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다 보니
박재민 지음 / 말랑(mal.lang)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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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이사님, 배우님, 선생님, 심판님, MC 님 등

십잡스, 한국의 헤르미온느 박재민의 타이틀에 작가님이 하나 더해지는

에세이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다 보니>는

열정이 습관인 인간의 긍정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져서 좋았다.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다는 열정을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어

자신 있게 "참 다행이다. 내 습관이 열정이어서"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읽는 내내 그 열정이 부럽고도 나태한 내 모습에 반성을 하게 되었다.


비보잉이 좋아서 평생 춤을 추기 위해 고3 여름방학부터 부모님 몰래 다니던 연습실의 출입을 끊고

공부에 매진하여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입학하고,

5년 전패 기록을 가진 서울대학교 농구부 멤버로 활동하면서

장갑진 감독님으로부터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코트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임을 전수받았다.

상대팀 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했고 자신들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이고,

서울대 농구팀은 그들보다 실력도 좋지만 죽을 만큼 싸우고 멋지게 져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나가면 된다는 감독님의 말씀은 박재민의 삶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었다.

넬슨 만델라도 "나는 절대 지지 않는다. 오로지 이기거나 혹은 배울 뿐이다."

라고 하지 않았던가.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진정으로 농구를 사랑하지만, 누구나 프로 농구 선수가 될 수는 없다.

우리의 삶은 오늘이 끝이 아니므로 패배 경험은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일 뿐이다.


댄서가 남의 춤을 따라 하면 인정을 못 받고 명성을 잃는다.

모방자는 그저 플로잉만 할 수 있을 뿐 절대 리딩을 할 수 없다.

브레이커의 삶을 살아온 박재민 역시 인생을 플로어가 아닌

리더, 크리에이터로서 살고 싶어하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있는 것 같아

멋져 보였다. 출발 드림팀에서 약간 비호감 캐릭터로 보였을 때

서울대 출신도 저렇게 해야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안쓰러워 보였다가,

여행 프로그램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적이고 사교적이고 멋진 모습을 보고

왜 출발 드림팀에서 그런 캐릭터로 시작했을까 안타까워했다가

스포츠 해설 위원과 아침 프로그램 MC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열심히 살더니 자리를 잘 잡았나 보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갑자기 해고되면서 또다시 긴 터널 앞에 서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던 20대, 세상이 바뀌는 것 같았던 30대를 지나

되돌아보니 바뀐 게 하나도 없는 40대에 접어들어

무료한 오늘이 반복되는 느낌에 갑자기 망망대해에서 나침반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어

슬럼프인가 보다라는 말에 너무나도 공감되지만,

솔직히 박재민이 별로 걱정이 되진 않는다.

오지 촬영으로 길을 잃었을 때는 처음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면

어디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알 수 있음을 체득한 사람이 아닌가.

분명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박재민이란 사람이 걸어온 길을 쭈욱 보니

어릴 때부터 변한 적이 없다는 '가족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라는 꿈을

천천히 꾸준히 이루어가고 있고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좋아하는 것을 조금 더 좋아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박재민만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으니 말이다. 

박재민의 또 다른 도전과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나태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에세이였다.


#에세이  #수필  #좋아하는것을더좋아하다보니  #박재민  #십잡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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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다정함 - 김연수의 문장들 푸른사상 교양총서 21
민정호 지음 / 푸른사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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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연수 때문에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이 낭만적이었다.

아내를 만나기 전부터 김연수의 소설을 읽으며 이해, 사랑, 친구, 가족, 청춘 등에 대해

나름의 이해를 적립하고 있었고, 아내는 김연수의 소설을 읽으며 저자 나름의 이해를 들으며

호감을 느꼈단다. 김연수의 신간을 카페에서 같이 읽고 김연수의 북 콘서트에서 데이트를

했으니 김연수 때문에 결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읽고 스는 것을 좋아해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서 

현재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다정한 글들을 쓰는 분의

러브 스토리는 역시나 뭔가 달랐다. 

김연수 때문에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사람이 들려주는 김연수의 문장이라니 

믿음이 가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다.


다정함은 때로 용기가 필요하지, 정확한 앎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언제든지 다정해질 수 있다는 말이 와닿았다.

