결에 진심인 것 같았다.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그런지, 술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그들이 보드카 토닉을 연거푸 마셨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상실의 시대>를 다시 읽은 후, 언젠가 도쿄 여행에는 DUG에서 보드카 토닉 한 잔을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칵테일 한 잔에 담긴 인생의 맛이 궁금해지는 문학과 주류학의 멋진 조우였다.


#책과칵테일 #소설속칵테일 #에세이 #소설한잔 #한잔에담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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