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물이다 - 어느 뜻깊은 행사에서 전한 깨어 있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생각들, 개정판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김재희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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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고 창조적인 작가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은

미국의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가 타계하기 몇 해 전인 2005년 5월 21일,

케니언 대학 졸업식 강연을 책으로 엮은 책이다.

졸업식 강연을 엮는 책이라 분량도 작고 그림없는 그림책 느낌으로 여백의 미가 강하게 느껴졌는데

그 여백을 저자의 인생과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채워넣어야 할 것만 같은 책임감이 느껴졌다.

지극히 당연하고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중요한 현실이 사실은 가장 보기 힘들고 논하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이 갔다. 진부하고 상투적인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성인이 되어 날마다 겪어내야 하는 인생의 최전선이 진부하고 상투적이다는 걸 들은

졸업생들은 어떤 생각들을 했을지 궁금하다.

아직은 충분히 앳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초년생으로 거듭날

젊은 시절의 난 어떤 생각을 했었나 회상도 해보느라 짧은 분량의 책임에도 아주 천천히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축제의 시간은 짧고, 일상은 고단함을 알려주며 권태와 판에 박힌 일상과 시시한 좌절들의 연속이

어른으로서의 삶에 펼쳐질 것임을 알려주는 인생 선배의 마음이 느껴졌다.

진짜 세상은 여러분이 디폴트세팅을 바탕으로 사는 것을 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며

진정한 자유를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사소하고 하찮은 방법으로 계속하면 된다고

알려주는 선배가 있으면 참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로 중요한 자유는 집중하고 자각하는 있는 상태, 자제심과 노력, 그리고 타인에 대하여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들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능력을 수반하는 것입니다.(p.128)

성인이 총으로 자살하는 경우 거의 모두 자기 머리에 총상을 입힌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며,

자살한 사람들 대부분은 방아쇠를 당기기 훨씬 전부터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는

다소 충격적인 유머로 현실을 알고 살아가라고 각성시켜주는 연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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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인생 수업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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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니체> 베스트셀러 작가가 엄선한 28편의 고전 문학 속 주인공과 함께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찾는 그야말로 농축된 인생 수업이었다.

인생에 답이 없다고 느껴질 때, 여러 방법을 찾다 결국 책으로 돌아오는데 그 종착지는 고전이다.

옛 성인들의 지혜가 녹아 있고 수많은 세월과 수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아 검증된 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전은 부담스럽고 시간도 별로 없다. 인강을 몇 배속으로 보는데 익숙해져있고

2시간 짜리 영화도 길게 느껴져 앉아 있는 게 부담스러운데 무슨 고전이냐는 사람들에게

엄선된 28편의 중요한 장면과 대사가 요약되어 있으니

고전 입문기로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름 잘 살아온 것도 중학교 시절 사랑했던 헤르만 헤세의 책들 덕분이지 않았을까

라고 느끼기 때문에 고전 다시 읽기를 계획은 하고 있었다.

뇌의 노화로 인해 엄청 감명 받았던 것 같은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읽어야겠다고 말이다. 그런데 짧게나마 감동스러웠던 장면들과 조우하니

정말 좋았다. 역시 좋은 책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게 맞나보다.

인생은 한 줄기 빛처럼 재빠르게 지나감을 너무나 공감하는 시점에서

내 삶이 현재 행복한가하고 가늠하기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 따끔한 충고로 다가왔다.

톨스토이는 "과거는 이미 없는 것이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는 것이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현재의 이 순간뿐이다.

그리고 그곳에, 그 순간에 우리의 모든 삶은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한순간에 자기의 옴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했다. (p.121)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

자신의 삶에서 이제 마지막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춰라고 했던

조르바처럼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는 것을 의식해야겠다.

왜 내가 Carpe Diem~ 프로필 인사말을 고수하는지 잊지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

<노인과 바다>에서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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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를 위한 시 - Post-BTS와 K-Pop의 미래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2
이규탁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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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이자 K-POP 문화 연구 권위자인 저자가

K-POP의 정의부터 어떻게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젊은 세대가 K-POP에 빠져 들었는가를

체계적으로 알려 준다. 젠지라 불리는 새로운 젊은 세대들에게 K-POP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이자,

문화이자, 놀이 대상이자, 문화적 정체성임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었다.

Post-BTS와 K-POP의 미래까지 총망라하는 그야말로 K-POP 백과사전 같았다.

사실 샤이니 이후 멤버들 이름을 전원 알고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그룹이 BTS 이다.

나같은 사람도 BTS를 알 정도면 그들의 영향력이란 정말 대단하다.

BTS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도 터키 여행중에서였다.

지프 투어를 할 때 현지 가이드가 BTS 음악을 들려줘서 알게 되었는데

그때는 한국 사람에 대한 배려 차원의 서비스 제공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영국 콘월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가게 되었을 때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BTS에 엄청나게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제 2의 비틀즈가 괜한 말은 아니구나 라고 느꼈는데

이 책을 보니 아미들이 왜 BTS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 모방이 아닌 다양한 문화의 결합을 통한 정착과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는데 공헌한

흙수저 아이돌이라니, BTS의 서사 자체가 드라마틱하다.

