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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위의 세계 -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전국지리교사모임 선생님들답게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세계 시민으로서 누구나 알아야 할
식량 이야기를 최신 자료와 함께 잘 조직해놓은 책이다.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에 공분했던 사람이라면
아주 유익하게 이 책도 읽게 될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5초마다 1명의 아이가 굶어 죽는 비극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모든 인류에게 굶주리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인식하고 세계 시민으로서 책임 의식을 지니고
기아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직시해서 기아 종식이 완료되어서
이 책의 내용들이 역사 속의 자료로 사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세계지도를 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일같이 세계지도를 보고 있다.
바로 우리의 식탁 위에서 말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지 생각해보며
식량위기, 기후난민, 기후정의까지 생각하게 만들어 불편하지만 꼭 읽을만한 책이다.
그 나라의 민족성은 기후와 지형과 밀접한 관계있다.
아시아 대륙의 남동쪽으로는 태평양, 남쪽으로는 인도양이 있어 여름 계절풍을 따라
많은 비를 가져다주는 덕분에 풍부한 물로 논을 채워 벼 농사가 가능하다.
논에서 쌀을 키우면 밭에서 키울 때보다 잡초 걱정이 덜하기는 하지만,
쌀 재배가 다른 작물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다보니 가족 단위로 협력하는
공동체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다. 일정한 물 관리와 정밀한 노동 분배를 요하는 벼농사로 인해
동양 사회는 단합과 질서를 중시하는 집단주의 문화가 형성되게 되었다.
반면에 유럽과 북미는 밀 재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가졌는데,
밀은 '우주 방치 농법' 이라 불릴 정도로 노동력이 덜 드는 작물이다.
집단 노동의 필요성이 낮은 밀 농사는 자립적인 농부를 타생시켰고,
서양 사회에서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밀 농업 분화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주의가 탄생했다.
또 밀농사는 씨를 뿌리고 일정 시간을 보내면 수확할 있기 때문에 잉여 노동력과 시간을
가축 사육이나 다른 산업에 쏟을 수 있었다.
기를 때는 힘들어도 조리할 때는 간편한 쌀과 반대로 밀은 그냥 먹기 힘든 작물이다.
밀가루를 만들어야만 음식으로 가공되기 때문에 방앗간과 제분소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톱니바퀴와 동력 전달 장치의 발달이 필연적이라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될 수 있었다. 18세기 후반 증기기관을 활용한 대규모 제분 공장의 등장은
인구 증가를 뒷받침했고, 밀가구는 밀알보다 보관이 쉬워 장거리 운송이 가능해졌고
철도와 선박 등 교통의 발달과 맞물려 세계로 개척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확장을 가능하게 되었다니,
밀가루가 만든 빵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나니
시민혁명을 원동력이 되기도 빵의 역사와 철학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기후 난민이 이미 등장했고,
좋은 기후를 찾아 떠도는 유목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미국의 미래학자 재러미 리프킨의 예측을
지나친 우려라고 말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영국의 한 회사는 소의 트림을 지구온난화 효과가 그나마 덜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바꾸어 배출하는
소 마스크를 개발하기도 했다. 담배에 부과하는 죄악세가 육류세와 방귀세에 부과될 만큼
심각한 기후 위기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식탁 위의 세계 지도를 보면서 식량 자급률이 낮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제는 생각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겨야만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접시위의세계 #청소년교양 #식량위기 #기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