저자가 김연수 소설을 읽으면서 오랜 시간 다정해지자고 다짐해왔다고 하니

김연수 소설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가 모두가 다 똑같아 보이지만

모두 다 다른 하루이고, 그 하루는 한 번 우리에게 왔다가 영영 멀어져 버린다는

말도 큰 울림이 있었다.


이유 없는 다정함으로 무장한 저자도 가끔 수업을 하다 보면, 자신의 말들이

얼마나 무기력한 것인지 깨달을 때가 있다고 한다.

물리적 공간에서 학생들의 생물학적 귀는 자신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려울 때가

많을 때 소통하고 싶다는 그 간절함에 공감과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쉽게 위안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관성화된 위안에 실망하지 않을 것,

자신의 삶을 끝까지 쫓는다면 무기력함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잘것없는 가능성에 주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잘것없는 문제에만 주목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났지만 약속한 것처럼 만나는 것처럼 인연에는 절대 우연이 없다.

보잘것없는 그 적은 가능성이 우연을 필연으로 만든다.

내 미움과 기대 없음이 인연을 우연으로 전락시키지 않도록

우연이라 생각해 만남을 경솔히 여기지 말고 인연으로 알고 감사하라는 말을 명심해야겠다.

좋은 친구는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함께 하려는 사람이다.

우리가 어릴 때 서로를 이해하는 대신에 서로를 이해하려고 함께 노력했던 바로 그 시간을 

잊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 다정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연수 성덕이 꼽은 김연수의 문장들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다정한 독서 일기였다.

#이유없는다정함  #김연수의문장들  #민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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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클라라 그리마 지음, 배유선 옮김 / 하이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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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의 나라 스페인에서 수학의 재미를 알리는 블로그를 만들어 최고의 교육 블로그상,

최고의 웹사이트상, 최고 대중과학상을 수여한 세비야 대학교 수학과 교수님이

알려주는 50가지 엉뚱 발랄한 수학 이야기라니 궁금했다.

정말 수학이 재미있을까?

클라라 그리마 교수님은 수학은 원래부터 재미있는데

친해질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수학자들은 정말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흥미롭고 신기하기는 했지만

수학자의 50가지 이야기가 모두 재미나지는 않았다.

솔직히 이해는 다 되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수학이 지긋지긋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테니

교수님의 유머가 헛되지는 않을 것 같다.


수학자 에드워드 프렌켈은

"권력은 소수의 엘리트가 차지할 것이다. 권력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이유는,

그들은 수학을 알고 당신은 모르기 때문이다."

라는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를 남겼다. 수학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을 국가적 당면 과제라고

주장하는 수학자의 말을 새겨들어야 하는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면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어두운 미래에 살고 싶지 않다면 수학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수학자의 협박이 아니라 사려 깊은 조언이다.

수학을 포기하면 금융상품을 고르거나 건강검진 결과를 들으며

종종 몰상식한 선택을 하게 되어 위험해지는 순간이 있으니, 수학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SNS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양상들이 꽤 있다. 남들이 항상 나보다 친구가 많아 보이는 

친구의 역설이나 어떤 개별 사례가 마치 보편타당해 보이는 다수의 착각 등을

수학적으로 반격해 주니 좀 멋지고 수학이 쓸모 있어 보인다.

사회적 실험에 평균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는데

우리는 평균치라는 그럴듯한 말 앞에서 수긍하는 건 수학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수학적으로 신발 끈 매는 법이 <네이처>에 발표되었다니 그야말로 선험적이었다.

신발 끈 매는 법이 몇 가지나 존재하고, 끈이 가장 적게 드는 방식은 무엇이며,

가장 견고한 방식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한 수학자가 있다니

너무 아무 생각도 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수학자가 세상을 보는 방식은 놀랍기도 하고 신기했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GPS가 매 순간 우리 위치를 어떻게 정확하게 알아내는지,

바이러스가 왜 이십면체인지, 트위터로 실업률을 알 수 있는지,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건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유쾌한 스페인 교수님의 이 책을 읽으면 만족할 것이다.

#수학이일상에서이렇게쓸모있을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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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의 일기 - 할아버지 댁 생활, 할아버지가 쓰고 언니가 그린 가족동화
김은구 지음, 김태성 기획, 김나영 일러스트, 차호윤 일러스트감수 / 아이리치코리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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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사회부장이자 기록의 달인으로 불리는 언론인으로

종이신문에서 전파방송으로의 전환을 이끌었고, 제19대 대한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한

김은구 할아버지는 아들 가족의 해외 여행으로 인해 

강아지 아미를 4박 5일간 돌보며 기록광답게 아미의 입장에서 기록을 남기셨다.

