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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윤영 옮김 / 다온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른에게도 어린이에게도 명불허전 고전 <어린 왕자>는 읽을 때마다 감동적이다.
1909년 튀르키예의 천문학자에 의해 딱 한차례 망원경으로 관측된 적 있는
소행성 B-612는 집 한 채보다 조금 더 클까 말까 한 크기이다.
너무 조그만해서 의자를 몇 발짝 옮기기만 해도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음 내킬 때면 아무 때나 석양을 볼 수 있는 행성에 살아가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은 해가 지는 걸 마흔네 번이나 본 적도 있다고 하니,
조그마한 행성에 홀로 있는 건 너무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튀르키예 전통 의상을 입고 국제 천문학회에서 자신의 발견을 입증했던 탓에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튀르키예 독재자가 유럽식 의복을 입도록 한 탓에
1920년 우아한 정장을 입고 입증을 반복하자 모든 사람이 그를 믿었다.
어른의 방식이 통한 것이다. 인생을 이해하는데 숫자가 필요하지 않으나,
어린 왕자는 어린 바오바브나무를 먹어치울 양을 그려달라 했다고 하는 것보다
어린 왕자가 소행성 B-612에서 왔다는 설명이 어른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다.
허영심 강한 장미가 어린 왕자의 정성에 감사하지 않고 까다롭게 굴자,
어린 왕자는 점점 지쳐갔고 그가 자신의 장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잠시 잊게 되었다.
전혀 중요하지도 않은 꽃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자 굉장히 불행해졌고,
자신의 꽃이 자신의 행성을 향기로 채워주었음에도 그걸 즐기지 못하고,
꽃에게서 도망쳤다. 가련한 속임수 뒤에 숨은 애정을 눈치채지 못한 채,
꽃의 변덕스러움에 지쳐 꽃을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지구 행성에서 만난 여우가 길들인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오후 네 시에 네가 돌아온다면, 자신은 세 시부터 행복해질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행복해지고, 행복의 대가를 깨닫게 됨을 여우가 알려주자
어린 왕자는 길들인다면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어
세상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것임을 이해하게 되고,
어린 왕자는 자신이 꽃을 사랑했음을 깨닫게 된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기에 마음으로 보아야 제대로 보인다.
어린 왕자가 장미에게 쏟은 시간으로 인해 어린 왕자의 장미는
지구에 있는 수천 송이 장미와는 다른 특별한 존재가 되는 법이다.
별이 아름다운 건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꽃 한 송이가 있기 때문이고,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어린 왕자의 말을 한동안 또 잊고 살았는데,
간만에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니 반갑고 좋았다.
#어린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