그들이 왜 차세대 리더로 불리는지, 진정성으로 어떻게 아미들을 사로잡았는지를

읽으면 그야말로 리스펙 할 수 밖에 없다.

'무조건 노력만 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하는 기성 세대를

'노오오력'만 강조하는 꼰대라고 비판하며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에 대한 리스펙이 존재하기에

전 세계 젠지들이 BTS와 #케이팝 가수들을 보며 크게 공감한다.

비틀즈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1960년대 서구 세계가 히피와 반전 운동,

인종차별 반대 운동과 같은 변혁의 시기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BTS 또한 이루어낸 음악적인 성취뿐만 아니라 차세대 리더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읽는 내내 뿌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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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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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이 변하듯 독을 품은 사람도 그 독을 무해하거나 희귀한 영양소로 삼을 수도 있다는 말이 희망적으로 다가오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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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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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왜저인간이싫을까

유난히 거슬리는 사람의 존재에 대해 과학적으로 해명해주는 이 책의 원제는

#인간알레르기

이다.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현상을 '인간 알레르기'라는 병리학적 증상을

통해 분석한 심리 자기계발서로 7주년 기념 개정판이었다.

#인간관계

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이 여러 사례와 함께 소개되어 있어

아주 도움이 많이 된다. 알레르기 반응은 이론적으로 이해한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알레르기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인간이 인간을 과도한 이물질로 인식하고 심리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증상이

인간 알레르기이다. 공격할 필요도 없는 존재마저 유해한 이물질로 파악하여

거부하고 없애려고 하다보니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만

받아들이는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자기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인해

이물질과 공존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상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즉, 정말로 개선해야 하는 것은 상대가 아리나 자신이 품고 있는

인간 알레르기인 것이다.

알레르기 증상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근본적인 알레르기원이 있듯이

불안 장애, 우울증, 수면 장애, 적응 장애, 인격 장애, 기분 변조증, 강박성 장애,

신체 추형 장애 등 많은 병명이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인간 알레르기이다.

분자생물학의 영역에서 세포사는 죽는 것 또한

생명 자체의 프로그래밍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생명에는 늘 죽음이 깃들어 있어서

삶과 죽음은 계속 치환된다. 인생의 끝은 죽음이 아니며

인생의 시작이 죽음의 시작이므로 인생을 성실히 살아내는 것이 죽음의 완성이다.

탄생은 선택권이 없었지만 잘 죽는 것은 하루 하루 나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생각에 좌우명이 '잘 죽자'인데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니

정말 잘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의 본능, 타나토스는 생존을 위한 본능이어서 사랑의 본능인 에로스와

대비되는 것으로 간주되는데 본래 대립하거나 서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애욕적 본능 충동 에로스와 공격적 본능 충동 타나토스가 성장과 함께

통합되고 균형이 잡혀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어느 한쪽만 폭주하면

파괴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면역 체계에서의 면역 관용처럼 어린 시절 양육자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버팀목이 돼주는 동료를 받아들인다.

그런데 마음의 면역관용이 충분하지 않으면 자신에게도 거부감을 가지거나

자기 부정감을 갖게 된다. 그래서 자신을 도와주려는 사람이 다가오는 것도

거부하거나 공격적인 걸 보면 어린 시절 양육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어머니를 잃고 유아원에서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관리받은 유아보다 환경적으로는 더 열악한

교도소의 육아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한 아이들이 훨씬 더 건강하고

발달 면에서도 문제가 적다. 어머니를 잃은 게 살아갈 의욕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들은 다시 한번 어머니들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줬다.

어머니가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 아이에게 응답하고 보살펴보면

아이는 자신을 지켜봐준다는데 안심하고 바람직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여

바깥 세계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잉보호는 아이를 해친다. 어머니가 모든 장래를 책임지고

지나치게 모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면 마음의 면역 기능을 획득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지나치게 청결한 환경이 알레르기를 늘어나게 한다는

위생가설처럼 적당한 스트레스가 긍정적으로 작용함을 잊지말아야겠다.

인간의 마음에 자연 면역처럼 자기 회복 장치가 있음을 기억하고

이물질을 적극적으로 분해하고 무해화하는 과정을 연습해야 한다.

알레르기가 참는다고 해서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참으면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되어 일상생활마저 곤란해진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너무 심하면 일단은 꽃과의 접축을 줄여야 한다.

자신의 관민 반응때문인지 본질적인 가치관이 도저히 맞지 않아서인지

파악해서 극복할 수 없다면 참지 말고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알레르기 극복법으로 잘 알려진 탈감작 요법은 항원을 조금씩 주사하거나

먹는 것이다. 조금씩 꾸준히 익숙해져야지 서두르면 더 격렬한 거부 반응이

일어나서 위험하듯이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고 자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만한 사람과 어울리면서 인간 알레르기도 조금씩 치유해나갈 수 있다.

성숙해지면 타인과의 만남이 고통스럼지 않은 순간이 온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듯 독을 품은 사람도 그 독을 무해하거나

희귀한 영양소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희망적인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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