김은구 할아버지의 아들이 아버지가 남겨준 수많은 기록을 책으로 만들어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함께 기쁨을 느껴보고 싶어 기획하고.

김은구 할아버지의 장손이 그림을 그린 가족 동화였다.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가족이 모두 합심하여 완성한 가족동화라니

신선한 장르의 등장이었다.

예쁜 멍멍이 김아미의 입장에서 써내려간 일기는 재미있고 포근했다.


아미의 가족들이 홋카이도 여행을 위해 떠나고 할머니가 챙겨주신 밥을 제대로 안 먹자

아미가 가족들과 떨어져 입맛이 없다고 걱정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니의 마음이 느껴졌다.

시트 위에 누워 있는 아미의 사진을 찍어 아미의 가족에게 전송하며

"아 시간 아미의 표정이야."라고 가족들에게 아미 걱정을 하지 말라는

할머니의 배려가 정겨웠다.

생각 같아서는 아미가 좋아할 것들을 많이 주고 싶지만 그러면 안 된다며

아미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고, 아미의 해우소도 잘 알려주시고, 

팔베개도 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미를 예전처럼 키운 듯한 느낌이었다.

할머니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턱을 다리에 괴고 자는 넉살 좋은 아미의 모습도 귀여웠다.

아미 밥 버릇 걱정을 하시면서도 입맛이 없는 아미가 걱정되어 노른자 비빔밥을 만들어 주시는 

자상한 할머니 덕분에 아미는 행복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도 잘 사귀었지만, 우리 가족을 빨리 만나보고 싶어하는 아미의 심정을

잘 포착해 아미의 일기를 완성한 김은구 할아버지의 섬세함과 

아미의 이쁜 표정이 잘 구현되어 있어 가슴이 따뜻해지는 가족 이야기였다.

#아미의일기  #가족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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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너를 위해 준비했어
농호 상하이 지음 / OTD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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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목포문학 박람회 청년 신진작가 출판 오디션  수상작이라니,

변화무쌍한 문화도시, 경제수도 상하이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했다.

별 기대 없이 갔던 상하이 패키지여행에서

기대 이상으로 상하이가 좋아서 자유여행을 오면 얼마나 좋을까 했지만,

영어 안내 문구가 전혀 없고 구글 지도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곳에서

중국어 까막눈인 사람은 언감생심이라 바로 접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언어장벽에, 비자라는 행정적 관문까지 더해져

접근이 쉽지 않은 도시 상하이에 살면서

'상하이, 참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기록을 엮은 책이라 

상하이의 매력을 한가득 느낄 수 있었다.


상하이는 과거와 현재, 동서양의 만남 지점으로서의 역사적인 유산을 지닌 도시이다.

고유의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가 돋보이는 곳으로 상하이 토박이 상하이니즈와 

타국이든 다른 지역이든 외부에서 온 상하이랜더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도시의 정체성 또한 재미나다. 

'해납백천 유용내대'

바다는 천 개 강을 받아들이듯이 모든 것을 포용하라는 '해납백천'과

포용이 크면 큰 것이 된다는 '유용내대'라는 문장이 상하이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외부의 것을 받아들여 융합하며 성장한 도시라

다양성과 변화의 힘이 아름답게 공존한다.


가장 부러운 대목은 상하이는 가로수가 울창한 길이 많아 걷기 좋은 도시라는 점이다.

자전거와 전기 오토바이 도로도 잘 되어 있어 타기 좋은 도시이기도 해서

가로수가 만든 그늘이 끝나는 곳까지 달리면 상하이 구석구석 다채로운 모습을 

즐길 수 있단다. 별도의 인증 없이 카드를 등록하면 여행객들도 이용할 수 있다니

광활한 평지의 도시에서 바람에 실려 오는 자유와 행복을 느껴보고 싶어졌다.

봄에는 튤립, 여름에는 울창한 플라타너스와 핑크빛으로 물드는 하늘,

가을에는 낙엽과 핑크 뮬리, 겨울에는 앙상해진 나뭇가지와 크리스마스 장식이

제철 풍경으로 너무 멋있을 것 같다.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는 많지만 과거와 미래의 공존이 그대로 나타나는

와이탄의 야경은 가히 독보적이라는 의견에 공감한다.

세계 근대사를 잘 몰라 장엄한 건축물 외형 감상만으로도 멋졌는데,

곳곳에 담긴 이야기들을 알고 야경을 보면 정말 멋질 것 같다.

강남지방의 문화는 쑤저우와 항저우를 중심으로 발전했고

바다와 가깝다는 매력은 닝보에 밀려 별 볼 것 없던 어촌이었던 상하이는

청나라 말기 유럽의 제국주의로 인해 무역 거점이 되었다.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무역항으로서 호황을 누리던 와이탄에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서양 열강들이 경쟁하듯 각자 고유의 양식에 따라

건물을 쌓아 올려 유럽 건축양식 전람회를 보는 듯한 모습이 된

황푸강과 와이탄은 아픈 역사가 담겨있지만, 

지금은 유라시아와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국제도시의 역할을 하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만 갔었는데 웬창리 13호에 '김해산 거주지'가

있는 줄 몰랐다. 윤봉길 의사가 흥커우 공원에서 거사를 치르기 전

마지막 조찬을 김해산 부분의 집에서 했는데, 김구의 시계가 낡았다며

자신은 더 이상 시계가 필요하지 않으니 바꾸자고 했다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의 배경이 바로 그곳이다. 한국인이라면 그 앞에서 누구나

다 가슴이 찌릿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 전문가 중에는 지금의 주소가

당시의 주소와 같은지 고증된 바가 없고 독립 사적지 목력에도 없어서

청소년 외교단 동아리인 민간단체에서 김해산 거주지라고 특정해

현판까지 붙인 것이 의아하다는 의견을 표하기도 한단다.

매국노 친일파 후손들은 잘 살고 독립운동 후손들은 그렇지 못한 현실,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아직도 바로잡지 못하는 안타까운

형국이라 고증이 되지 않아도 의미가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잊혀가고 모르고 지나치는 독립운동 역사의 중요한 장면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고

기억하게 만든 상해 한국학교 대한민국 청소년 외교단 동아리 학생들이 나 역시

너무나 기특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나치의 학살을 피하기 위해 본토를 떠나야 했던 유태인들을 받아주는 나라가 별로 없었는데

오스트리아의 중국 대사가 비자를 내주어서 세 차례의 대규모 유태인 상하이 이주가 있었다. 

유태인들이 모여 살았던 게토가 현재 유태인 난민 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특별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대부분은 호주나 미국으로 갔지만, 상하이에서 가정을 꾸리고

남은 유태인 소녀가 할머니가 되어 상하이 방언을 모국어처럼 구사하며

자신들을 환대해 준 상하이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어려울 때 도와준 이야기를 하면

신기함 그 이상의 먹먹함과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루쉰 공원에서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 갔다가 유태인 난민 기념관에 갔다가

베이 와이탄 야경 보는 코스를 추천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성스러움이 모인 쉬씨 마을 쉬자후이와 명나라 과학자 쉬광치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되어 뜻깊었다. 부친의 장례를 치르고 상하이로 내려오다 난징에서 선교사를 만나

가톨릭 신자가 된 쉬광치는 명나라에 가톨릭을 전파하게 된다.

가톨릭 성당이 생기도 성당의 자선 및 교육 활동으로 보살핌을 받은 고아들이

정착하고, 고아원에서 공예 교육을 하여 토산만 패루라는 유명한 작품을 만들고

프랑스 조계 상황이 맞물리고 상업시설이 생기고, 상하이 1세대 현대식 백화점이 생기는 등

쉬자후이가 탄생했는데 쉬자후이 성당과 쉬자후이 도서관을 통해

역사와 문화의 맥락이 흐르는 성스럽고 귀한 동네가 되었단다.

성당과 도서관 사이에 서 있으면 강력하고 고귀한 바리케이드 안에서 

보호받듯 편안한 기분이 든다고 하니 꼭 방문해 보고 싶다.

고아들에게 공예 기술을 가르친 것을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투산완 문화가 탄생했다니

더 궁금해졌다. 진짜 상하이 여행법을 전하는 특별한 여행 큐레이션 정말 유익했다.

#상하이너를위해준비했어  #농호상하이  #김해산거주지  #쉬자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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